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방문진, 정치적인 목적 갖고 MBC 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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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방문진, 정치적인 목적 갖고 MBC 흔들어”
[인터뷰]조영호 전 방문진 이사
  • 김고은 기자
  • 승인 2009.08.18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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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 이하 방문진) 8기 이사진의 행보가 연일 논란을 빚고 있다. 김우룡 이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엄기영 사장 체제를 비판하더니, 최근 MBC 경영진 앞으로 문책성의 질의서를 보내 MBC 내부가 들끓고 있다.

이와 관련 7기 방문진 출신의 조영호 전 이사는 “현 방문진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MBC 경영진을 흔들어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히려 한다”고 비판했다.

조영호 전 이사는 방문진 이사로 재임하던 당시 경영평가단장을 맡아 ‘2008 MBC 경영평가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런데 최근 〈동아일보〉는 이를 근거로 방문진이 〈PD수첩〉의 공정성 등의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제작진이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보도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조 전 이사는 “전후 문맥이 있는데 동아일보가 자기 입맛에 맞는 대로 짜깁기해 기사를 작성했다”며 “편파·왜곡보도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 조영호 전 방문진 이사
김우룡 이사장도 보고서를 근거로 MBC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조 전 이사는 “MBC는 의외로 경영 내부가 투명하고 별 문제가 없다”며 “특정한 목적을 위해 사실을 과장·왜곡하고 침소봉대해 악용하려 드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그만 걸 가지고도 엄청난 잘못인 것처럼 들쑤시고 조·중·동을 통해 과장 보도하면 MBC가 굉장히 엉망진창이라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현 방문진은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경영진을 흔들어 가능하면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히고 싶어 한다. 얼마든지 침소봉대, 악선전 해댈 사람들이다.”

MBC 민영화 불씨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김우룡 이사장은 “백지 상태에서 전면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민영화 가능성을 아예 숨기진 않았다.

 조 전 이사는 “근본적으로 현 정권은 MBC라는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가진 언론기관이 있다는 게 불편한 거다. 그래서 민영화하면 떡 주무르듯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아무리 속내가 그렇다고 해도 정치적 부담이 크고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수 있기 때문에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겁을 주기 위해 민영화 얘기를 계속 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룡 이사장은 포스코와 KT&G를 MBC 민영화의 모델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전 이사는 “포스코든 어떤 형식이든 그런 절차를 밟는 순간 공영방송 MBC는 없어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사실상 공영방송은 MBC 하나뿐이다. KBS는 사장 임명권을 대통령이 갖고 있고, 이사진을 청와대가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언론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는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없다. MBC야말로 권력의 말발이 안 먹히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현 방문진 체제가 공영방송 체제로선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MBC의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은 현재의 방문진 구조를 토대로 하는 경영 체제가 가장 바람직하다. 이것을 노사가 합심해 단결하고 싸워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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