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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

|contsmark0|사랑은 아무나 하나 눈이라도 마주쳐야지/
|contsmark1|만남의 기쁨도 이별의 아픔도 두 사람이 만드는 걸/
|contsmark2|어느 세월에 너와 내가 만나 점 하나를 찍을까/
|contsmark3|사랑은 아무나 하나 어느 누가 쉽다고 했나/
|contsmark4|사랑은 아무나 하나 흔히 하는 얘기가 아니지/
|contsmark5|만나고 만나도 느끼지 못하면 외로운 건 마찬가지야/ 어느 세월에 너와 내가 만나 점 하나를 찍을까/
|contsmark6|사랑은 아무나 하나 어느 누가 쉽다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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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작사 이건우 작곡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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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영하 삼십도의 전방고지에서 방한복으로 무장하고 사슴처럼 물끄러미 아니 늑대처럼 날카롭게 철책선 북쪽을 노려보는 스물 갓 넘은 가엾은 아니 장한 청춘들 생각해본 적 있지.
|contsmark19|옛날엔 해태종합과자선물세트며 하다 못해 초등학생들의 위문편지라도 받았을 텐데 지금 닷콤 시대에 이메일 보낼 수도 없고 오히려 더 불쌍해진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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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4|한국에서 태어난 이상 군대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 남자는 남자대로 또 여자는 여자대로. 여자가 무슨 군대 스트레스냐구? 처녀 땐 고무신을 거꾸로 신을 건지 아닌지 결정해야 하고 또 결혼해서 아들이라도 낳으면 군대 보낸 자식의 그리운 어머니 노래를 들으며 눈물 흘려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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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9|지난 총선 생각나지. 아들 군대 보낸 거 증명하느라고 현역 예비역 할 것 없이 군복 입고 나와 유세 떨던 모습. 대통령 되고 안 되고도 본인 아니 아들 군대 문제로 골아픈 게 우리나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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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4|갈 땐 두렵고 머리 깎은 후엔 졸병 설움이 만만치 않아도 일단 제대 후엔 아련한 군대 추억 몇 년 가잖아. 몇 년이 뭐야. 몇십 년도 가더라. 오죽하면 이런 우스개가 있을라구. 남자들 모이면 하는 이야기 베스트 셋. 하나는 군대 얘기고 또 하나는 축구 얘기. 그리고 남은 하나는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라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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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9|대학에서 개강 때가 되면 학우들 노는 자리에서 청승맞게 트로트를 부르는 자들이 있어. 예외없이 복학생들이지. 왠지 돌아가며 노래 부를 땐 트로트가 제 격인 것 같다나? 어릴 땐 그렇게도 먹기 싫던 토란국이 나이 좀 드니까 맛있어지는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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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4|대학에서 대중문화를 가르치는 선생한테 들은 얘긴데 중학생 때 라디오만 틀면 나오는 노래가 송대관의 ‘쨍하고 해뜰 날’이었대. 어찌나 역겹던지 그 노래만 나오면 다이얼을 돌리든가 껐다는 거야. 그런데 어느날 학교에서 교실 청소를 하며 자기도 모르는 새 흥얼거리고 있더래. 짐작하겠지. 바로 자신이 그토록 경멸하던 그 ‘쨍하고 해뜰 날’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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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9|요즘 트로트 중에는 군대에서 고참 졸병 어울려 회식하며 불렀던 가락들이 꽤 있어. 미리 작정이라도 하고 만든 것처럼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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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4|작년에 <전국노래자랑>에서 출연자들이 가장 많이 불렀다는 현철의 ‘사랑의 이름표’ 말이야. 그 노래 전주 어디서 들었던 것 같지 않아? 해병대에서 요상하게 박수치며 악쓰는 그 노래 맞지. 송대관의 인생은 생방송 간주는 또 어떻고. 잘 들어 봐. 노래 방에서 머뭇거리거나 뜸들이면 곧바로 튕겨 나오는 그 노래 멜로디잖아.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쿵짜자 쿵짜. 안 들어본 사람 없을 걸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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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9|예전에 김지애라는 가수가 불렀던 ‘얄미운 사람’이라는 노래도 마찬가지지. 사랑만 남겨놓고 떠나가느냐로 시작하는 그 노래 말이야. 군대 계급 죽 나열하면서 누구 누구 누구는 무슨 도둑놈하던 그 노랫가락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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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4|작년에 mbc에서 삼십대 이상이 뽑은 최고가수 누구였는지 알지. 태·진·아, 그 사람 진짜 오래 가지 않아? 질긴 생명력이야. 조용필과는 또 다르게 서민의 정서를 녹여주는 가수라고 하더군. 태진아가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열창할 때 군대 갔다 온 사람들 굉장히 친숙감 느꼈을 거야. 눈 감고 들어 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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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7|에라 이 몹쓸 여자야 너도 여자였더냐 믿은 내가 바보다만은 너 그럴 줄 몰랐었다. 그래 맞아. 바로 그 노래잖아. 가사만 품격있게 바꾼 거라구. 태진아의 필승전략이 맞아떨어진 거지. 가사도 매력 있잖아. 특히 어느 세월에 너와 내가 만나 점 하나를 찍을까 하는 부분 말이야.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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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2|대중가요가 거지반 사랑 노래지만 아무리 즐겨찾기에 추가해도 머리가 끄덕여지는 건 사랑이 그래도 우리네 인생사의 줄기찬 테마이기 때문 아니겠어?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풍속을 꼬집기도 하고 사랑이 장난이 아니라는 걸 장난 같은 가락에 실어 부르는 게 또 통렬한 야유 같기도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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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7|군사문화와 군대문화는 다르지. 군사문화의 잔재는 우리를 권위주의 통 속에 가두어 숨막히게 만들잖아. 군대문화는 오히려 우리가 원하지 않던 곳에서 원하지 않던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울고 웃고 화내고 그리고 목말라 했던 젊은 날의 액자인 것 같애. 그리고 이 노래는…, 우리가 군대로 잡혀갔을 때 우리를 배신했던 그 많은 젊은 처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사면장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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