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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신농성과 김대중 정권의 편애

|contsmark0|칼바람이 분다.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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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얼어붙은 것은 날씨만이 아니다. 경제계도 정치판도 암울한 소식들만 들린다. 우리의 움츠린 어깨를 활짝 펴게 만드는 개혁과 혁신의 감동은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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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감동. 이 겨울 우리는 다시 감동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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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1997년 12월18일 밤, 50년만의 정권교체를 확인했을 때 우리는 감동했다. 그날 밤, 자기도 몰래 끝내 눈물을 흘린 이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 감동은 빗물로 바위를 뚫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나온 것이었다. 이제야 비로소 반세기 동안 계속되어온 불의의 퇴적물을 향해 불화살을 날릴 수 있을 것이라는, 그 화살 꽂힌 부패지대에 활활 타오르는 불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나온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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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김대중 정권의 상식 초월한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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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그러나 2001년 1월, 감동이 사라진 자리에 배신과 절망만 가득하다. 그 원인 중의 하나는 김대중 정권의 ‘이해하기 힘든 편애’에서 나온다. 개혁을 요구하는 이들에 대한 무시와 자기시대를 다한 수구보수세력에 대한 상식을 초월한 구애. 1월 6일 현재 명동성당 들머리에서는 인권활동가 20여 명이 10일째 칼바람을 맞으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국가보안법 철폐 약속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1월 3일 밤 현장에 갔던 나는 그들의 퀭한 눈들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50년만의 정권교체로 얻은 ‘국민의 정부’에서도 인권운동가들이 목숨건 단식을 해야만 하는, 참담한 상황을 만든 공범자 대열에 나도 포함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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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6|대학 같은 과 선배이기도 한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사무국장은 단식농성단의 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그 선배에게 뭐라 할 말이 없어 손을 가만히 잡고만 있었다. 그는 말했다. “괜찮아! 몸은…, 그런데 정부가 아직도 아무 말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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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9|그로부터 이틀 후 그 선배는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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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2|하지만 쓰러진 것은 그뿐이 아니었다. 두세 명의 단식 농성자들이 그보다 먼저 쓰러졌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밤이 지나면 또 다른 농성자들이 쓰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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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1|개혁요구에 귀를 막은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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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6|그러나 국가보안법 개폐를 약속했던 김대중 정권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철저한 무시다. 이 무시 속에 쓰러져가는 것은 농성자들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 정권은 왜 모를까? 50년만의 정권교체에 눈물 흘렸던 수많은 개혁 염원세력들의 이 정권에 대한 지지도 함께 쓰러지고 있는 것을 왜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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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1|더욱 절망스러운 것은 김대중 정권이 개혁세력의 요구에 귀를 막은 대신 이미 유권자들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수구보수당 자민련에겐 온갖 방법을 동원해 한 살림을 차리려 한다는 것이다. 연초부터 민주당 의원 3명을 자민련에 임대해준 대목에서는 혀가 절로 끌끌 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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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4|김대중 정권은 이 모든 것이 한나라당의 딴지걸기를 가능케 한 소수정권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며 자민련과의 손잡기는 그 터널로부터 벗어나 발빠른 개혁을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한편으론 이해될 수도 있는 말이지만 그런 주장은 ‘지독한 편애현상’ 속에선 설득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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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7|자민련과의 손잡기가 진정 개혁을 위한 것이라면 실질적인 개혁의지를 보이면서 해야 할 것 아닌가? 김대중 정권은 당장 성의 있는 대응을 하라, 인권운동가들의 목숨건 단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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