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제작기 - KBS <역사스페셜> 특집 2부작 ‘고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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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제작기 - KBS <역사스페셜> 특집 2부작 ‘고선지’
9개월 제작기간 동안 꾸지 못한 고선지의 ‘꿈’
  • 승인 2001.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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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프로그램은 끝났다. 남은 것은 넋두리뿐일까? 나도 모르는 내용으로 온갖 범벅이 되어 있는 지난 노트에는 이런 구절이 적혀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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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이 프로그램 끝나면 어디 조용한 절에 가서 한 3일 아무 생각없이 머물다가 와야지”지금 그렇게 하기도 힘들고 그렇게 할 생각도 없어졌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은 ‘너가 뭘 잘했다고 휴가가나?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빨리 정산을 해야지’로 생각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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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나는 늑대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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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나는 늑대소년이었다. “정말 이 프로그램이 잘 될까? 잘 되겠지. 무엇을 더 해야할까? 아 죽겠다.” 지난 3월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한 시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생각이다. 이 생각을 입밖으로 내 놓는 순간 주변에서는 “저 엄살 또 시작이네. 완전 늑대소년이다. 이제 아무도 그 엄살 안 믿어”나는 진심이었는데… 혹시 동화 속의 늑대소년도 정말 늑대가 온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랬을까? 그렇다면 늑대소년도 그렇게 나무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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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본격적인 해외취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2편을 한꺼번에 만드는 것도. 단지 조금 불편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취재비자만 얻으면 모든 것이 순조로울 것으로 생각했다. 순진한 생각이었다. 그 불편은 경험있는 pd들이면 모두 알 것이지만 나는 정말 몰랐다. 현장에서 뭔가 플러스 알파가 얻어지겠지 오히려 기대를 가지고 출발하는 어리석은 늑대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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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7|“고선지의 꿈은 꿀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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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0|이번에도 결국 고선지의 꿈은 꾸지 못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꿈을 꾸었다. 방송 날짜가 연기되는 꿈, 구성안을 이상하게 고쳐놓고 만족해하던 꿈, 국경에서 다음나라 코디를 못 만나는 꿈 등등. 그러나 꼭 꾸고 싶은 꿈은 고선지가 직접 나타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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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3|불길하게도 한번도 나타나지 않다니… 전에 ‘허준’에 관한 프로그램을 만들 때 나는 허준에 관한 꿈을 꾸지 못했음을 불안해 한 적이 있다. 민통선안의 허준 묘소를 찾아가는데 동행했던 두 학자가 꿈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허준이 꿈에 나타나고 묘소를 찾고, 자료도 찾았다고 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하더니 갑자기 나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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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6|“장pd는 꿈 안꿨어요?”속으로 뜨끔했다. ‘정말 나만 왜 꿈을 꾸지 못했을까? 이거 너무 생각을 하지 않고 프로그램 만들고 있는거 아냐?’ 결론은 그 프로그램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욕을 좀 먹었다. 이번에는 근 9개월의 제작기간 동안 한번도 고선지에 대해 꿈을 꾸지 못했다. 고선지 장군이 꿈에 한번 나타날 듯도 한데 왜 나타나지 않은 것일까? 노력이 부족했거나 정성이 부족했나? 그래서 지금 프로그램이 저리 허술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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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9|언젠가는 꿈에 주인공이 나오고 그래서 꿈같은 프로그램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한데…. 혹시 프로그램은 영원히 꾸지 못한 꿈 같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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