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방송] 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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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방송] MBC 'PD수첩'
  • PD저널
  • 승인 2009.09.1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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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15일 오후 11시 5분

▣ 생생이슈 < 2PM 재범 사태가 남긴 것 >

지난 9월 8일,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던 아이돌 가수 그룹 '2PM'의 리더이자 재미 교포 3세인 재범(본명 박재범, 22)이 갑작스럽게 팀을 탈퇴하고 고향인 미국 시애틀로 떠났다. 한국 비하 발언 논란이 터진 지 4일만의 일이었고, 가족들의 품을 떠나 한국에 온지 4년만의 일이었다.

4일 만에 무너진 꿈

단 4일 만에 인기 정상의 아이돌 그룹 가수를 내쫓기듯 보낸 이번 사태. 논란이 되었던 발언들의 내용은 무엇이었나. 정말 한국을 비하했던 것일까. 그의 잘못은 그토록 치명적이었을까? 사태는 지난 5일 한 신문에 재범의 사적인 글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미국의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미국판 싸이월드)'를 통해 친구와 나눈 대화가 문제였다. 'Korea is gay' , 'I hate Koreans' 등의 발언은 곧 '한국비하'와 연결되었다.

네티즌들은 원문을 해석해 문제를 지적했고, 이는 곧 여러 언론을 통해 삽시간에 보도되었다. 곧바로 재범 본인과 소속사의 사과가 이어졌고, TV출연마저 중단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비난에 논란 4일만이었던 지난 8일 결국 본인 스스로 자진 탈퇴의 글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 나 방금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어. 한국에서 일 년쯤 살아보고 싶어. JYP 연습생 말고 그냥 평범한 한국 사람으로. (이곳이) 어떤가 보고 싶고 "

갑작스런 탈퇴와 출국에 당황한 것은 팬들만이 아니었다. 이에 비난의 여론은 동정론으로 바뀌었다. 그즈음 이전에 알려진 글과는 달리 한국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는 박재범 씨의 또 다른 글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동정론이 확산되었고, 이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열아홉 연습생 시절의 일기와, 인터넷 상에서 지인과 나눈 사소한 대화로 꺾인 스물둘 청년의 꿈. 피디수첩에서 취재했다.

'한국 비하', '추방', '탈퇴' . . . 그것이 전부였던 우리 언론의 자화상

첫 보도이후 일주일간 관련기사는 약 1500여건. 하루 평균 약 200여건의 기사가 올라온 것이다. 한 포털업체에 따르면 주간통합검색 1위를 차지할 만큼 언론의 파급력은 상당했다. 그러나 언론은 본인취재는 물론 사실 확인이나, 해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프로그램 하차, 탈퇴와 출국까지 이어질 만큼 문제가 있었는지, 그 글이 정말 심각한 수준의 내용이었는지에 대한 논의는 제외되었다. 같은 멤버의 격려 메시지조차 ‘감싸기’라며 문제 삼고, 자극적인 제목을 내세워 논란을 부각시키는 보도가 다수였다.

단순히 네티즌들의 의견만이 전달되고, 확대 재생산되면서 언론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다. 최근 인터넷문화의 발달로 신속보도가 강조되면서 사실 확인이나 사태의 본질을 찾아가는 것이 어려워진 언론의 문제는 비단 이번만의 일은 아닌데... 이번 사태를 통해 최근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현직 기자들을 통해 되짚어본다.

▲ MBC 〈PD수첩〉 ⓒMBC

▣ 심층취재 < 기무사는 왜 그들을 미행했나? >

# 기무사, 민간인 사찰 논란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에 소속된 군인이 민간인을 미행하고 촬영하며 그들의 사생활을 감시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8월 12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이 부활했다고 주장하며, 같은 달 5일 평택역 쌍용자동차 시위 현장에서 입수한 자료를 증거로 제시했다.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에 소속된 군인이 민간인을 미행하고 촬영하며 그들의 사생활을 감시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8월 12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이 부활했다고 주장하며, 같은 달 5일 평택역 쌍용자동차 시위 현장에서 입수한 자료를 증거로 제시했다.

그것은 바로 기무사령부 소속 대위가 소지했던 동영상 촬영 테이프와 수첩. 이 의원이 공개한 동영상과 수첩에는 기무사 일행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미행한 20여 명의 행적이 담겨 있다. 기무사에 의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했다는 그들을 이 직접 만나봤다.

#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다.

2008년 총선, 민주노동당 관악을 후보였던 엄윤섭 씨는 총선 패배 직후, 당 활동을 접고 논문 집필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그의 아내는 약사이며 두 아이의 어머니다. 신 대위 일행이 촬영한 동영상에 등장하는 두 부부는 기무사가 자신들을 감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불면증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같은 동영상에 등장하는 민주노동당 최석희 민생희망본부 기획실장 역시 합법적인 정당의 활동가지만, 군 조직이 나서서 자신을 감시한다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 도대체, 우리를 왜 따라다녔을까?

기무사 대위의 수첩에는 13명의 일반인의 이름이 등장한다. 대위는 그들 중 몇몇을 미행하며 꼼꼼히 기록했다. 그들의 생년월일, 차 번호는 물론 그들이 나눴던 대화 내용과 심지어 그날 먹은 음식까지 적혀 있다. 특히 신 대위의 수첩 중 1월 8일부터 11일까지의 기록에 연관되어 있는 어린이 그림책 작가 김향수 씨,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간사인 백창화 씨, 인터넷 카페 ‘뜨겁습니다’ 대표 최준혁 씨 등은 재일 민족학교에 어린이 책 보내기 운동을 함께한 사람들. 2003년 3명의 친구들로부터 시작된 이 활동은 2006년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기간에 <재일 민족학교 책 문화 교류사업>으로 선정 되어,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왔다. 2007년, 2008년 연속 서울시 우수 사업으로 선정되기까지 한 활동을 함께했던 사람들이 도대체 왜 기무사의 조사대상이 됐을까?

# 잊혀진 기무사의 약속?

기무사는 이번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의한 수사였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번 사안도 범증 수집을 위해 검찰과 법원의 승인 하 전개된 활동이었다는 것이다. 군 관련 정보기관인 기무사는 20년 전, ‘군의 민간인 사찰’ 논란 끝에 재탄생한 조직이다. 기무사의 전신은 바로 보안사령부. 보안사는 1990년 윤석양 이병의 양심선언으로 1300여 명에 달하는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사찰한다는 사실이 폭로
된 후, 당시 국방부 장관과 보안사령관이 경질되는 등 큰 홍역을 치렀다.

그 후 정치적 목적의 민간인 사찰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보안사는 공식적인 명칭을 국군기무사령부로 개칭, 그 역할은 군 관련 정보 수집 등으로 제한됐다. 그러나 오늘날, 또 다시 불거진 ‘민간인 사찰 의혹’! 과연 ‘민간인 사찰’의 망령은 부활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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