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기무사 ‘민간인 사찰’ 침묵은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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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기무사 ‘민간인 사찰’ 침묵은 직무유기
[방송 따져보기] 이지혜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부장
  • 이지혜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부장
  • 승인 2009.08.19 13: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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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사실이 폭로됐지만, 방송은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12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군 기무사가 불법 사찰했다며 신 모 대위의 수첩과 사찰 동영상을 공개했다. 군 관련 업무만을 하도록 되어 있는 군 정보기관인 기무사가 법까지 어기며 민간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미행하고 기록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지난 1990년 윤석양 이병이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뒤, 기무사로 이름을 바꾸고 민간인 사찰을 엄격하게 금지해 온지 20여년만의 일이다.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은 국민을 지배하고 통제하겠다는 발상이며, 민주주의를 정면에서 부정하고 파괴하는 심각한 문제다.

▲ 8월12일 KBS <뉴스9>
그러나 정작, 언론은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친정권 행각을 보이는 조·중·동은 그렇다 쳐도, 방송마저 이런 행태를 보이며 이른바 조·중·동이 주도하는 ‘침묵의 카르텔’에 동조하는 양상이다.

방송3사는 기무사 민간인 사찰 사실이 폭로된 12일 메인뉴스에서 관련 사실을 보도하긴 했지만, 사안의 중요성에 비춰볼 때 기사 배치나 기사량에 있어서 비중이 높지 않았다.

특히, KBS는 이번 사안을 ‘진실공방’으로 접근하며 오히려 기무사 쪽 반박에 비중을 두는 영상화면을 내보냈다. KBS는 제목부터 〈‘민간사찰’ 진실공방〉(하준수 기자)으로 뽑고, 앵커멘트와 보도내용에서도 “진실공방이 뜨겁다”,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진실공방’으로 몰아갔다. 보도 영상에서는 “(신모 대위가) 평택역 집회 당시 적법한 수사활동을 벌이다 시위대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뒤 빼앗긴 것”이라며 폭행사건으로 몰고 가려는 기무사 측의 반박을 전하며 자료화면으로 경찰과 시위대의 대치 및 충돌장면을 지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기무사 쪽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마저 엿보였다.

이후 13일에는 기무사에 집중 미행을 당한 이석희씨가 언론 인터뷰를 했고, 17일에는 민주노동당이 사찰과 관련한 후속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KBS와 SBS는 이 두 날짜에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고, MBC만 13일 이석희씨의 인터뷰를 실었다.

▲ 이지혜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부장
기무사 민간인 사찰이라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에 대해 방송3사가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문제다. 그나마 이틀에 걸쳐 보도했던 MBC마저 17일에는 아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고, SBS는 계속 소극적인 보도태도를 보였다. 특히, 공영방송 KBS는 ‘진실공방’으로 몰아가며 기무사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영상편집을 하는 등 가장 문제가 큰 보도행태를 보였다. 기무사 민간인 사찰에 대한 방송3사의 보도태도를 보며 방송3사가 ‘지상파 방송’으로서, 언론으로서 어떤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할 생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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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1 2009-08-19 17:47:20
이석희가 아니라 최석희거든? 남의 글 배껴 쓸 생각하지 말고 발로 뛰어라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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