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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칼럼

무임승차는 끝났는가
정부여당의 방송법 개정논의 불순하다
l승인1997.06.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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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무임승차는 끝났는가
|contsmark1|다시 6월을 맞는다. 10년전 6월은 되새길수록 시리고 아픈 기억으로, 가슴 벅차고 뜨거운 감동으로 와닿는다. 여기서 잠깐 1987년 6월 이전의 우리 모습을 더듬어보자. 80년 서울의 봄은 군화발과 탱크에 의해 산산이 무너졌다. 이 땅에는 폭압 앞에서 가위눌린 민중의 신음만이 미만해 있었다. 너나할 것없이 침묵과 비굴, 눈치보기로 스스로를 순치시키고 있었다.당시의 언론은 비록 그 처음은 본의 아닌 굴복이라 변명할 수도 있었겠으나 나중에는 그 자신의 의지로써 독재정권에 유착하며 허물어져갔다. 많은 방송인이 걷잡을 수 없는 자기모멸 속에서 이불 밑 만세와 덧없는 통음으로 자포자기했다. (아니 그중의 일부는 그 구도 속에서 어떻게든 출세를 못해 안달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바로 그때였다. 박종철 군과 이한열 군의 산화가 우리들을 강타했다. 자기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자존도 지키지 못한 이 땅의 방송인들이 6월의 열기 앞에서 느껴야 했던 것은 참담한 부끄러움 말고는 더 없었다.그래서일까.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무장한 방송인들이 궐기했다. 민중의 뜨거운 함성으로 만들어진 ‘열린 공간’에서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는 탄생했다. 각 방송사의 노동조합도 만들어질 수 있었다. 금제(禁制)를 타파하기까지 일선 방송인들이 치른 고초와 시련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그 기폭제가 6월 항쟁에서 비롯됐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때문에 이른바 ‘무임승차’시비가 지금도 나오고 있다.어떤 이는 항변할지 모른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공짜는 없었다고. 물론 수차에 걸친 파업이 있었다. 해고되는 방송인도 있었고 파업투쟁의 와중에 또는 그 후유증으로 목숨을 잃는 이도 있었다. 알 권리와 표현의 영역을 조금이라도 확대·신장시키려다 방송 금지된 프로그램도 있었다. 내세울 거리는 못되지만 여태껏 무노무임으로 공제 당한 임금액도 상당하다.그러나 지난 10년간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우리 방송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더욱이 6월 항쟁의 대열에서 이탈해 있었으며 심지어 체제의 한 축으로서 원인제공을 했던 방송의 ‘원죄’가 지난 10년으로 보속(報續)됐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다시 6월을 맞으며 우리는 경건과 겸손으로 다시금 옷깃을 여미어야 하겠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더 많은 할 일이 남았음을 진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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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정부여당이 방송법을 개정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임시국회에서 강행키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결국 재벌과 신문에 위성방송을 허용하는 쪽으로 방송법을 개정하겠다는 얘기다.재벌과 신문에게 위성방송이 주어져서는 안된다는 주장은 연합회가 여타 언론단체와 함께 그동안 누누이 펼쳐왔던 바라 재론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한보사태 이후 한국재벌의 병리적 생태가 깡그리 드러나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 자행되는 당국의 오불관언과 여론불감증 앞에서 말을 잊는다. 신문이라고 다를 것 없다. 재벌신문 아니면 족벌신문인 이 땅의 거대신문들이 준(準) 국가권력기관화해서 벌이는 폐해에는 이미 신물이 나 있다. 특히 우리는 한동안 ‘잠수’하는 줄 알았던 이 법안이 이 시점에서 논의되는 것에 의혹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임기 말에 접어든 현 정권이 방송법 개정을 도대체 왜 서두르는가. 이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거대신문들을 길들이고 재벌들을 원격조종함으로써 차기정권을 재창출하려는 의도로 보기에 족하다. 소산게이트와 군룡(群龍)들의 난립으로 거의 레임덕 상태 내지는 전신무력증에 빠져 있는 현 정권이 무슨 마음으로 방송법 개정국면을 조성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충심으로 당부한다. 더 이상 방송을 정권유지나 재창출의 수단으로 삼지 말라. 방송위원회의 구성이나 kbs이사회 또는 방송문화진흥회의 민주적인 구성을 우선으로 생각하지 않는 방송법 개정논의는 지극히 불순한 것이다. 재벌의 경제력집중이나 재무구조의 왜곡에 대한 시정노력 그리고 일부 신문의 사주(社主) 위주 주식보유나 패권주의에 대한 제한과 견제 등이 담보되지 않는 위성방송 논의는 한마디로 부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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