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이사 ‘밀실 내정’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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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 ‘밀실 내정’ 중단하라
한국PD연합회 성명 발표 …“MBC 장악 포기하라”
  • PD저널
  • 승인 2009.07.3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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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행동이 지난 2일 방통위 사옥 앞에서 ‘방통위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 관련 공개질의 기자회견’을 열고 8개 항으로 된 공개질의서를 방통위에 전달했다. ⓒPD저널
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새 이사진 선임 결정을 앞두고 ‘밀실 내정’ 논란에 따른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48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이 지난 29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사퇴를 촉구한 가운데 30일 한국PD연합회(회장 김영희․PD연합회)도 방문진 이사 ‘밀실 내정’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PD연합회는 〈방문진 이사 ‘밀실 내정’ 중단하고, MBC 장악 포기하라〉는 성명에서 “이민웅 공영방송발전시민연대 공동대표가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사전 내정설을 폭로한 뒤,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 공모 신청에서부터 개입했고, 자신들의 기호에 따라 독단적으로 방문진 이사를 내정한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100명이 넘는 방문진 이사 지원자 중 대부분은 방통위의 놀음에 놀아난 들러리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PD연합회는 “이번 공영방송 이사 공모 과정의 허구성이 이 정도까지 드러났다면 방통위는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을 전면 백지화하고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 투명하게 심사를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우리는 공영방송 MBC가 정권에 장악되는 것은 물론 망하는 것도 결코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PD연합회는 “최시중 씨와 이명박 정권은 1년이 지난 지금도 못된 버릇을 고치지 않고 MBC마저 붕괴시키려 하고 있다. 두고 볼 수 없다”면서 “방통위가 자신들의 입맛과 주관적 잣대에 맞춰 부적격자들을 끝내 방문진 이사로 밀어붙인다 하더라도 우리는 인정할 수 없으며, 이들이 방문진 이사 자리에 결코 앉을 수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방통위에게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방문진 이사 선임 과정을 백지화하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를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한국PD연합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방문진 이사 ‘밀실 내정’ 중단하고, MBC 장악 포기하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르면 7월 31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을 발표한다고 한다. 애초 29일로 발표가 예정되었다더니 이틀 동안 연기된 셈이다.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자기네 마음대로다. MBC와 KBS 등 공영방송사의 새 이사회 구성을 앞두고 방송계와 시민사회진영에서는 진작부터 이사 선임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해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이사로 선임되고,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방통위는 이사 공모 시작부터 일사천리 오로지 자신들만의 독단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방문진 이사 발표가 연기된 배경을 살펴보면 더욱 가관이다. 이민웅 공영방송발전시민연대 공동대표가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사전 내정설을 폭로한 뒤 방통위가 허둥지둥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민웅 공동대표는 방통위 부위원장이 자신에게 방문진 이사 공모 신청을 권유했다는 사실을 자진해서 실토했고,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부터 방통위원장 최시중씨의 전언이라며 “아무래도 모 대학교의 아무개 명예교수를 방문진 이사로 모실 수밖에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로써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 공모 신청에서부터 개입했고, 자신들의 기호에 따라 독단적으로 방문진 이사를 내정한 사실이 밝혀졌다.

방통위는 “공영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익성을 제공하기 위해 일하실 역량 있는 분들의 많은 응모를 바란다”며 공영방송 이사를 공모했지만, 허울 좋은 ‘쇼’였다. 100명이 넘는 방문진 이사 지원자 중 대부분은 방통위의 놀음에 놀아난 들러리로 전락했다.

이번 공영방송 이사 공모 과정의 허구성이 이 정도까지 드러났다면 방통위는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을 전면 백지화하고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 투명하게 심사를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과 최시중의 방통위원회에게 이 정도의 염치를 요구하는 것은 기대난망이다. 오로지 MBC 장악에만 혈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민웅 공동대표의 폭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명박 정권과 방통위로부터 ‘내정’된 자격 미달의 부적격자들의 이름이 방문진 이사 명단에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공영방송 이사의 책임과 역할은 깡그리 내팽개친 채 그저 MBC를 손아귀에 틀어쥐는 것만이 그들의 관심사요, 유일한 잣대인 것이다. 정권과 방통위로부터 ‘내정’된 자들은 그저 MBC 장악의 도구에 불과할 뿐이다.

이대로 방문진 이사 선임이 마무리된다면 이명박 정권으로서는 MBC를 장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단계에 접어드는 것이지만, 실상 그것은 MBC를 망치는 길로 접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청자와 국민들로부터 가장 큰 신뢰를 얻고 있는 MBC를 두고 ‘좌파방송’이니, ‘빨갱이’니 몰아붙였던 자들이 방문진 이사가 되어 MBC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곧 MBC가 나락으로 빠져드는 첩경이다. 우리는 공영방송 MBC가 정권에 장악되는 것은 물론 망하는 것도 결코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

지난해 정연주 KBS 사장이 축출된 직후 최시중씨는 KBS 사장 선임을 앞두고 유재천 KBS 이사장, 정정길 청와대 대통령 실장, 이동관 대변인 등과 모처에서 만나 새로운 KBS 사장 선임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말이 ‘논의’지 사실상 이 자리는 새로운 KBS 사장으로 ‘내정’됐던 모 인사에 대한 ‘면접’ 자리였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명박 정권은 애초 ‘내정’됐던 인물이 아닌 이병순씨를 낙하산 사장으로 낙점했다. 어부지리로 KBS 사장이 됐지만 이병순씨 역시 정권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던 KBS 이사회가 오로지 정권의 입맛에 따라 ‘내정’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 뒤, 신뢰도 1위와 영향력 1위를 자랑하던 KBS는 나락으로 곤두박질쳤다.

최시중씨와 이명박 정권은 1년이 지난 지금도 못된 버릇을 고치지 않고 MBC마저 붕괴시키려 하고 있다. 두고 볼 수 없다. 방통위가 자신들의 입맛과 주관적 잣대에 맞춰 부적격자들을 끝내 방문진 이사로 밀어붙인다 하더라도 우리는 인정할 수 없으며, 이들이 방문진 이사 자리에 결코 앉을 수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방통위에게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방문진 이사 선임 과정을 백지화하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를 제시하라.

2009년 7월 30일
한 국 P D 연 합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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