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방송] EBS '세계의 다큐멘터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EBS <세계의 다큐멘터리>/ 11일 밤 12시 10분
      
전후 일본의 탄생 - 천황 그리고 평화헌법 9조   
원제: Japan, the Emperor and the Army (ARTE)

2차 대전 패전 후, 일본은 독일이나 이탈리아와는 상당히 다른 길을 걸었다. 일본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와 같은 국가가 됐는지를 이해하려면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가 택한 길과 미군정 치하에서 만들어진 평화헌법을 알아야 한다. 일본은 어떻게 천황제를 유지했고, 왜 평화국가가 됐으며, 평화국가 일본이 어떻게 막강한 자위대를 보유하게 됐는지 알아보자.

1945년까지 일본에서 천황은 살아있는 신이었다. 하지만 제국주의 일본의 통치자이자 군 통수권자였던 천황 히로히토는 도쿄 전범재판에 기소도 되지 않았다. 맥아더가 천황의 권위를 이용해 군정을 안정시키고, 자신의 영향력을 확보하려 했기 때문이다. 미군정은 헌법으로 천황의 지위를 보장하는 대신 일본을 평화국가로 만들었다. 일본 헌법 9조는 전쟁, 군대 보유, 교전권 등의 포기를 담고있으며 이 헌법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

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맥아더는 경찰예비대를 신설시켰고, 이는 3년 후 자위대로 성장한다. 1951년의 미일 안전보장 조약과 1960년의 미일 상호방위조약은 미군의 일본 주둔과 자위대의 미군기지 방어가 핵심 내용이었다. 1970년엔 저명한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가 평화헌법 9조의 폐기와 자위대의 각성을 외치며 할복자살했다. 이를 계기로 일본 정부는 국비확장 논의를 본격적으로 전개했고, 지금 자위대는 세계 5위권의 군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군대 보유 포기를 헌법에 명시한 나라가 막강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자민당 정부는 1992년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허가하는 법을 통과시켰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헌법 개정을 활발하게 거론하기 시작했다. 2007년 봄에는 국민투표법이 일본 국회에서 통과됐다. 3년 후인 2010년부터 일본 정부가 헌법 개정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이다. 이 개헌 논의의 핵심 이슈 중 하나는 헌법 9조다. 1946년 공포 이후 60년이 넘도록 원형을 지켜온 평화헌법은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다.

한편 전쟁과 관련된 모든 책임을 면제받은 천황 히로히토는 1989년 세상을 떠났다. 제국주의 일본의 최고 책임자가 전쟁에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다는 점은 일본인들의 역사 인식에도 분명히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태평양전쟁 전사자는 물론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1급 전범들의 위패가 보관되어 있는 야스쿠니 신사엔 매년 8월 15일 수천 명이 참배를 하고 있다.

아베 신조 / 前 일본 총리
현재의 헌법은 일본이 점령당할 때 제정된 것으로 60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 에는 맞지 않습니다. 저는 21세기에 어울리는 미래의 일본 모습 또는 이상을 헌법으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오키베 마코토 / 일본 방위대학장
일본은 침략전쟁을 영원히 포기했다. 그런 의미로 헌법 9조를 유지하죠. 하지만 방어전쟁은 모든 나라가 하고 있고 국민을 지키지 않는 정부는 없으니까 침략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국제안보를 위한 일이라면 혼자 가서 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형태로 가는 거죠. 그 점을 헌법 9조에 확실하게 적어두면 됩니다

나카가와 쇼이치 / 前 일본 재무상
헌법은 연합군이 점령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제정한 것입니다. 일본은 그 헌법을 폐기하고 독립국에 맞는 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히구치 요이치 / 법학자
헌법 1조는 천황, 헌법 9조는 평화, 헌법 20조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말 합니다. 이 세 가지는 전쟁 이전의 군국주의 정권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헌법에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다카하시 데쓰야 / 철학자
천황은 기소를 면했고 전후 일본 헌법에도 상징적인 존재로 동일한 천황이 자리를 지켰죠. 이런 것이 일본인들에게는 전쟁 전의 연속으로 보여지는 거죠. 눈에 보이는 존재가 있으니까요. 최고 책임자가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다는 점은 일본인들의 ‘책임’에 대한 개념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