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반에서 펼쳐진 음악영화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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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일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최…총89편 음악영화 선보여

▲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지난 13~18일까지 충북 제천 일대에서 열렸다. ⓒJIMFF
지난 13~18일 청풍호반의 도시, 충북 제천에서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열렸다. 올해로 5번째를 맞이하는 영화제는 9개 부문, 35개국 총89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낮에는 영화, 밤에는 음악제라는 복합 문화제를 연출하고 있는 제천영화제는 연일 축제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음악영화제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올해 제천영화제에서는 음악영화제의 정체성 강화를 위해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들의 감독들을 대거 초청했다. 영화 속 실제 뮤지션들이 공연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영화 〈터미널〉에 실제 출연하기도 했던 유명 색소포니스트 베니 골슨(Benny Golson)과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게리 루카스(Gary Lucas), 오스트리아의 인디 밴드 ‘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 등의 해외 뮤지션들을 초청, 해외 게스트들의 참여를 확대했다.

영화음악제 특성을 살려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제천 시내 곳곳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거리예술 프로젝트 ‘오지라퍼’, 매일 저녁 JIMFF Stage에서 진행되는 ‘JIMFF Live Stage :5樂’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쉴 새 없이 축제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청풍호반무대에서 펼쳐진 ‘원 써머 나잇’(One summer night)에는 영화제를 보러온 외지인들 뿐만 아니라 제천 지역민들도 함께 참여해 지역축제로서 발돋움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14일 오후 8시부터 9시간 넘게 진행된 공연에는 부활, W&Whale, 한희정, 악퉁 등이 라이브 무대를 꾸몄고, 15일에는 야외에서 〈퀸 락 몬트리올〉이 상영됐으며 김장훈, 나무 자전거 등이 참가했다.

또한 JIMFF 스테이지가 마련된 제천 의림지에는 한국영화음악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오리지널사운드트랙과 영화음악 관련자료를 비롯해 국내 영화음악과 영화음악가들의 정보가 총망라된 전시 프로그램 ‘OST 뮤지엄2009’와 제천영화음악상 수상자들의 악기 및 유품 전시로 구성된 ‘제천영화음악상 수상자 기념 특별 전시’가 진행됐다.

영화제 개막식은 ‘음악영화제’라는 행사에 걸맞게 오케스트라 밴드가 나와 영화 〈타이타닉〉을 비롯 익숙한 영화 주제곡을 선보여 분위기를 돋웠다. 개막작으로 상영된 〈솔로이스트〉는 LA타임즈 기자 스티브(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정신분열증에 가려진 천재 음악가 나다니엘(제이미 폭스)와의 우정을 그린 영화로, 서정적이고 감동적인 장면들이 청풍호반의 낭만적인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 영화 <춤추는 동물원> ⓒJIMFF

올해 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 2006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한 한국 영화계의 음악영화 제작 붐에서 인디음악에 대해 조명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실제 뮤지션들이 출연한 영화들이 중요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이야기〉나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락닭〉 그리고 실제 홍대 인디신인 한희정과 몽구가 출연한 〈춤추는 동물원〉은 제천에서 첫 선을 보이며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뮤지 인 사이트’ 섹션에서는 음악을 통한 뮤지션의 생애 등을 다룬 작품들도 선을 보였다. 특히 재즈 베이시스트로 존경받은 찰리 헤이든이 연주자, 작곡가, 교육자, 정치적 활동가 등 다양한 삶을 살아 온 것을 다룬 〈전설의 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 미국 미시시피주 클락스데일을 통해 1920~30년대 블루스 기원을 살펴 본 〈델타 라이징-블루스 스토리〉 등의 작품들이 돋보였다.

한편 올해 영화제는 기술적인 미숙함과 휴식처가 적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인천 부평의 인디 레이블 ‘루비살롱’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의 경우 2차례에 걸쳐 필름 상영이 중단되다, 급기야 러닝타임 10여분을 앞두고 대여한 영사기가 완전히 멈추는 사고가 발생해 주최 측에서 티켓을 전액 환불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또 지난해 TTC 복합상영관 4개관이었던 상영관은 7개로 확대됐지만 전용관이 한 곳 뿐이어서 관객들이 쉴 수 있는 휴식처가 적은 점은 앞으로 영화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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