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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이제 행동 나설 것”…사측 징계 가능성 시사

임장혁 <돌발영상> PD를 대기발령내는 등 최근 잇따라 단행한 인사로 내부 반발에 직면한 배석규 YTN 사장 직무대행에 대해 YTN 노조 조합원의 92.8%가 ‘불신임’에 표를 던졌다.

지난 11일~13일 배석규 대행에 대해 ‘신임․불신임 투표’를 진행한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는 20일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YTN 노조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종 개표 결과 투표 참여자 277명 가운데 257명인 92.8%가 배 대행을 불신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임한다’에 표를 던진 조합원은 3.2%(9명)에 불과했다. 4%(11명)는 무효표로 집계됐다.

이번 투표에는 노조 조합원 410명 가운데 277명이 참여해 투표율 67.6%를 보였다.

▲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는 지난 11일~13일 배석규 사장 직무대행에 대한 신임·불신임 투표를 진행하고, 20일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지난 17일 실국장회의에서 배석규는 ‘사심 없이 회사 구성원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구성원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이 확인된 지금 배석규는 또 무슨 궤변을 늘어놓을 것인가” 되물은 뒤 “이제는 노조의 행동으로 배석규를 응징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노조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기간이 끝나는 24일 오후 7시 보도국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이번 투표 결과와 관련 “사측에서 사규 위반 등의 협박을 하고 실질적으로 투표를 방해하는 행위가 이뤄졌음에도 조합원들 대다수가 배석규 대행을 불신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투표를 통해 사측의 협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 노조의 투쟁 대오에 전혀 흐트러짐이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노종면 지부장은 이어 “조합원들 대다수가 배석규 대행을 불신임하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노조는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쟁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나 노조의 이번 투표에 대해 사측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조합원 징계 가능성을 내비쳐 노사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표와 관련 회사 측 관계자는 “법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투표는 법적으로 인정되는 회사 대표에 대해 소위 불신임 투표를 진행해 명예를 훼손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표 주도자 등을 조사한 뒤 사규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이번 투표와 관련해 조합원에 대해 징계가 내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도 사측은 배석규 대행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사규 위반이기 때문에 노조의 투표 행위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사측은 사내 공지를 통해 “주식회사에서 등기이사의 신임 여부는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며 “노조가 일방적으로 실시하려는 신임 투표는 아무런 효력이 없을 뿐 아니라 적법하게 성립된 경영권을 훼손하는 부당한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사규의 상벌 규정 제17조에는 ‘회사의 규정이나 법령 근거 없이 회사 내에서 회사 질서를 저해하는 경우’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면서 추후 징계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다음은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가 20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불신임 92.8%, 신임 3.2%...이제는 행동이다!
배석규로는 안된다는 민심이 확인되었다.
사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보도국의 독립성을 훼손한 배석규에게 불신임 92.8%의
낙인이 찍혔다.

이번 투표가 어떤 분위기에서 치러졌는가?
언론사 역사상 유례 없는 폭거를 자행해 사내 공포심을 조장하고
투표에 대해 불법이니, 사규 위반이니 온갖 궤변을 늘어놓으며
기표소를 철거하겠다, 투표 참여자를 징계하겠다 협박을 하지 않았는가?
게다가 하수인을 자처하는 간부들을 행동대장 삼아
투표율 끌어내리기에 올인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YTN 노조의 당당하고 현명한 조합원들은
지난 두차례 파업 찬반투표 때 수준의 강고한 대오를 확인해 보였다.
한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동안 노조 투쟁에 반감을 보였던 이들이
종전에는 조직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반대표를 행사했다면,
이번에는 조직적인 투표 불참을 통해 투표율을 다소 끌어내렸을 뿐이다.

사측의 조직적인 투표율 끌어내리기 준동은
기자협회의 중재로 노조가 개표를 유보했을 때
‘투표율이 50%에도 못미치니까 개표를 못하는 것이다’라는 흑색선전으로
백미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어떠한가?
투표율과 득표율(불신임률)을 반영한 노조의 실질득표율은
종전의 투표 때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노조 실질득표율 : 위원장 당선 시 64.6%, 1차 파업 투표 시 69.6%,
2차 파업 투표 시 62.8%, 배석규 불신임 투표 시 62.7%)
70%에 육박하는 투표율에 90%가 넘는 압도적 불신임률은
배석규가 조장한 공포 분위기 뿐 아니라
생소한 온라인 투표 방식, 해외 연수자 등의
불가피한 투표 불참 상황 속에서 도출된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것이다.

노조는 개표를 하며 일말의 시비도 허용치 않는다는 방침 아래
온라인 투표자와 투표 용지를 발송한 이메일의 이름이 다를 경우
투표율에 반영하지 않았으며,
공지조차 확인하지 못해 투표를 못한 해외 연수자 등에 대해서도
선거인 명부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투표율을 올리려 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원 재적에 포함시켰다.

지난 17일 실국장회의에서 배석규는 뭐라 했는가?
‘사심 없이 회사 구성원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구성원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이 확인된 지금 배석규는 또 무슨 궤변을 늘어놓을 것인가?
더 이상 배석규의 말과 행동에 신경쓸 필요 없다.
이제는 노조의 행동으로 배석규를 응징할 시점에 이르렀다.

노조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국장 기간이 끝나는 즉시
저들이 예상하기 힘든 수준의 반격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
저들이 되먹지 못한 잔머리를 굴리며 이리저리 놓아둔 덫도
결코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다.

모든 조합원은 8월 24일 오후 7시 보도국에 집결하라.
불신임 투표에 응집시킨 분노를 이제 본격적으로 풀어내 보자.

2009년 8월 20일, 공정방송 쟁취 투쟁 399일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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