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만명의 비결? 세대와 지역 아우른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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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용범 Mnet ‘슈퍼스타 K’ PD

케이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 K〉(연출 김용범·신천지, 매주 금요일 오후11시)가 지난달 28일 7회 방송에서 시청률 6.428%(AGB닐슨 미디어)를 기록하며 케이블 최고 시청률을 또 다시 경신했다. 지난 6회 방송이 달성한 시청률 5.68%를 스스로 깨뜨린 것. 케이블 채널 인기 프로그램의 척도가 시청률 1%임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기록이다.

▲ 김용범 Mnet <슈퍼스타 K> PD ⓒMnet
Mnet 〈슈퍼스타 K〉를 연출하는 김용범 PD는 이 같은 인기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의 예능이나 드라마와 비교했을 때 음악과 관련된 콘텐츠로 시청률이 나오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최근 엠넷이 음악 프로그램에서 고전하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선회했는데 다시 음악에서 이런 성과를 이룰 수 있어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슈퍼스타 K〉의 인기는 시청률뿐만이 아니다. 오디션 참가자 약72만명(713,503명)을 모집하는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MBC 〈악동클럽〉의 경우 약 1만 명 정도 참가했는데 이와 비교해도 엄청난 수치다. 여기에는 연령제한을 없앤 점(1세부터 99세까지 모집)이 주효했다. 김 PD는 “첫날에만 6000명이 ARS와 UCC 동영상 접수를 한 것을 보고 반신반의 했지만, 날이 갈수록 하루 지원자가 7000명, 8000명으로 늘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면서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상금 1억원과 음반 발매의 기회를 노렸다기보다 그동안 가수의 꿈을 가진 이들에게 실질적인 기회가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PD는 〈슈퍼스타 K〉가 성공하게 된 또 하나의 비결로 인천, 강릉, 제주,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서울 등 8개 지역을 찾아간 것을 꼽는다. 그는 “참가자들이 갖고 있는 지역색이 서울로 올라오면 무색해지는 경우가 있다”며 “서울에서만 하게 되면 직장인과 학생의 경우 정말 노래에만 목을 맨 사람이 아니면 올라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역 참가자들을 배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 PD는 프로그램 준비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가족’과 ‘성장배경’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서 성공률이 낮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많은 분들에게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할까. 아주 기본적인 가치들을 부각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족, 우정 그리고 살아온 과정에 대해 카메라에 담아냈고, 가족들도 오디션 장에 와서 격려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슈퍼스타 K〉는 혼혈인 배에스텔, 시각장애인 김국환, 불우한 가정사를 가진 김현지 등의 사연이 안방에 전해지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기대와 어긋나는 경우 항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특히 김현지 씨는 예선에서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즈 송’(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본선에서 가요 ‘믿음’(이소라)으로 가차 없이 떨어지자 심사기준에 대한 불만이 쇄도한 것.

▲ Mnet <슈퍼스타 K> 강릉지역 예선 모습 ⓒPD저널
김 PD는 “김현지 씨의 경우 팝송은 뛰어난 반면 가요는 그에 비해 약한 게 탈락의 가장 큰 이유였다”며 “시청자들이 김현지 씨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갖는 것만큼이나 본선에 올라간 친구들 가운데도 가정환경이 딱한 친구들이 많았다. 심사위원들에게는 사전에 배경과 관련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공정하게 심사했다”고 해명했다.

심사위원(이효리, 양현석, 이승철)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김 PD는 “여성가수 중 슈퍼스타인 이효리, YG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는 양현석, 가창력에서 국내 탑인 이승철 이렇게 세 분을 모시게 됐다”면서 “처음에는 다른 사람을 뽑는 부담감에 고사하기도 했지만, 스타탄생과 가요계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취지를 설명해 섭외에 응했다”고 밝혔다. 또 지역 오디션에는 태진아, 현미, 김수미, 장윤정과 같은 트로트 가수와 휘성, 서인영, 이은미 그리고 영국 〈브리튼즈 갓 탤런트〉로 데뷔한 슈퍼스타 풀 포츠 등도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오는 10월9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는 〈슈퍼스타 K〉. 김 PD는 “음악을 좋아하는 엠넷의 PD지만 어느 순간 아이돌의 기본 공식만 생각하고 있었다”며 “가수라는 꿈을 향해 주위의 질타와 어려움을 무릅쓴 도전자들을 보면서 스스로 무뎌진 부분을 돌아보게 됐다. 〈슈퍼스타 K〉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질타, 모두 고맙고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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