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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의 ‘거짓말’

|contsmark0|미안해 난 니가 싫어졌어 우리 이만 헤어져
|contsmark1|다른 여자가 생겼어 너보다 훨씬 좋은
|contsmark2|실망하지는 마 나 원래 이런 놈이니까
|contsmark3|제발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마
|contsmark4|그래 이래야 했어 이래야만 했어 거짓말을 했어
|contsmark5|내가 내가 결국 너를 울리고 말았어
|contsmark6|하지만 내가 이래야만 / 나를 향한 너의 마음을
|contsmark7|모두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contsmark8|내 맘을 내 결정을/ 어쩔 수 없음을
|contsmark9|이렇게 하지 않으면 니가 날 떠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contsmark10|너무나도 잘 알기에 어쩔 수 없어
|contsmark11|널 속일게 미안해 널 울릴 게
|contsmark12|잘 가 (가지 마) 행복해 (떠나지 마)
|contsmark13|나를 잊어 줘 잊고 살아가 줘 (나를 잊지 마)
|contsmark14|나는 (그래 나는) 괜찮아 (아프잖아)
|contsmark15|내 걱정은 하지 말고 떠나가 (제발 가지 마)
|contsmark16|박진영 작사 작곡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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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그런 시절이 한번은 있었을 거야. 이별조차도 아름답고 폼나고 내가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달려가다가 어느 지점쯤에서 멈춰서 기대어 울다가 다시 돌아가 그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던. 그래 그때 우린 누가 시키거나 가르쳐 주지 않아도 다 알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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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6|그게 비탈길이었는지 고갯길이었는지 아니면 나지막한 구릉이었는지 지금은 가물가물하겠지. 무슨 옷을 입었고 머리 모양은 또 어땠는지도 흐릿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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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9|그러나 분명한 건 우린 그때 사랑이란 걸 했고 절실했고 또 절박했지. 뭐 자랑은 아니지만 적어도 느낌으론 목숨 걸고 좋아한 거야. 장난이 아니었던 거지. 그런데 지금 우리 동생들, 조카들, 자식놈들의 그 짓거리를 보며 우린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유치하다, 치졸하다, 심지어 시간 낭비다 그럴 시간 있으면 공부나 해라… 그런 시간이 있었음으로, 그런 터널을 통과함으로써 우린 비로소 사람 비스므르하게 된 게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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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2|안도현인가 하는 시인이 주의를 줬지. 연탄재 발로 함부로 차지 말라고, 너희는 한번이라도 그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었느냐고. 대단하지 않아? 왜 우리가 안 뜨거웠겠어. 그땐 세상을 향해 불덩이 하나 냅다 집어던지고 싶었잖아…. 이런 얘기 또 하면 욕먹겠지만 천년 전에 불렀던 노래 알지. 가시리 가시리 어쩌고. 날러는 어찌 살라 하고 어쩌고. 멀리 갈 거 없고 한 팔십 년쯤 전에 김소월도 불렀잖아. 가시는 님에게 연탄재 대신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린대나 뭐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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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5|그땐 그때 식으로 얘기했던 거야. 지금은 어때. 인터넷에 울트라매니아…, 그래도 속맘은 비슷한 거 아냐? 박진영이라는 가수 있지. 야하대서도 유명하고 페미니스트래나 뭐 그런 걸로도 유명하고. 어쨌든 자유인 냄새가 팍팍 풍기는 그 애 말이야. 탁월한 끼를 지닌 대중예술인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걔가 이 노래 만들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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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8|제발 이게 무슨 노래야 하지 말길 바래. 애들이 난리잖아. 그냥 지나가는 물결이라구? 그래 물결이지. 물결은 바람 불면 일렁이잖아. 포인트는 이거야. 걔들을 이해하자고. 굳이 걔들을 구해내려고 안달하지 말잔 얘기지. 지금 거기 서 있는 건 걔들이 원해서이기도 하고 꼭 필요한 순서이기도 하다니까. 성장과정에 필요한 건 칼슘뿐이 아니란 얘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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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1|연말에 무슨 가요대상인가에서 god가 대상이라고 발표하면서 김동건 아나운서는 이런 말을 하더라. “여러분은 지금 god가 가요대상을 받는 현실을 보고 계십니다”라고 말이지. 기가 찼는가 봐. 그분은 이십 년 동안 <가요무대> 진행하시잖아. 그래 그분이 어떤 기분으로 말씀하셨는지 모르지만 그게 현실이지 뭐. 그리고 그 현실이 뭐 어때서. 마지막 앙코르곡으로 거짓말을 부르더라구. 난 듣기 좋던데. 물론 한쪽에선 ‘왜 조성모가 대상이 아니냐’고 아우성치더군. 근데 잘 기억해 봐. 옛날에도 다 그랬다구. 나훈아 남진 땐 안 그랬나. 조용필이 대상 받을 때도 당연한 것 같았지만 뒤쪽에서 전영록 팬들은 울고 난리쳤었잖아. 이해가 안 되는 건 그냥 넘어가자구. 적어도 노래세상에선 말이지. 흥분할 게 오죽 많은 세상인가. 에너지를 좀 비축하자구. 지금 악쓰는 애들 다 한때라는 거 알면서 그래. 나중엔 다 정색하고 잘 살아간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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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4|솔직히 처음 god라는 이름 나왔을 때 좀 황당하더라구. 지들이 뭔데 감히 god라니. king이라면 또 몰라도 말이지. 근데 걔들 홈페이지 가보니까 이렇게 써 있더라.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몇 년도엔가 얘기했다 이거야. 근데 백년쯤 지나서 그 신은 다시 부활해서 god를 창조했다는 거지. 웃긴다구? 그럼 그냥 웃자구. 발칙한 게 아니라 오히려 귀엽게 느껴지지 않아? 노래를 잘 들어 봐. 겉으로 하는 말과 마음 속 진정이 다른 걸 중얼대고 있지. 특히 후렴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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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7|겉으로 ‘잘 가’ 하면 마음 속 소리가 ‘가지 마’ 하고 나오는 게 괜찮더라구. 우리 살아가면서 이런 일 진짜 많잖아. 말 따로 마음 따로 더구나 행동 따로. 거짓말은 그런 얼굴에 재 뿌리고 싶은 건지도 몰라. 무슨 그런 거창한 생각까지 했겠느냐구. 그냥 좋게 보자 이거지. 꿈꾼 사람은 그냥 뱀꿈 꿨다면 그뿐이지만 해몽은 각자 자유잖아. 이왕이면 의미를 붙여보자는 거지.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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