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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제작 ‘맨땅에 헤딩’에 정윤호·아라 동반 출연

9일 첫 방송될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맨땅에 헤딩〉(극본 김솔지, 연출 박성수)의 주인공 정윤호(유노윤호)와 아라의 공통점은?

바로 소속사가 같다는 것. 두 사람의 소속사는 굴지의 대형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다. SM은 〈맨땅에 헤딩〉의 공동제작을 맡고 있다. 즉 국내 최정상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출신으로, 정극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정윤호가 자신의 소속사에서 제작하는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데뷔하게 된 셈이다. SM은 또 삼화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제작하는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의 남자 주인공으로 역시 ‘동방신기’ 멤버인 최강창민을 내세울 예정이다.  

▲ SM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맨땅에 헤딩'에 동반 출연하는 SM 소속 정윤호(왼쪽)와 아라 ⓒMBC
드라마 제작사가 자사에 소속된 배우를 출연시키거나, 특정 연예기획사 소속의 배우들이 무더기로 출연하는 이른바 ‘끼워팔기’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07년 방영된 MBC 드라마 〈고맙습니다〉이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업체 iHQ가 제작한 〈고맙습니다〉에는 iHQ의 매니지먼트사업부인 싸이더스HQ 소속 배우들이 무더기로 출연했다. 남녀 주인공인 장혁, 공효진을 비롯해 조연인 신성록과 김성은, 아역 서신애까지 모두 싸이더스HQ 소속이었다. 극본을 쓴 이경희 작가 역시 마찬가지. 드라마는 따뜻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완성도와 높은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았으나, 소속 배우의 무더기 출연으로 싸이더스의 ‘사내 드라마’라는 비아냥거림도 받아야 했다.

다른 사례도 많다. 지난 3월 막을 내린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은 코어콘텐츠미디어와 젤리박스, 초록뱀미디어가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주인공 송승헌은 당시 코어콘텐츠미디어와 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던 엠넷미디어 소속이었다. 이다해가 중도 하차한 뒤에 깜짝 투입됐던 황정음 역시 코어콘텐츠미디어 소속이다.

이제는 고 장진영의 유작이 되어버린 SBS 드라마 〈로비스트〉의 경우 초록뱀미디어와 예당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제작하고 역시 예당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장진영, 한재석, 유선 등이 주조연으로 총출동했다. 팬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이상윤은 자사가 제작하는 〈신의 저울〉, 〈사랑해 울지마〉 등에 주연급으로 출연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린 케이스다.

이처럼 ‘패키지 출연’이 성행하는데 대해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기존 연예기획사들이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면서 생긴 대표적인 현상”이라며 “기획사를 겸업하는 상황에선 ‘통 캐스팅’이 효과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언제나 드라마와 제작사, 기획사 모두가 윈-윈하는 것은 아니다. 〈고맙습니다〉의 경우처럼 예외도 물론 있지만 특정 소속사 배우가 나란히 주인공을 맡아 빛을 보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떼루아〉나 〈어느 멋진 날〉 등이 대표적인 사례. 싸이더스HQ 소속 톱스타가 총출동한 영화 〈새드무비〉 역시 흥행에서 쓴잔을 마신 바 있다.

이문원 평론가는 “콘텐츠가 나온 상태에서 맞춤형 캐스팅으로 연기자를 고르는 게 아니라 자사에 소속된 배우들에게 종속되는 ‘통 캐스팅’은 콘텐츠의 질과 효율을 떨어뜨린다”며 “할리우드에선 이미 50~60년 전에 실패한 모델이고, 역효과도 드러나고 있는데 그냥 넘어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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