방통위, 방문진 이사 선임 개입 의혹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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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내정설’ 논란 … “원칙 어긴 이사 사전 내정 철회돼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진을 사실상 내정했다는 증언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그동안 언론·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돼온 사전 내정설, 공모 요식 행위설 등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공발연)는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민웅 공동대표 의장(한양대 명예교수)이 방문진 이사 후보 신청을 자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민웅 한양대 명예교수는 편지 형식의 보도자료를 통해 “한나라당 모 국회의원으로부터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대신해 전달한다면서 이번에는 아무래도 모 대학교의 아무개 명예교수를 방문진 이사로 모실 수밖에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선임을 위한 공식 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미리 선임이 결정된 것 같은 통보를 받고는 ‘이건 아니다’고 생각하여 저의 신청을 사전에 자진 철회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공모 철회 배경을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지난 14일 방통위 부위원장으로부터 방통위 내부의 몇 분이 제가 방문진 이사 후보로 신청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모았다며 후보 신청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방문진 이사 공모에 방통위가 개입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MBC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이근행, MBC노조)는 28일 성명을 내고 “공모는 사기극이었다. 정권은 공영방송 MBC를 장악하기 위한 시나리오에 따라, 방문진 이사추천과정에서부터 막후에서 적극 개입해 왔고, 이사장도 밀실에서 내정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성토했다.

MBC노조는 “전언대로라면, 차기 방문진 이사장 내정자로 거론된 인사는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여당측 위원장으로서 한나라당의 미디어악법을 적극 옹호하며 총대를 멨던, 김우룡 전 외국어대 교수”라며 “그는 MBC 민영화론을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인사다. 우리는 그와 같은 인물들이 방문진에 점령군으로 진주해 오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퇴 파동에서 막후의 실력자,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그 실체를 여실히 드러냈다”면서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국민의 신망을 받는 인사들로 방문진 이사진이 구성될 수 있도록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서 즉각 손을 떼야 한다”고 촉구했다. MBC노조는 부적격인사 배제, 낙하산 저지를 위한 투쟁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창조한국당도 28일 논평을 내어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는 그간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장악음모에 동조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단체다. 그런 단체의 대표가 방문진 이사 내정사실을 폭로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절차적 정당성 상실이 내부분열로까지 이어진 것을 말한다”며 “원칙을 어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사전 내정은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우룡 교수의 이사장 내정설이 수면 위로 부상함에 따라 방통위가 ‘김우룡 카드’를 밀어붙일 것인지 주목된다. 현재 김우룡 교수 외에 김용철 전 MBC 부사장, 고진 전 목포MBC 사장, 정상모 전 MBC 논설위원, 구월환 현 방문진 이사, 뉴라이트 방송통신정책센터장을 지낸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 한상혁 변호사,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이재교 공정언론시민연대 대표 등이 최종 후보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방통위가 ‘김우룡 카드’를 포기할 경우, 이사장은 이세중(75세) 변호사나 최창섭(68세) 교수, 구월환(68세) 현 방문진 이사 가운데 선임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

한편 방통위는 당초 29일에서 미뤄진 31일 전체회의를 열어 방문진 이사진 선임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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