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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를 부탁해’ ‘스타일’이 비판받는 이유
  • 원성윤 기자
  • 승인 2009.09.08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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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아가씨를 부탁해> ⓒKBS
초호화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이는 드라마에 공감하는 시청자는 얼마나 될까.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상속녀의 삶을 다룬 KBS 2TV 수목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와 화려한 패션 잡지사의 이야기를 다룬 SBS 주말드라마 〈스타일〉은 첫 회 시청률 10% 중반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률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상속녀와 집사의 사랑을 그린 〈아가씨를 부탁해〉는 윤은혜, 윤상현, 정일우 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첫 방송 시청률을 17% 기록,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은 〈꽃보다 남자〉 아류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주인공 강혜나(윤은혜)의 안하무인의 성격과 말투, 명품으로 치장한 외모 등이 ‘여자 구준표’를 연상시키는 데다, 상속녀인 캐릭터에 충분히 녹아들지 않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고 있다.

원작만화를 바탕으로 한 〈꽃보다 남자〉가 판타지로서 환상을 가졌다면, 〈아가씨를 부탁해〉는 판타지(상속녀)와 현실(집사)을 뒤섞어 놓았다. 하지만 제대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집사로 등장하는 서동찬(윤상현) 역시 급성 백혈병에 걸린 엄마를 살리기 위해 대학과 첫사랑을 포기한 인물이지만, 정작 캐릭터의 슬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영화배우 김혜수와 한류스타 류시원의 안방 복귀작인 SBS 〈스타일〉 역시 기존 드라마에서 찾기 힘들었던 패션잡지라는 소재를 이용해 관심을 모았다. 덕분에 첫 시청률 17.6%로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 등장인물의 초호화 패션과 ‘엣지있게’ 같은 튀는 유행어로 20% 코앞까지 시청률이 올랐으나, 억지스러운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면서 지난 주말 시청률은 16%에 머물렀다.

특히 주인공 이서정(이지아) 성장 스토리와 꿈을 향한 열정 등을 담아낸다는 기획의도와 달리 잡지를 둘러싼 경영권과 네 남녀의 엇갈리는 애정구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차별성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패션지 에디터 월급이 얼마인데 저렇게 비싼 옷과 차를 가지고 다니냐”는 현실성 논란은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될 정도다.

차우진 대중문화평론가는 “〈아가씨를 부탁해〉는 재벌을 지나치게 신비스럽게 그려놨고, 〈스타일〉 역시 전문직 이야기를 다루겠다는 드라마가 회사 안에서 복수를 하고, 조직에 대한 개념도 없이 일하는 등 개인의 욕망으로 움직이는 4명의 권력관계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며 “최근 드라마는 한국사회와 사람들에 대해 진지한 공부는 하지 않고, 만화나 소설에 나와 있는 이야기만으로 캐릭터를 구성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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