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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PD를 찾아라 10

광산과 삼풍백화점의 그늘
김래호<대전방송 제작부 차장>
l승인1997.06.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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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95년 여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많은 논의가 있었다. 물론 부실 시공을 질타하고 설계와 감리상의 문제를 고발하는 축이 많았다. 한편으로 문화사적인 접근을 통해 우리사회의 급속한 도시화 ·산업화 내지는 배금주의와 물신숭배를 비판하는 글도 있었다(사실 백화점이라는 공간은 온갖 첨단 문명들이 번득거리며 소비의 욕망을 부채질하는 화로가 아니던가? 이글거리는 용광로 속의 자화상을 분석하고 자성하는 내용의 개진들이었다). 이런 와중에 홀연히 나타난 김창선 씨는 매몰 16일의 기억을 되새김질하며 살아남는 양식을 들려주었다.“물을 절대 아끼고, 누군가 옆에 있는 것처럼 중얼거리고 절대 정신을 잃지 말아야….”올해 일흔 두 살의 전직 광부. 67년 금을 캐던 구봉광산에서 매몰되었다가 환생한 장본인이다. 더 이상 갈 데가 없어 막장인생이라는 광부로 충남 청양에 정착하기까지 그는 삶의 굴곡이 많았다. 6·25 동란, 1·4 후퇴, 월남 파병 등 현대사와 점철된 개인사를 몇 차례 들을 수가 있었다. 사실은 ‘광부이야기’의 다큐멘터리 ‘꺼리’를 찾기 위해 접촉해왔던 것이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생명을 담보로 일정한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광부.
|contsmark1|광산에 대하여광부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광산. 우리 나라의 광산 수는 석탄광을 비롯해 금속광산을 합쳐서 약 2천여 개에 달한다. 그러나 광업권이 설정된 광산수가 그렇다는 것이지 미등록 광산까지 합치면 1만여 개가 넘는다는 추정이다. 갑·을·병반으로 광부가 투입되고, 굴진·채광·선광을 통해 생산된 광물은 60·70년대 수출의 원동력이었다. ‘잘살아보세’를 외치며 경제제일주의가 횡행하던 시절 광산경기는 그야말로 노다지판이었다. 그러나 광산이 점차 심부화되면서 채산성이 떨어지고, 후진국의 광물들이 저가로 수입되면서 광업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80년대 후반의 일이었다. 광산의 사택촌에 빨래가 사라지고, 광부들은 뿔뿔이 흩어져 새로운 일터를 찾아 나섰다.문제는 휴·폐광산의 사후처리였다. 사방공사를 통해 폐석을 정리하고, 갱구를 폐쇄해 갱내수 유출을 막는 조치가 당연히 뒤따라야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광산들이 그대로 방치되었던 것이다. 특히 일제시기에 개발된 거개의 금속광들은 이미 60·70년대에 폐광되었지만 가행 당시 모습으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우리 나라보다 광산의 역사가 60여년 앞선 일본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은 군수품의 원자재로 금속광산을 대대적으로 개발하였는데 광해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도야마현의 이따이이따이병은 연·아연을 캐던 폐광산의 산성수가 주범으로 밝혀졌다. 또한 미야자끼현의 도로쿠광산의 비소중독과 아시오광산의 구리중독 등 농작물 피해와 인체에 심각한 질병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런 폐광산의 환경오염을 경험하면서 일본은 지난 74년부터 전국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했고 한해 23억엔의 복구비를 투입하고 있다.실제로 우리 나라에서 지난 93년 경기도 광명시 가학광산 주변 농지에서 재배된 쌀에서 1.09ppm의 카드뮴이 검출돼 충격을 주었다. 이따이이따이병의 쌀의 0.6∼1.1ppm이고 보면 심각성을 알 수 있겠다. 카드뮴, 납, 비소, 아연, 구리 등 중금속은 일부는 생물체 내에서 적은 양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떤 한도를 넘으면 신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게 된다.이러한 휴·폐광산의 수계 및 토양오염 문제를 어떻게 프로그램에 녹아들게 할 것인가? 먼저 객관적인 분석과 결과가 중요했다. 잠복기에 들어간 금속광 주변의 농토와 수계는 얼마나 오염되었는가? 한국자원연구소가 부산 일광광산을, 대전 배재대가 충남 구봉광산을, 제천 세명대가 경기 삼보광산을 각각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가능한 광산주변 주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많이 인서트 했다. ‘복새’, ‘금정’, ‘금방아’, ‘광독’, ‘광꾼’ 등 방언을 뒤섞어가며 폐광산 피해를 털어놓았다. 확실히 문제는 심각했다.진행자 기용문제는 끝까지 발목을 잡았다. 한국의 광업사 약술, 휴·폐광산 오염 실태와 결과, 일본의 경우는 어떤지, 광미 처리· 폐광 산성수처리 기술의 개발 등 전문적인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진행자 문제였다. 결국 녹색연합의 이인현 배달환경연구소장이 출연, 내용을 요약하고 전개될 내용을 제시하기로 했다.삼풍백화점과 광산. 얼핏보면 동떨어진 문제같지만 사실은 한 몸체이다. 삼풍백화점이 욕망의 바벨탑이었다면 광산은 호메로스(homeros)의 황금사슬을 끊어버리는 인간의 행위였다. 자연의 사슬 중 한 고리만 부숴뜨리더라도 만 배의 고리가 끊어지는 충격을 입는다는 황금사슬. 무분별한 개발과 욕망이 판치는 우리 사회 - 자연은 소리 없는 보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contsmar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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