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가을 개편에서 시사프로그램 <생방송 시사360>을 폐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은 “<시사360> 폐지를 당장 무효화하라”고 촉구했다.
<시사360> PD 10명은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몇달전 제작진과의 회식 자리에서 이병순 사장은 ‘사안의 본질보다 현상이 중요하다’는 등 자신의 언론관을 드러냈다”며 “이는 KBS에서 기자건, PD건 탐사취재는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겠냐? 복잡한 것 말고 관광지나 멋진 풍경을 담아내라던 사장의 제안은 이번 개편으로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우리는 KBS의 역사속에서 이병순 사장이 일으킨 역류의 만행을 기억하고, 언제든 그 만행을 증언하는 증언대에 설 것”이라며 <시사360> 폐지 무효화와 제작진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KBS PD협회, ‘졸속·코드개편 저지’ 비대위 전환 … 사장 항의서신 전달
앞서 KBS PD협회는 지난 25일 개편 ‘졸속·코드개편 저지를 위한 KBS PD협회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했고, 28일 이병순 사장에게 <시사360> 폐지 등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항의서신을 전달했다.
비대위는 지난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TV제작본부장과 편성본부장 면담은 이번 개편이 구체적인 경위조차 확인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작품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밀실에서 만들어낸 졸속·코드개편은 공영방송의 가치를 유린하는 것이며, 수신료 인상마저도 담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 “이병순 사장은 과연 이번 개편안이 정권에 코드를 맞춰 사장 개인의 연임을 보장 받기 위한 졸속·코드 개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왜 KBS가 당신 개인의 연임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PD연합회, “정권 인정받으려 안간힘 쓰는 이병순씨 안쓰럽다”
한편, 한국PD연합회(회장 김덕재)도 28일 성명을 발표해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KBS 관제사장 이병순 씨가 <시사360> 폐지 등을 밀어붙이는 것은, KBS를 MB정부의 관제방송으로 만들어 자신의 연임을 보장받기 위한 것 아니냐”며 “정권으로부터 충성심을 인정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눈물겹고 안쓰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PD연합회는 “이미 KBS는 지난 1년여 동안 언론의 고유역할인 비판기능을 실종하는 등 망가질 만큼 망가졌다”며 “우리는 이병순 씨에게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조용히 자리나 지키고 있기를 진심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