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청자위원회, 보수 주도 ‘무색무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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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17일만에 명단 공개 … 손봉호 전 총장 등 보수인사 다수 포진

그동안 명단 공개가 미뤄져 논란이 일었던 KBS 20기 시청자위원회의 모습이 드러났다. 17일 KBS 사보를 통해 공개된 20기 시청자위원 13명은 보수 인사가 다수 포진했고, 방송과 직접 관련이 없는 ‘무색무취’한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 20기 KBS 시청자위원 명단. ⓒKBS사보
면면을 살펴보면 보수적 기독교계 인사인 손봉호 전 동덕여대 총장을 비롯해 전경련, 대한변협, 한국건설문화원 등 보수단체에서 추천한 위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보수 매체비평지를 표방하는 <주간 미디어워치>의 이문원 편집장도 시청자위원에 포함됐다.

이밖에 KBS 출신의 김상준 전 전주총국장은 중견방송인 단체인 여의도클럽의 운영이사를 지냈고, 호천웅 전 청주총국장은 보수단체로 분류되는 대한언론인회 편집위원을 지냈다. 시청자운동이나 언론개혁운동 진영에서 추천한 인사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KBS의 한 PD는 “이번 시청자위원은 보수적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고, 방송과 관련이 없는 ‘무색무취’한 인사들이 대부분”이라며 “손봉호 위원 등 보수 인사들이 의견을 주도하면 위원회가 이를 따라갈 우려가 있다. 방송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것들을 피해 ‘무색무취’해야 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관과 이병순 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다른 KBS 관계자는 “우려대로 보수인사가 다수 포진한 인사들로 시청자위원회가 꾸려져 수신료 인상 국면이나 이병순 사장 연임 정국에서 시청자위원회가 견제 역할을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성원 KBS 노동조합 공정방송실장은 “KBS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인만큼 시청자위원회도 보수, 진보를 동일하게 배분해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번 시청자위원회는 지난해와 비교해 보수적 인사의 비중이 현격히 늘었다. 대표성에 대한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KBS는 17일 오후 4시 본관에서 20기 시청자위원회 위촉식을 진행하고, 위원회는 이어 열리는 첫 정례회의에서 위원장을 호선할 예정이다.

다음은 20기 KBS 시청자위원 명단이다.

△손봉호 전 동덕여대 총장 △김은기 한국사이버대 교수(소비자시민모임 이사) △이문숙 서울사이버대 교수(여성정치세력 민주화연대) △홍수경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부회장(한국공인노무사회 이사) △유미숙 숙명여대 부교수(YMCA 아동청소년 프로그램 자문위원) △최병식 운주문화연구원장(<한국의 고고학> 발행인) △홍승기 대한변협 공보이사(한국엔터테인먼트 법학회 회장) △이문원 주간미디워워치 편집장 △이민규 중앙대 신방대학원장(한국언론인회 이사) △황인학 전경련 상무 △김상준 동아방송예술대 교수(전 KBS 전주총국장) △김수삼 한양대 교수(한국건설문화원 이사장) △호천웅(전 신성대 교수, 전 KBS 청주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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