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방송] EBS ‘터치 오브 스파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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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방송] EBS ‘터치 오브 스파이스’
  • PD저널
  • 승인 2009.08.16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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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시네마 <터치 오브 스파이스> / 16일 오후 2시 40분

원제: A Touch of Spice
감독: 타소스 불메티스
출연: 조지 코라페이스, 오디세즈 파파스필리오풀로스, 마르코스 오세
제작: 2003년 / 그리스, 터키

▲ ⓒEBS
줄거리

영화는 플래시백과 함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9년, 이스탄불에서 사는 그리스 혈통의 소년 파니스(마르코스 오세)는 할아버지(타소스 반디스)의 향신료 가게에서 지내며 요리와 인생의 철학을 배운다. 소년은 할아버지에게서 향신료에 비유한 천문학을 듣고 음식의 빛과 소리를 감지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또한 할아버지는 파니스에게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향신료가 눈에 보이지 않듯 중요한 것은 언제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삶의 지혜를 전한다. 그렇게 이스탄불에서 향신료와 관련된 요리 비법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자 생활 그 이상의 삶의 철학이다.

그러던 중 그리스인인 아버지 때문에 가족들이 모두 그리스로 강제이주를 가게 되고, 곧 뒤따라오겠다는 할아버지와 첫사랑 사이메(바사크 코크루카야)와도 아쉬운 이별을 한다. 1964년, 아테네의 파니스(오디세즈 파파스필리오풀로스)는 할아버지와 사이메를 곧 만나게 될 거라고 고대했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오랜 상실의 시간을 보냈다. 결국 파니스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사이메가 보고 싶을 때마다 이스탄불 식 요리를 하며 마음을 달랜다. 사이메가 왔다면 해주었을 요리를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파니스의 부모는 그가 요리를 지나치게 잘하는 것이 남자답지 못한 것이라 하여 부엌 출입금지를 내리는 등 온갖 조치를 취한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느덧 천체물리학 교수가 된 파니스(조지 코라페이스)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35년 만에 이스탄불로 간다. 그곳에서 그는 첫사랑 사이메를 다시 만나게 된다.

주제

<터치 오브 스파이스>는 음식과 요리로 인생을 이야기하는 전형적인 영화다. 잃어버린 사랑과 추억도 어느 한순간, 음식의 맛과 향기에서 되살아난다. 음식은 그 자체로 숨겨진 상상력을 자극한다. 요리법 하나에도 수많은 이야기와 지혜가 살아 숨쉬기에 그것은 오랜 세월을 거쳐 훌륭한 영화적 주제가 돼 왔다. 영화가 오직 시각과 청각으로만 이루어지는, 그러니까 후각은 전혀 관계없는 장르임을 감안할 때 그 상상의 효과는 더욱 크다 할 것이다. 이를 요약하는 것은 너무나 간단하다. ‘음식에는 인생이 있다’는 것이다. 할아버지와 소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시네마 천국>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감상 포인트

두 말할 것 없이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하는 <터치 오브 스파이스>는, 우리에게 쉽게 접하기 힘든 지역의 음식을 화려하게 전시한다는 것만으로 두 눈이 휘둥그러지게 만든다. 과거 이스탄불은 동서양을 잇는 국제 도시였기 때문에 이스탄불의 식탁은 세계 각지의 사람들의 요리법이 접목되어 그 화려함을 뽐냈다. 더불어 다양한 음식들의 등장에 겹쳐지는 인물들의 대사는 마치 인생을 축약해놓은 시 같다. 아마도 영화를 보고 있으면 터키 이스탄불행 비행기 티켓을 끊고 싶다는 욕망이 들끓을 것이다. 그만큼 영화 속에 등장하는 화려한 요리와 배경은 너무나도 생생하다. 아테네와 이스탄불에서 모두 촬영한 <터치 오브 스파이스>는 그리스 현지 박스오피스에서 무려 7주간이나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감독

1957년 콘스탄티노플에서 태어나 1964년 그리스로 이주했다. 아테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미국으로 유학을 가 캘리포니아 대학(UCLA)에서 영화제작을 배웠다. 장학금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모범생이었으며 이후 다시 그리스로 돌아와 국영 방송국의 쇼프로 PD로 첫 출발을 하게 된다. 이후 단편영화의 각본, 감독, 공동제작을 담당하며 영화계 일을 시작한 그는 장편 <드림 팩토리>(1990)로 테살로니키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이후 공백은 길었다. 그리스 영화산업 자체가 침체돼 있었기 때문이다. <터치 오브 스파이스>(2003)는 무려 13년 만에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다. 그리스에서의 흥행 대성공뿐만 아니라 테살로니키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미술상, 음악상 등 무려 10개 부문을 수상했다.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에서 10대 유럽 영화 비평가상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후 신작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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