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 YTN보도국장 등 보직사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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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보도국 장악 의도…사장된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

▲ 배석규 YTN 대표이사 겸 사장 직무대행

구본홍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이후 YTN 대표이사 겸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배석규 전무가 5일 실국장들에게 보직사퇴서 제출을 요구해 그 의도가 무엇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배석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첫 실국장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실국장들에게 보직사퇴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배 대표는 “새로운 체제 정립을 위해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직사퇴서 제출 요구는 사실상 보도국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른 실국장들은 언제든 인사권을 행사해 교체할 수 있어 보직사퇴서를 받는 것이 사실상 의미가 없지만, 보도국장의 경우 본인의 자진 사퇴 의사 없이는 함부로 교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YTN 보도국장은 보도국원들의 투표를 거쳐 임명되며, 단체협약 등에 의해 1년의 임기가 보장돼 있다.

이 때문에 YTN 노조는 실국장들에 대한 보직사퇴서 제출 요구가 “보도국 장악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YTN 보도를 장악하지 못해 구본홍 씨가 사실상 경질된 마당에 보도국장을 날려버리거나 보도국장을 꼭두각시로 만드는 역할을 배 전무가 자임한 것이 아닌가 심각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본홍 사장 사퇴 이후, 이전에 이미 YTN 사장 공모에 응한 바 있는 배 대표가 사장 자리에 앉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보직사퇴서 요구라고 보고 있다. YTN 보도를 정권 입맛에 맞게 요리하고 노조를 무력화하는 것이 사장 굳히기를 위한 최선의 방법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배 대표를 향해 “노사협약에 따라 임기가 보장되고 보도를 책임지고 있는 보도국장을 흔들 경우 즉각적인 실력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마치 사장이나 된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며 “직무대행에게 허락되는 소신은 능력 있는 후임 사장이 투명하게 조속히 선임되도록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사장 자리에 욕심이 없으며 추후 사장 공모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부터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한편 배 대표는 이날 오전 실국장 회의에서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동안 원칙과 소신을 갖고 회사가 흔들리지 않고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또 “민영화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 대해 조직원 대다수의 뜻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회사의 생존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가 5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보도국 접수 기도를 포기하라
구본홍 씨의 사퇴로 사장의 직무를 대행하게 된 배석규 전무가
오늘 실국장들에게 보직사퇴서를 요구했다.

두가지의 노림수가 있다.

하나는 조직을 장악하고 간부들을 자신 앞에 줄세우겠다는
의도이다.

다른 하나는 보도국장 교체 또는 보도국 장악이다.

노조는 두가지 노림수 중에서 후자를 경계한다.

일반적인 보직 간부의 경우 보직사퇴서 제출은 인사권자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바꾸고 싶으면 인사권을 행사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또한 실국장 면면을 보면 대부분 한배를 탄 인사들이기 때문에
배전무가 굳이 보직사퇴서까지 받아둬야 할 실익이 없다.

그러나 보도국장은 얘기가 다르다.

보도국장은 보도국원들의 선거를 거치며 임기가 보장된다.

때문에 인사권자가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교체할 수 없다.

이러한 보도국장에게 보직 사퇴서 제출을 요구했다.

보도국장을 언제라도 바꿀 수 있는 근거를 손에 쥐는 것이며,
지위가 불안해진 보도국장을 통해 보도국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다.

YTN의 보도를 장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구본홍 씨가
사실상 경질된 마당에,
외압을 행사한 쪽에서 보면 보도국장인들 눈에 거슬리지 않겠는가?

보도국장을 날려버리거나 보도국장을 꼭두각시로 만드는 역할을
배전무가 자임한 것이 아닌가 심각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구본홍 씨 사퇴 이후 배석규 전무의 다음 행보를 둘러싼 분석이 무성하다.

대부분 과도기를 틈타 사장 굳히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사장 굳히기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YTN의 보도를
정권 입맛에 맞게 요리하고, 노조를 무력화 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바로 보도국장에 대한
보직사퇴서 요구이다.

배석규 전무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노사 협약에 따라 임기가 보장되고 보도를 책임지고 있는
보도국장을 흔들 경우
노조는 즉각적인 실력 행사에 나설 것이다.

보도국장 임명에 관한 단체협약(제3조 임기)과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은 공정방송을 위한 노사 협약(제1조 경영진의 책임)을
정면으로 위배하고도 온전히 자리를 보전할 것이라 기대하지 말라.

보도국장도 배전무의 부당한 요구에 굴하지 말고
보도국 책임자의 권위와 권리를 지켜야 할 것이다.

이미 보직사퇴서를 제출했다면 구차한 모습 보이느니
부당한 외압을 고백하고 지금 당장 사퇴하는 편이 낫다.

어제 긴급 이사회에서 배전무는
'소신과 권한을 갖고 적극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며 김칫국을 마시기도 했다.

배석규 전무에게 다시 한번 경고한다.

마치 사장이나 된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

갑작스러운 사장 공석으로 경영 공백의 위기를 맞은 YTN에 필요한 것은
후임 사장이 투명한 절차를 통해 조속히 선임되는 것이지
직무대행의 적극적인 경영이 아니다.

직무대행에게 허락되는 소신은

능력 있는 후임 사장이 투명하게, 조속히 선임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마치 사장이 된 것처럼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장 직무대행 역할을 맡았다면,
사장 자리에 욕심이 없으며
추후 사장 공모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부터 분명히 밝히라.

배부른 욕심을 부리다가는 제2의 구본홍, 제2의 강떡봉이
되고 말 것이다.

배석규 전무의 독주가 YTN을 정권에 상납하거나
배전무의 사욕을 채우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노조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임을 700여 YTN 구성원 앞에 약속한다.

2009년 8월 5일, 공정방송 쟁취 투쟁 384일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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