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1년, 공영방송이 망가져간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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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순 1년, 공영방송이 망가져간 1년”
KBS 기획제작국·교양제작국·라디오 조합원 일제히 규탄성명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08.27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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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을 맞는 이병순 사장에게 KBS 구성원들이 건넨 성적표는 냉혹했다. 라디오와 시사교양국·기획제작국 조합원들은 이 사장 취임 1주년인 27일 일제히 성명을 내 ‘이병순 체제’를 성토했다.

KBS 노동조합 6구역(기획제작국·교양제작국) 조합원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병순 체제 1년을 “공영방송이 망가져 간 징계·통제·구걸·왜곡 경영 1년”으로 규정하고 “실패한 경영자 이병순 사장은 온전히 그 책임을 져야한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 이병순 KBS 사장 ⓒPD저널

6구역 조합원들은 “잇단 징계를 통해 이 사장이 이루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며 “KBS인들의 입에 재갈을 물려 무비판적인 직장인을 만들고, 간부와 경영진의 지시에 무조건적으로 복종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병순 사장이 취임한 후, KBS의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의 논조는 명백히 바뀌었다”며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중간 간부들은 혹여 MB와 이병순 사장에게 밉보이는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간부가 아닌 후배들의 감시자로 돌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합원들은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 KBS의 신뢰도가 추락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지금의 상황에서 시청자의 신뢰도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 성설”이라며 “이병순 사장이 얻고자 하는 신뢰는 오직 MB에게서만 나오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기획제작국·교양제작국 조합원들은 “최근 흑자 경영의 비밀은 비정규직의 일자리 박탈과 쥐꼬리만한 제작비의 삭감”이라며 “방송사의 가치와 미래를 갉아먹는 흑자가 무슨 소용인가? 그것은 오직 이병순 사장의 연임을 위한 구걸에 사용될 뿐”이라고 규탄했다.

“대통령 주례연설 … KBS 1라디오 뉴스시사전문채널이라고 부를 수 있나”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적 주례연설에 반대해온 KBS 라디오 조합원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들은 같은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병순 사장 재임 1년 동안 KBS 라디오는 꿈과 희망을 박탈당했다”고 토로했다.

라디오 조합원들은 “대한민국 유일의 24시간 라디오 뉴스시사채널인 KBS 1라디오는 어느 순간 색깔 없는 종합교양채널로 쪼그라들었다”며 “용산참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 정권이 껄끄러워할만 한 아이템은 교묘하게 축소됐고, 비합리적인 아이템 검열에 이의를 제기했던 중견 PD들은 개편과정에서 줄줄이 타 채널로 방출됐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이병순 사장과 사측의 청와대 눈치보기는 ‘대통령 라디오 연설’에서 그 절정을 이뤘다”며 “이제 1라디오를 뉴스시사전문채널이라고 보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는 지경”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라디오 조합원들은 “다른 채널도 정권을 향한 사장의 눈치보기와 이병순식 독단적 업무처리에 휘둘려 영향력이 추락했다”며 “프로그램의 영어식 이름이 맘에 안 든다는 사장 한 마디에 개편 며칠 전 프로그램명이 바뀌고, 사측이 껄끄럽게 생각하는 인물들은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타 부서로 전격 발령 내는 비상식적인 일마저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합원들은 “우리는 지난 1년간 자리보전이 지상목표인 자가 공영방송의 수장으로 있는 한 우리에게는 꿈꿀 자유도 미래도 없다는 사실을 처절하게 깨달았다”며 △1라디오 프로그램 아이템·출연진 선정에 대한 부당간섭 중단 △일방적인 대통령 라디오 연설 즉각 폐지 △무소신·무능력으로 라디오 추락을 방관하는 간부들의 전격 교체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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