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원행동은 이병순 사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병순 체제가 연임을 위해 내건 마지막 카드는 ‘수신료 현실화’지만 우리에게 더욱 절박한 것은 공익성의 위기”라며 “(수신료 인상에 따른) 광고 재원의 축소와 수신료 거부는 KBS를 한 순간에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원행동은 “일부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나서서 수신료 현실화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수신료 현실화는 공영방송의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업방송 시장의 활성화”라며 “이는 KBS 광고를 빼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KBS의 신뢰가 연일 추락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병순의 KBS는 정부비판 실종, 심층성 저하, 권력 감시 실종, 민감 사안 침묵, 연성보도 증가, 대통령 띄워주기로 ‘관영방송’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고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KBS 사원행동은 “이병순 체제의 유일한 자랑은 흑자경영이지만, 이면에는 방송 제작비 절감으로 인한 프로그램 질 저하와 제작의욕의 희생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고, “사장과 인연을 같이 했다는 이유로 요직에 발탁되는 ‘옷깃 인사’와 권력실세가 내리꽂는 정치권 ‘줄대기 인사’가 횡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사원행동은 이병순 사장에게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KBS를 만들기 위해, 진정한 공영방송을 건설하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라”며 “사장 연임이라는 헛된 야욕을 버리라”고 경고했다.
“이병순, 1년간 특유의 폭압적 리더십 과시”
KBS PD협회(회장 김덕재)도 같은날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년간 이병순 사장은 특유의 폭압적 리더십을 마음껏 보여 왔다”며 “전체 조직이 이심(李心)을 읽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독재의 시대에나 있었던 조직문화를 복구해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D협회는 “취임 초부터 추진한 적자개선을 위한 과도한 조치들은 KBS를 식물 상태로 만들었다”며 “단기간에 흑자를 내려는 조급증이 KBS의 미래가치마저 좀먹고 있다. 20%가 넘는 제작비 삭감으로 프로그램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협회는 “비판정신으로 무장한 조직원들이 자발성에 근거해 움직일 때 방송은 살아나고 국민들의 신뢰도 살아난다”며 “자발성과 비판정신 둘 다 죽여 가며 이병순 사장이 얻으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취임 1년을 맞은 지금, 연임을 위한 조건을 저울질하고 있는 사장 자리에서 내려와 선배의 입장에서 KBS를 한번 돌아보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