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방송] 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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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방송] 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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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0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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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PD수첩>/ 8일 오후 11시 15분

기획: 김환균
연출: 최승호
홍보: 남궁성우

[PD수첩] 착공 한달 전, 기로에 선 4대강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9월 9일에는 턴키 입찰이 시작되고, 한 달 후인 10월 중에는 본격 착공될 예정이다. 4대강 살리기는 생태계를 살리며 홍수피해와 물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명분하에 22조 혈세를 투입할 예정이지만 과연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인지 논란에 휩싸여 있다. 피디수첩은 홍수예방, 가뭄 해결, 수질 개선 등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는 것인지 점검하고, 사업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피해는 어떤 것인지 취재했다.

4대강 살리기, 홍수 피해와 가뭄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가?

정부는 4대강 살리기를 통해 홍수 조절능력을 9.2억 입방미터 증대함으로써 2백년 빈도 홍수에도 안전한 강을 구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홍수 조절의 가장 중요한 수단은 준설이다. 4대강의 강 바닥을 깊게 파서 총 5.7억 입방미터를 준설함으로써 홍수시 수위를 낮추겠다고 한다. 5.7억 입방미터는 폭 100미터, 높이 5.7미터로 1000킬로미터를 쌓아야 하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그러나 4대강 살리기의 사업구간인 4대강 본류는 이미 홍수에 대비한 제방 정비가 이뤄져 제방을 넘는 홍수 피해가 나타나지 않다.

따라서 5.7억 입방미터를 준설하더라도 홍수 피해를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는지는 의문스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대강 추진본부는 피디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사업 후 홍수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계산해본 바가 없다”고 밝혔다. 4대강 추진본부는 그동안 4대강 본류 구간을 준설해 정비하면 홍수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지류의 홍수 피해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제 얼마나 주는지 모의실험을 해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용수 확보량을 13억톤 증대해서 물부족과 가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물이 풍부한 4대강 본류 구간에서 16개의 대형 보를 설치함으로써 확보하겠다는 물은 남서 해안 및 도서지역, 내륙 산간지역 등 주요 가뭄지역의 물 부족 해결에는 기여하지 못할 전망이다. 4대강 추진본부는 4대강에서 확보되는 물은 4대강 본류 주위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낙동강에서 확보할 10억톤은 낙동강 본류의 대도시 및 중소도시의 제한급수 해결 등에 사용될 예정이며, 하천의 생태적 조건을 향상시키는 유지용수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낙동강의 주요 대도시인 부산, 대구는 이미 4대강 살리기 구간이 아닌 곳으로 상수원 이전을 추진 혹은 검토 중이다. 추진본부는 피디수첩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확보할 물이 주요 가뭄지역의 물부족 해소에는 기여하지 못할 것이며, 서남해안, 내륙 산간지역 등 가뭄이 가장 심한 지역에는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4대강 살리기로 확보되는 물이 물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은 근본적인 의문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4대강 살리기로 수질이 개선될 것인가?

정부는 2012년에는 낚시가 가능하고 수영할 수 있는 좋은 물 비율을 2008년 현재 75.8%에서 2012년에 86.3%로 대폭 향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형 보 설치로 유속이 느려져 부영양화가 심해지는 등 수질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반론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발표는 3조 9천억원의 오염대책투자를 해서 개선하겠다는 것일 뿐 실제로는 보 설치로 수질이 악화돼 사실상 ‘병 주고 약 주는 격’이라는 것이다.

또 4대강 전 구간에서 준설이 계속될 2년 동안 부유 토사가 발생해 그동안에도 수질이 나빴던 갈수기에는 최악의 상태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경기개발원 팔당물환경센터는 보 설치로 수심이 3미터 정도 깊어지면서 유속은 1/4로 떨어지고 확산계수는 1/6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정작용이 떨어져 BOD 기준 0.5mg/L 수준의 수질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호수로 변하는 4대강

보 설치 후에는 수심이 깊어지고 유속이 떨어져 4대강의 생태는 현재와는 현저히 다른 호소의 생태계로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속이 빠른 강에 살던 어류들은 사라지고 호소에 사는 적응력 강한 어종들이 4대강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게 생태학자들의 예측이다. 특히 2년간 4대강 전구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계속될 공사로 발생할 각종 토사 부유물들은 생태계를 엄청난 교란 상태로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경고 “속도전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4대강 살리기는 22조의 혈세가 투입되는 사상최대의 국책사업이면서 6개월 만에 마스터플랜이 완성되고 2년 내에 공사가 끝나는 초스피드 속도전이다. 그 와중에 반드시 해야 할 기술적, 공학적 검토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추진본부는 댐과 비슷한 규모의 대형 보들이 하천에 설치될 때 홍수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운영 룰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2년 이내에 공사를 끝내겠다는 목표는 현실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경고하고 있다. 반드시 해야 할 기술적 공학적 사전 점검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4대강에서 공사부터 착공하는 방식은 홍수 등 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 상황과 맞물려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취재진은 4대강 살리기의 취지에 공감하는 전문가들조차 추진 속도를 반드시 재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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