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감’ 살리는 연출, ‘인기가요’ 인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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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감’ 살리는 연출, ‘인기가요’ 인기 비결”
[인터뷰] SBS ‘인기가요’ 박성훈 PD
  • 백혜영 기자
  • 승인 2009.09.15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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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드래곤, 카라, 2NE1, 브라운아이드걸스, FT아일랜드, 룰라…. 새 앨범을 발표하고 첫 컴백 무대로 SBS <인기가요>(연출 박성훈)를 택한 가수들이다. 최근 <인기가요>를 통해 컴백하려는 가수들이 부쩍 늘었다. 시청자 반응 역시 뜨겁다. <인기가요>는 뭔가 다르다는 평이 나온다. 이는 시청률을 통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평균 한 자릿수 시청률을 맴돌던 <인기가요>는 최근 10%대 초반을 기록 중이다. 특히 G-드래곤이 솔로 컴백 무대를 가졌던 지난 달 30일에는 무려 14.1%(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 방송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광고는 ‘완판’이다. <인기가요>가 유독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 박성훈 SBS <인기가요> PD ⓒSBS
박성훈 PD는 최근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리둥절하다”면서도 “<인기가요>가 포인트로 삼는 부분은 분명 있다”고 밝혔다. <인기가요>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다름아닌 ‘리듬감’. 박 PD는 “요즘 가요계는 아이돌 그룹 중심의 빠른 곡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같은 노래를 들어도 리듬감 있게 들리도록 했다”고 말했다.

리듬감을 살리는 쪽으로 가다보니 ‘컷’ 수가 많아졌다. 박 PD는 “스태프 한 명이 재미삼아 세어봤는데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컷수가 1.5배 정도 많더라”고 전했다. 노래의 리듬감을 살리니 안무까지 돋보이는 효과가 났다.

통상 가요 프로그램 연출에서 가사나 멜로디가 기준이 되는 것과 달리 ‘박자’가 그의 기준이 된 데는 대학 때 드럼을 쳤던 경험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드럼을 치는 순간 컷을 자르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난 니가 너무 좋아’라는 가사가 있다면, 보통 ‘좋아’에서 카메라가 들어가지만, 나는 ‘좋’에서 잘라버린다. 드럼 비트에 맞춰 자르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 부분이 신선하다는 평을 받는 것 같다.”

사전 녹화도 <인기가요>를 다르게 만드는 요소다. <인기가요>는 생방송 전 평균 네 곡을 사전 녹화한다. 박 PD는 “사전 녹화를 할 땐 생방송과 전혀 다른 공간처럼 보이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며 “가수들 의견도 듣지만 주로 작가들과 여러 자료를 찾아본 뒤 무대를 연출한다. 그러다보니 뮤직비디오보다 낫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무대 디자인도 세 명이 돌아가며 담당하는 이른바 ‘팀제’로 운영한다. 박 PD는 “책임질 분량이 줄어드는 대신 고민할 부분이 많아지면서 좀 더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며 “그것이 우리 시스템 상 강점”이라고 말했다.

올해 <인기가요>가 가장 빛났을 때는 13인조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소리소리’(Sorry Sorry) 무대를 완벽하게 보여줬을 때. 박 PD는 “처음 슈퍼주니어 안무가 나왔을 때 3사 PD들의 아우성이 대단했다”며 “13명이 동시에 다른 안무를 하는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는 방법은 풀샷으로 보여주는 것 외엔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리듬감’을 살리자는 그의 원칙은 여기서도 적용됐다. 그는 “워낙 매력적인 안무들이 숨어 있어 노래 부르는 사람을 잡지 않고 포인트 안무가 있는 곳을 카메라로 잡았다”며 “그때 센세이셔널하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발전한 경우도 있다. 2PM의 ‘니가 밉다’라는 곡에서 노래 부르는 한 명을 제외한 6명이 턱을 쓸어내리는 안무를 보여준 것이 팬들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끌어냈다. 팬들의 호응에 박 PD는 화면분할을 통해 더 많은 멤버를 보여주고, 노래를 재편집하면서까지 그 부분을 반복해 보여주면서 춤을 추는 멤버 모두를 화면에 잡기도 했다. 그는 “당시 팬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며 “팬들과 소통하는 굉장히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고 소개했다.

박 PD는 마지막으로 “같은 노래라도 <인기가요>에서 보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만들고 싶다. 또 가수들이 <인기가요>에 나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권위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인기가요’ 박성훈 PD, 아이돌그룹 무대 포인트로 삼은 부분은?
★G-드래곤

“G-드래곤은 노래가 끝났을 때 화면에 길게 담아줄수록 카메라 앞에서 노는 친구다. 자신의 카리스마를 눈빛으로 채워준다. 그래서 가능하면 타이트한 앵글을 많이 요구했고, 표정이 중요한 포인트라 빅 클로즈업을 많이 했다. 고개를 들어 눈이 마주쳤을 때 여자들의 심장이 멎도록(웃음).”

★2NE1

“YG 계열 가수들의 장점이 화면을 표정이나 몸짓으로 채워준다는 점이다. 2NE1 역시 어떤 표정을 포인트로 담을지에 많이 신경썼다. 노래를 부르지는 않지만 옆에서 귀여운 표정을 짓는 멤버가 있을 경우 그 멤버를 화면에 잡을 때 느낌이 더 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 돈 캐어’(I don't care)의 경우 스토리 전개가 가능한 뮤지컬적인 곡인데, 멤버들의 표정 포인트를 살려주는 쪽으로 연출했다.”

★2PM

“2PM 안무에는 여자들이 보면 자지러지는 남성미 넘치는 동작들이 있다. 준수가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는 동작이라든가 턱을 쓸어내리는 동작 등 섹시한 남성미가 넘치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다. 노래는 부르고 있지 않지만 동작이 잘 사는 사람 한 명을 가장 적극적으로 잡는다.”

★브라운아이드걸스

“‘아브라카다브라’의 경우 리듬이 독특하다. 계속 반복되는 것 같으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엇박자적 느낌을 주며 리듬감을 극대화하려고 했다. 이른바 ‘시건방 춤’이라고 불리는 부분이 매력 있어 보이도록 한 것이 포인트였다.”

‘인기가요’ MC 우영, 택연 어떻게 되나?

 박성훈 PD는 지난 14일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2PM 멤버인 <인기가요> MC 우영과 택연의 하차설과 관련한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박 PD는 이들의 하차설과 관련 “아직 확실히 말할 수는 있는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제작진 입장에서는 두 명 모두 굉장히 좋은 MC이고 의욕도 대단하기 때문에 본인들이 힘들다고 하더라도 설득하고 부탁해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박 PD는 “지금은 현재 본인들이 겪을 심적 고통이 어떤 건지, JYP에서 어떻게 결정하는지, 여론의 추이는 어떤지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우영, 택연이 몇 주 빠지게 되더라도 당분간 새 MC를 구하지는 않고, 대타 체제로 갈 생각이다. 둘을 기다려주겠다는 뜻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 “정말 안타깝다”면서 “그 누구도 잘못한 사람이 없고, 그 누구도 행복한 사람이 없다. 이 문제가 잘 해결되는 데 어떤 것이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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