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엄기영 해임안’ 숨고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 사장 ‘길들이기’ 해석 … 개혁방침에 대한 노조 입장 변수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 이하 방문진)가 MBC 본사의 업무보고를 마무리 지음에 따라 엄기영 사장 등 MBC 경영진의 진퇴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지난 1일까지만 해도 9일 임시이사회에서 엄기영 사장 해임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점쳐지며 MBC 안팎으로 긴장감이 형성됐으나, 방문진이 시간을 갖고 지켜볼 것이란 해석도 나와 주목을 끈다. ‘중도성향’의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 등 정국 변화 속에 강제로 엄 사장을 해임시킬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MBC 관계자는 “엄기영 사장이 해임될 확률이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앞두고 “일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가 “상황이 변했다”며 예정된 시간을 앞두고 취소하기도 했다.

▲ MBC노조가 지난 2일 이사회가 열리기 앞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을 면담하고 있다. ⓒPD저널
한편으론 엄기영 사장이 구조조정, 노사 단체협약 개정 등을 포함해 방문진의 지적 사항을 반영한 개혁 방침을 밝힌 가운데, 방문진이 엄 사장을 해임하는 대신 옥죄는 방식으로 ‘길들이기’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엄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우룡 이사장은 지난 2일 “경영진의 거취는 미묘한 문제이므로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야 할 것”이라며 “며칠 더 숙고해야 한다. 여러 가지 의견이 돌고 있으나 외풍과 관계없이 이사들끼리 공식, 비공식으로 논의해 결정하자”면서 최종 판단을 유보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는 지난달 업무보고 과정에서 MBC가 “총체적 부실 조직”이라며 강하게 비판해온 김우룡 이사장에 대해 “근거 없이 MBC를 부실조직으로 폄하하고, 노조가 경영권과 인사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식으로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있다”며 지난 2일 김 이사장을 항의 방문하고 일부 이사들의 MBC 공개 비판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MBC 비판 발언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면 무고죄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