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인들에게 중국영화라는 개념은 홍콩과 대만을 기반으로 한 쿵후영화와 무협영화 등을 먼저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영화 <부용진>을 시발점으로 하여 장이모우와 첸카이거 감독 등 세계무대를 누비는 거장들이 등장하면서 중국영화는 새로운 모습으로 국제 영화팬들과 만나고 있다.
중국을 찾는 외국영화의 규모도 확대되었다. 중국이 매년 두 자리 수 안팎의 성장을 거듭하면서 중국이야말로 콘텐츠 소비의 메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들은 중국 영화관 입성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중국 영화는 금융위기 속에 2009년 한 해를 맞았다. 산업계에 드리워졌던 것은 올해 영화산업이 참담한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영화시장은 연초부터 도약의 상승물결을 보여주었다. 또한 당초 이와 같은 현상은 ‘설날 연휴 효과’, ‘겨울방학 특수’ 등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깨고 영화시장 매출은 상승가도를 계속 유지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그늘 하에서 중국 영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도리어 고도 성장을 이룩했다.
이를 놓고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이것이 ‘립스틱효과’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불황일수록 여성들이 저렴하면서도 마음의 위안을 찾을 수 있는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고, 결국 립스틱과 같은 상품들이 이전에 비해 오히려 잘 팔린다는 경제현상이다. 하지만 현실시장의 법칙은 경제학 교과서에서 말하듯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과거 수년간 중국영화산업은 연속적으로 고도성장을 이루어 왔으며, 특히 2009년은 중국 문화창의산업 진흥의 해로 일컬어질 만큼 성과를 거두었다. 통계에 따르면 1~6월, 전국적으로 통계가능 범위 내의 영화시장 박스오피스는 23.37억 위안 전후에 도달하여 전년대비 39% 상승하였으며, 관객수는 8240만 명으로 전년대비 20.5% 상승했다.
2009년 상반기 전국을 대상으로 배급된 신작 영화는 80편 전후였으며, 그 중 1억 위안 이상의 박스오피스를 창출한 영화는 수입물과 중국영화를 합하여 모두 8편으로 전년대비 두 배로 늘어났다. 1천만 위안 이상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한 영화는 26편으로 전년대비 28.5% 상승했다.
금융위기 영향 하에 글로벌경제는 침체 상태에 머물러 있으나 문화산업은 오히려 ‘역행적’ 운행현상이 나타났다. 2009년 상반기 중국영화시장은 각별히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고 ‘립스틱효과’는 국내 영화 박스오피스와 인기를 모두 뜨겁게 하여 투자와 소비도 동시에 활발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시장을 달구게 한 요인은 무엇일까?
그 중 하나는 중국 영화제작의 양적 질적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면서 중국문화창의산업은 곧바로 왕성한 생명력을 발휘했으며, 적잖은 고품질 국산영화가 탄생되었다. 특히 연초에 가장 인기를 많이 끌었던 영화는 일반물이 아닌 애니메이션 영화 <시양양과 후이타이랑의 우기충천>이었다. 이는 적은 투자금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로, 오랜 기간 TV시리즈 애니메이션 방영을 통하여 많은 관객을 확보하면서 큰 힘을 받았다. 이 작품은 1월 중순부터 상영되기 시작하여 중급 규모 이상 극장에서 상영된 주기만 해도 60일에 달했으며, 8550만 위안의 박스오피스로 국산 애니메이션영화의 신기록을 작성하였다.
2009년 상반기 1억위안의 박스오피스를 초과한 5편의 중국영화 소재는 역사, 코미디, 멜로 및 재난 등의 장르가 포함되어 있다. 엄숙한 주제를 표현한 영화 <난징! 난징!>은 4월22일에 개봉되어 마케팅을 통한 상업흥행에도 성공하면서 1.68억 위안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하였다. 이는 이와 같은 소재의 중국영화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은 극장, 스크린 및 디지털영화에 대한 투자열기가 점차 뜨거워 지고 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2009년 상반기 전국적으로 증가된 상영시설은 영화관 45개, 스크린 250개였으며, 영화관 당 평균 스크린 수는 5.5개였다.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도시 영화관 투자건설은 중국 영화시장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시키고 제작된 영화에 대한 소화량을 증가시켰다. 또한 이 과정에서의 최대 직접적 수혜자는 중소 규모로 제작된 중국영화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