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와 남은 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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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와 남은 자의 몫
[사설]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며
  • PD저널
  • 승인 2009.08.1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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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역임하고 한국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8월 18일 오후 서거했다. 인권과 민주화, 통일운동의 살아있는 화신인 김 전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남북관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던 통일 조국의 그날을 목도하지 못한 채 홀연히 이 겨레를 떠나신 것을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의 명복을 빈다.

돌이켜 보면 그의 85년 역정은 고난과 형극의 길이었다. 독재정권의 탄압에 고통받았으나 애오라지 일관된 민주투쟁의 길을 걸었다. 수 차례 죽음의 고비를 겪으면서도 변절하거나 타협하지 않았다. 대안과 전망이 부재하던 시절 국민들은 그의 존재에 희망을 얻고 미래를 투사하였다. 마침내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룩한 이후 그는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IMF 극복과 남북화합에 자신의 역량을 쏟아 부었다.

물론 현실 정치인으로서 기나긴 길을 걸어오면서 그에게도 한계가 없지 않았다. 지역주의의 피해자이면서 결국 지역주의를 발판으로 집권에 도전할 수밖에 없었던 한계, 보스 정치와 제왕적 대통령으로서의 권위적 행태에서 오는 한계, 친인척 관리의 실패에서 오는 인간적 한계 등이 그것이다. 무릇 누구든 공과와 시비가 교차할 것이나 오늘 그의 존재감과 무게는 형언할 수 없이 엄중하고 크다.

올해 들어 우리 국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돌연한 서거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게 되었다. 작금 이명박 정권은 국민의 선택에 의한 지난 10년을 매도하고 폄하하고 있다. 그들은 오만과 독선에 빠져 반세기 이상 축적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조롱하고 부정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에 이른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국민장 기간에 노구를 이끌고 애끓는 추모사를 전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을 토로했다. 그는 다시 힘주어 행동하는 양심을 말하고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간절한 호소를 했다. 정녕 깨어있는 시민의 각성된 힘이 민주주의의 원천임을 일깨워 준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몫이다. 거듭 그를 추모하며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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