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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 처신 '입길'

김준규(54) 검찰총장 후보자의 미스코리아 대회 심사위원장 이력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공직자로서 성의식과 공인의식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자는 대전고검장 시절인 지난 4~5월에 열린 '2009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선발대회' 예심과 본선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미스 대전·충남 선발대회는 미스코리아 대회의 지역예선이다. 고검장 신분으로 미인대회 심사를 맡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고검장이 월요일 12시간 동안 '미인 콘테스트' 심사

▲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가 대전고검장 시절인 지난 4월 27일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 관리동에서 열린 '2009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선발대회' 예심 현장에서 지역 인터넷언론인 <디트뉴스24>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 <디트뉴스24> 화면캡처
게다가 김 후보자는 4월 27일에 열린 예심과 5월 8일에 열린 본선 모두 참석해 심사를 맡았다. 예심은 평일인 월요일에 열려 12시간 동안 진행됐다. 정부의 차관급 공직자가 일과시간에 공무를 작파하고 미인 컨테스트 심사에 참여한 것은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당시 대회의 한 관계자는 "심사 비리를 없애기 위해 김 전 고검장께 심사를 부탁드렸다"며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으면서 철두철미하게 심사를 해야 한다고 해 덕분에 행사를 잘 치렀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대전EXPO 과학공원에서 열린 예심 현장에서 대전·충남 지역 인터넷 언론인 <디트뉴스24>와 인터뷰를 통해 "저희 (심사위원단) 바람은 여기 나오신 대전·충남 미스코리아가 서울까지 가서 전체 미스코리아가 돼서 외국 (미인대회)에 나가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심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김준규 심사위원장 인터뷰는 기사의 맨아래에 첨부한 동영상에서 1분50초쯤에 나온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성 상품화 논란으로 공중파 방송에서도 중계를 그만둔 지 오래다. 사회적인 비판도 여전하다. 여성을 외모의 잣대로 줄 세워 우열을 가린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 때문이다. 아직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예심에선 심사위원단이 수영복 차림을 한 출전자들의 목선과 뒤태까지 꼼꼼히 들여다본다.

김 후보자가 공직에 있으면서 미인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걸 두고 여론이 곱지 않은 건 그래서다.  

여성단체 "공직자 신분으로 미인대회 심사위원장 맡다니"... 펄쩍

특히 여성단체에서는 펄쩍 뛴다. 검찰 총수로서 자격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이구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국장은 "공직에 있는 사람이, 대표적인 성 상품화라면서 여성단체에서 반대해온 미인대회의 심사위원장까지 한 것은 너무나 부적절한 처사"라며 "성 의식, 여성인권 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 같다"고 비판했다.

▲ 지난 4월 27일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에서 열린 '2009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선발대회' 예심 심사 모습. 왼쪽에서 네번째가 김준규 후보자로 보인다. ⓒ '2009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선발대회' 홈페이지
또 이구 국장은 "미인대회의 사회적인 논란에 대해 알고도 위원장을 맡았다면 더 심각한 문제지만, 몰랐다 하더라도 사회문제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치러질 국회에서도 말이 많다. 민주당의 한 여성의원은 "검찰총장 후보자가 그런 천박한 성의식을 갖고 있다는 건 문제"라며 "(자격이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야당 "천박한 성의식"... 여당에서도 수군

여당이라고 조용한 건 아니다. 한나라당의 한 여성의원은 "고검장이 무슨 미인대회 심사위원장까지 했느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그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성 상품화 논란으로 대회도 축소되고 요즘에는 텔레비전 생중계도 안하는데 그런 비판론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냐"며 혀를 찼다.

* 이 기사는 오마이 뉴스(www.ohmynews.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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