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입맛대로 언론관’ 언제까지…
상태바
청와대 ‘입맛대로 언론관’ 언제까지…
[미디어클리핑] 추석극장가 오락·멜로·액션 3색메뉴
  • 원성윤 기자
  • 승인 2009.10.02 0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석 연휴는 ‘민족의 대이동’으로 전국 민심이 섞이는 기간이다. 정국의 향배를 가늠하는 여론의 분수령이 된다. 여야가 추석 민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그러한 배경을 깔고 있다. <경향신문>은 이번 ‘추석 대화상’에 오를 세종시 건설 사업의 ‘원안’ 수정 여부, 4대강 사업 예산, 정운찬 총리와 이명박 정부 2기 내각, 용산참사 해법 등 ‘4대 의제’의 쟁점을 살펴봤다.

첫 번재는 세종시, 원안이냐 수정이냐. 세종시 논란의 핵심은 중앙행정기관을 원안대로 옮길 것이냐 여부이다. 2005년 여야가 합의 처리한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에 따르면 현 행정부처의 절반이 넘는 9부2처2청을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

여권은 ‘자족기능 부족’을 명분으로 세종시 수정론을 제기하고 있다. 정운찬 총리 인준을 계기로 청와대와 여당은 세종시 수정을 공식화하고 있다. 명분은 자족기능이지만, 핵심은 이전 행정기관을 축소하는 것이다. ‘행정 비효율’을 초래할 행정기관 이전을 축소하고, 대신 대기업·대학교 등을 옮기는 ‘국제과학기업도시’가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두 번째는 4대강 강행, 예산편중 논란이다. 4대강 사업은 환경·생태계 파괴와 대운하 전 단계 논란 이외에도 막대한 재정 투입으로 2010년도 예산안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총 사업비 22조2000억원 중 5조4000억원을 편성했다. 내년에만 4대강 사업비 가운데 3조2000억원을 한국수자원공사에 떠넘기는 ‘변칙’과 국가재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총 사업비의 90%가량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데서 보듯, 강행 의지가 확고하다. 하지만 한정된 재원 속에서 4대강 예산 확보에 나서면서 서민지원용 교육·복지·일자리 예산과 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축소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세 번째는 ‘위장 전입’ 2기 내각 출범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운찬 총리와 5명의 장관을 임명하면서 ‘이명박 정부 2기 내각’이 출범했다. 청와대는 ‘9·3 개각’을 통해 중도실용의 ‘명품 인사’를 강조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도덕적 흠결이 드러나면서 ‘위장전입 내각’이라는 별칭을 안고 출발하게 됐다. 정 총리는 청문회 과정에서 세금 탈루와 스폰서 의혹, 병역기피 의혹 등이 제기됐다. 결국 국회 인준에서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재적 의원 중 56.6%만이 찬성했다.

네 번째는 용산참사다. 8개월 넘게 방치되고 있다. 지난 1월20일 발생한 용산참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8개월이 넘도록 희생자들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용산참사는 생존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철거민들을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함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사회적 약자 배려 부족’을 상징한다. 정부는 공개적 사과는 물론 유가족들과의 대화·협상을 회피하고, 법원이 검찰에 수사기록 공개를 결정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 용산참사의 원인은 철거민들의 과격 시위에 있고, 용산 재개발 문제는 당사자간 해결이 원칙이며 ‘정부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입맛대로 언론관’…일방통행 회견 언제까지
국민 관심사보다 대통령이 하고싶은 말만 쏟아내

지난 30일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에서 정국 최대현안이었던 세종시 관련 질문이 배제된 것을 계기로 청와대가 그동안 보여온 ‘입맛대로’ 언론관이 도마에 올랐다.<한겨레>는 이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이 “‘하고싶은 말’만 하려는 청와대의 일방통행식 홍보 의식이 드러난 대표적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번 기자회견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흐릴 수 있는 기타 현안 질문에는 극도로 거부감을 보였다. 세종시에 대한 청와대 입장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 언급이 나올 경우 언론보도에서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뒷전으로 밀릴 것을 우려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선 이 대통령의 답변이 궁색했던 사정도 작용한 것 같다. 결국, 1년3개월만에 모처럼 열린 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듣고 싶은 것’은 외면당하고,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무성했다.

이 대통령이 2주에 한 번씩 하고 있는 라디오·인터넷 연설도 일방통행식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국민들에 설명하고 소통하겠다는 게 라디오·인터넷 연설의 취지지만,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쟁점에 대해서는 말이 없고 주로 정부 정책 홍보와 정치권 비판 등에 할애하고 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쌍방향 소통의 기회인 기자회견이나 국내 언론 인터뷰에는 매우 인색하다.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지난해 쇠고기 촛불시위 때인 5월과 6월에 이어 지난 30일까지 취임 1년7개월 동안 모두 세 차례 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잦은 기자회견과 도발적 언행으로 논란이 됐지만, 이 대통령은 아예 국민 앞에 서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

▲ 한겨레 10월 2일 4면
이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도 ‘입맛대로’ 골라서 한다. 당선인 시절 <동아일보>를 시작으로, 취임 뒤 <매일경제> <조선일보> <연합뉴스> 순서로 했지만 비판적 언론과는 인터뷰를 피하고 있다. 또 국내 언론과 인터뷰할 때마다 외국 언론과 합동인터뷰 형식을 취했다. 국내 특정 언론사하고만 인터뷰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고, 국제적인 홍보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반면 이 대통령은 외국 순방 때마다 ‘외국에 한국을 알릴 기회’라는 명분으로 외국 언론 인터뷰나 기고를 활발히 해왔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문제 발언’에 뒤늦게 비보도 요청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 동포간담회에서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내에 부자가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 적 있다. 당시 주가 폭락으로 경제위기감이 고조되던 현실에서 논란을 우려한 청와대는 동행한 기자들에게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물의를 빚었다.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제한하려는 시도도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 때 방송·신문 카메라는 물론 신문 취재기자들의 취재까지 전면 봉쇄했다. 청와대 출입 방송 카메라 기자 수를 줄이려는 문제가 주된 배경이었지만,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회동에서 자칫 어색한 모습이 언론에 직접 공개되는 것을 꺼린 탓도 있었던 것 같다.

청와대는 최근 2명의 기자가 출입하고 있는 일부 신문사에 “출입기자를 한 명으로 줄여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각 언론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일을 청와대가 압박하는 모양새다. 지난 8월말 조직개편에서 홍보수석실을 만들고 대변인을 2명 두는 등 홍보 조직과 인력은 키워놓고 행태는 거꾸로 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손사래에…기자들 ‘침묵의 카르텔’

이어 <한겨레>는 이명박 대통령의 30일 기자회견에서 최대 정치·사회적 쟁점인 세종시 문제가 전혀 언급되지 않은 데에는 “세종시 관련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인 기자들의 문제도 크다고도 지적했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청와대 홍보수석실과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질문 개수와 내용에 대해 사전조율을 했다. 사전조율은 과거 정부에서도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양쪽의 협의 과정에서 종합지, 방송, 경제지, 지방지, 외신에 각각 하나씩의 질문 기회를 주기로 했다. 방송과 외신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경제지와 지방지는 경제·친서민 정책, 종합지는 국내 현안을 묻기로 역할 분담이 됐다.

국내 현안과 관련해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최대 현안인 세종시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입장을 묻기로 의견을 모으고, 이를 지난 29일 홍보수석실에 알렸다. 그러나 홍보수석실에서는 “세종시 문제는 질문지를 주더라도 답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질문으로 대체해줄 것을 기자들에게 요청했다. 대답하기 난처한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또 이번 기자회견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를 설명하는 자리인데, 휘발성이 강한 세종시 문답이 이뤄질 경우 기자회견 의도가 망가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기자회견에서 최대 현안을 다루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세종시 질문 의사를 밝혔지만, 청와대는 난색을 표하며 ‘협조’를 구했다. 기자들은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세종시 답변을 듣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큰 논쟁 없이 이를 수용했다. “왜 질문 기회조차 막느냐”며 강력하게 항의한 기자는 없었다. <한겨레>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질문은 ‘개헌 및 선거제도 개편’으로 결정됐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예정보다 시간이 남자 즉석에서 기자 한 명에게 질문 기회가 추가됐으나, ‘북핵과 그랜드 바겐’ 질문이었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에 대한 답변을 아예 안 하거나 원론적 언급을 하고 넘어갈 수는 있을지언정, 최소한 기자들이 국민적 관심 사항에 대해 질문하는 것조차 포기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참모들에게 “기자들이 적절하게 질문을 해줘서, 강조하고 싶은 점을 잘 설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 대통령과 기자들 각본없이 날선 공방

백악관에선 어떻게할까. 사전조율없이 뜨거운 현안 캐묻는다. 대통령엔 언론사·질문자 선택권만 주어진다.

“대통령, 당신의 이라크 침공 결정으로 수천명의 미군과 이라크인들이 죽었다. (당신이 제시한) 모든 침공 이유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라크를 침공한 진짜 이유가 뭔가.”(헬렌 토머스)

“이라크는 적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했다. 그게 이유다.”(조지 부시)

“이라크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헬렌)

“그들은 했다. 탈레반은 알카에다에 피난처를 제공했다.”(부시)

“그건 (아프가니스탄이지) 이라크가 아니다.”(헬렌)

“헬렌, 내 말을 끊지 마라. 나는 이라크에서도 (아프가니스탄과) 똑같은 위협을 봤다.”(부시)

2006년 3월21일 백악관서 열린 기자회견의 한 장면이다.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과 <유피아이(UPI)> 백악관 출입기자 헬렌 토머스(89) 사이에 벌어진, 논쟁에 가까운 질의응답은 텔레비전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됐다. 토머스는 부시의 가장 아픈 대목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웃으면서 기자회견을 시작한 부시의 얼굴은 이내 굳어져 버렸다. 이런 정도의 가시돋친 설전이 자주 있는 건 아니지만, 대통령을 곤경에 빠뜨리는 질문은 백악관 회견장에선 흔히 접할 수 있다.

<한겨레>는 “미국에서 대통령 기자회견의 질문을 백악관과 출입기자단이 미리 조정하는 일은 없다”며 “질문 내용은 취재기자 스스로 정한다. 그러니 그 시점의 가장 예민한 현안들이 기자회견장에 다 올라온다. 어느 자리에서도 미국 대통령은 핵심 이슈에 대한 질문을 피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통령에게도 나름의 ‘방어권’은 있다. 질문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다. 여기에도 오랜 관행이 있다. 전통적으로 <에이피(AP)>나 <유피아이> 등 통신사, 공중파 방송, 케이블 방송, <뉴욕타임스> 등 유력 신문 순으로 질문자를 택하고 지방신문 등 군소 언론을 맨 마지막에 지명한다. 그러나 대통령 성향에 따라 이 관행은 가끔 무시된다.

부시 대통령은 보수 언론사 기자들을 질문자로 주로 지목하고 헬렌처럼 껄끄러운 이는 일부러 피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월, 취임 후 두번째 기자회견에서 유력 언론사가 아닌 군소 언론사를 주로 선택했다.

靑 “네티즌과 상호 소통 강화” 홈피에 ‘소통마당’ 개설

<한국일보>는 청와대가 1일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www.president.go.kr)를 네티즌과의 상호 소통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개편된 홈페이지 첫 화면에 ‘소통마당’코너를 개설,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글 가운데 답변이 필요한 내용을 골라 청와대 참모들이 직접 글을 띄우게 했다.

개편 첫날 소통마당에는 이른바 ‘나영이 사건’과 관련해 최근 게시판에 폭주하고 있는 네티즌 의견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낀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달 30일 국무회의 발언 등이 올랐다. 또 ‘내 앨범 속의 대통령’ 메뉴를 신설, 네티즌들이 갖고 있는 이 대통령 관련 사진을 게시할 수 있도록 했으며,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이슈별로 찾고 싶은 부문을 쉽게 클릭할 수 있도록 자유게시판 태그 기능을 추가했다.

대신 저작권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 ‘외신동향’ 메뉴는 이번 개편에서 폐지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터넷 홈페이지 메뉴별 트래픽(통신량)을 꾸준히 체크한 결과 자유게시판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문광부 “신문고시 ‘유가부수 기준’ 개정 타진”
“공정위가 정리할 필요”…현행은 20%만 무가지·경품 인정

문화체육관광부가 신문 유가부수 기준을 구독료 정가의 80%에서 50%로 낮춘 신문잡지부수공사기구(한국ABC협회)의 ‘시행세칙’(9월30일) 내용을 반영한 신문고시 개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화부 고위 관계자는 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유가부수 기준을 완화한) ABC협회의 자율적 결정 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달해 신문고시와 상충되는 측면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며 “현재 공정위와 의사 타진 단계”라고 말했다. 부수공사기구가 유가부수 기준을 80%에서 50%로 완화하면서 20%까지만 무가지와 경품을 인정해온 현행 신문고시와 충돌이 발생한다는 이유다. 공정위가 문화부 제안을 받아들이면 ‘신문고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조처’란 비판을 받고 있는 부수공사기구의 유가부수 기준 완화를 제도적으로 공식화하는 셈이다.

신문고시 사문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문화부 쪽이 이런 견해를 밝힘에 따라 정부가 신문시장 혼탁을 방치한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공정위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14일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구독료 20% 내에서만 무가지를 뿌릴 수 있는 유료신문은 아무런 규제가 없는 지하철역 앞 무가지에 견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문고시 유지라는 기본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개정 가능성에 대해선 뚜렷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ABC협회 결정으로 구독료를 절반만 받아도 유가부수로 인정해주도록 한 데 이어 ‘신문고시 또한 굳이 무가지 기준을 20%로 제한할 이유가 없다’며 개정을 강제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석극장가 오락·멜로·액션 3색메뉴

<경향신문>은 추석 극장가 추천 영화로 각각 김명민·하지원 주연의 <내사랑 내곁에>, 수애·조승우 주연의 <불꽃처럼 나비처럼>, 미국 뮤지컬 영화 <페임>을 추석 영화로 내놓았다. 추석을 한 주 앞두고 나란히 개봉한 이 영화들은 첫 주말 <내사랑 내곁에> <불꽃처럼 나비처럼> <페임> 순으로 관객을 동원했다. <내사랑 내곁에>는 루게릭병 환자를 연기한 김명민의 20㎏ 감량 투혼이 얼마나 많은 관객을 사로잡을지가 향후 관건이며,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지방에서 인기 많은 사극이라는 부분이 장점이다. <페임>은 1980년에 개봉한 원작의 팬과 신세대 팬을 모두 끌어들인다는 것이 목표다.

김영애가 불치병을 앓는 어머니, 최강희가 철없는 딸로 나와 관객의 누선(淚腺)을 자극하는 <애자>는 지난달 9일 개봉해 인기가 여전하다. 개봉 첫주에는 <국가대표>에 밀리더니 2주차에 들어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는 뒷심을 보였다. 관객 120만명 이상을 모아 손익분기점을 이미 넘겼으며, 입소문에 힘입어 스크린 수를 유지하고 있다.

<나는 갈매기>는 포스트시즌에 돌입한 야구팬, 특히 롯데 자이언츠의 팬을 위한 영화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야구장 안팎 생활과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을 담았다. 4번타자 이대호 선수는 <해운대> 특별출연에 이어 올해에만 2편의 영화에 얼굴을 비친 셈이다.

<써로게이트>는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SF 영화다. 인간이 자신의 집에 누워 있으면, 인간 운영자를 빼닮았으나 신체적 능력은 더 뛰어난 로봇 ‘써로게이트’가 활동하는 미래 사회. 써로게이트가 파괴되는 동시에 운영자인 인간까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형사 브루스 윌리스가 수사에 나선다. 써로게이트는 운영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자신의 모습과 닮았는데, 대머리가 된 지 오래인 브루스 윌리스가 탐스러운 금발과 탱탱한 피부를 가진 것으로 설정돼 웃음을 자아낸다.

▲ 경향신문 10월 2일 16면
<벨라>는 만든 이의 의도와 표현이 모두 ‘착한’ 영화다. 불의의 사고를 낸 뒤 꿈을 잃고 살아가는 축구선수, 원치 않은 임신을 했다가 직장을 잃고 낙태까지 생각하는 웨이트리스가 함께 희망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는 내용이다. 저예산으로 제작됐으나 미국에서 장기 상영되며 상업적 성공까지 거뒀다.

이밖에 <300>을 통해 21세의 ‘마초’로 자리잡은 제라드 버틀러가 출연한 <게이머>, 공포영화 시리즈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폭력적인 프로그램은 ‘이경규의 복불복쇼’”
밝은 청소년 지원센터 지적 KBS ‘개그콘서트’는 선정적

“교육적 배려가 전혀 없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연출로 청소년들의 정신과 마음을 좀먹고 있다.”

<조선일보>는 사단법인 밝은 청소년 지원센터가 지난 7월 13일부터 8월 9일까지 4주간 청소년 시청률이 높은 지상파·케이블 방송 오락 프로그램 41개에 대한 모니터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폭력적인 프로그램은 MBC <개그야>(지상파)와 MBC 에브리원 <이경규의 복불복쇼>(케이블)였으며, 가장 선정적인 프로그램은 KBS 2TV <개그 콘서트>(지상파)와 tvN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케이블)였다.

언어폭력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부적절한 언어를 제재해야 할 제작자들이 오히려 앞장서 자막으로 언어폭력의 쐐기를 박고 있다”며 “‘저질 폐활량’, ‘국민할머니 김태원’, ‘지나친 딸랑딸랑’, ‘또 낄 때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 등의 자막으로 출연자를 모욕하는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물리적 폭력이 벌칙 수행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이경규의 복불복쇼>의 경우, '지렁이 수프 먹기' 등의 벌칙을 주는데 이는 출연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시청자에게 혐오감을 준다”며 “또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멱살을 잡거나 때리고 침을 뱉는 등의 위협적인 행동이 자주 나온다”고 밝혔다.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에 대해서는 “마른 몸에 큰 가슴을 가진 재수탱이를 발견했어요”, “굿거리장단에 맞춰 거시기를 털어요” 등의 저속한 표현이 문제로 지적됐다. 밝은 청소년 지원센터는 “최근 중년 여성 연예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의 패널로 자주 출연하는데 성적인 언어를 거침없이 내뱉는 역할을 맡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는 프로그램의 선정성을 높이기 위해 중년 여성의 이미지를 희화화하고 부정적으로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드 최신 시리즈, 한국서도 동시에 본다
케이블 tvN ‘포가튼’ 등 편성

국내 케이블 채널을 통해 소개되는 최신 미드(미국 드라마)는 대개 미국에서 방영된 지 6개월쯤 지난 것들. 그래서 열혈 팬들은 인터넷을 통해 불법 다운로드를 받으며 ‘범법자’ 신세를 자처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블 채널 tvN이 한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현재 미국에서 방영되고 있는 최신 시리즈를 동시 편성하는 것. 이 시리즈들은 오는 19일부터 ‘tvN 퍼스트 클래스 존’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월~목요일 오후 8시 방송될 예정이다.

사이먼 베이커가 주인공으로 나선 심리 수사물 <멘탈리스트 2>(CBS), 크리스찬 슬레이터를 앞세운 제리 브룩하이머 사단의 또 다른 수사물 <포가튼>(ABC), 한 스페인어 교사가 교내 오합지졸 학생들을 모아 최고의 합창단으로 변모시키는 과정을 담은 <글리>(FOX), 시트콤 <프렌즈> 시리즈의 커트니 콕스를 만날 수 있는 코미디 <쿠거 타운>(ABC) 등이 월~목요일 편성된다.

tvN 이덕재 채널팀장은 “최신 미드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한·미 같은 시즌 편성을 계획했다”며 “이를 통해 불법 다운로드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각종 음원 차트 휩쓰는 박효신

데뷔한 지 어느덧 10년. 그도 이젠 눈물을 보이지 않아도 슬픔을 노래하는 법을 터득한 걸까. 박효신(28)의 새 노래 ‘사랑한 후에’는 체온이 아직 희미하게 남아 있는 빈 의자 같다. 여백이 느껴지는 쓸쓸한 목소리. 예전처럼 감정을 쥐어짜듯 휘몰아치던 ‘소몰이 창법’은 온데간데없다.

대중은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각종 음원 차트 1위. 가을이 내려앉은 거리엔 박효신의 새 노래가 반복해서 울려 퍼진다. <조선일보>는 박효신 인터뷰를 통해 “이전 소속사와의 긴 분쟁을 끝내고 2년반 만에 돌아왔다”며 “홍역이라도 치른 듯 살이 내린 얼굴이었지만 표정만은 편안했다”고 전했다.

1999년 ‘해줄 수 없는 일’로 데뷔, ‘동경’‘바보’ ‘좋은 사람’ ‘눈의 꽃’ 등을 히트시킨 박효신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가수가 될 생각은 없었다. 유난히 말이 없고 내성적이었던 소년은 그저 교실 한 구석을 묵묵히 지키며 작은 탈출을 꿈꿨다. 부모의 이혼 이후 감당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던 17살, 노래로 애써 현실을 잊으려 했다. 그를 가요제에 내보낸 건 친구들이었다. 각종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고 오디션까지 통과하면서 소속사와 첫 계약을 맺었다. 박효신은 “처음 데뷔 앨범이 나왔을 땐 믿어지지 않아 여러 번 눈을 비볐다”고 했다.

▲ 조선일보 10월 2일 17면
행복했던 출발. 하지만 지난 10년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너무 어린 나이에 데뷔한 탓인지 소속사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혼자 회사를 차렸다가 실패한 적도 있다. 예전 소속사가 베스트 앨범과 라이브 앨범을 내놓는 바람에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박효신은 “행복했던 기억보단 아파했던 기억이 사실 더 많다”고 말했다.

음악을 피해 다녔다지만 그를 결국 일으켜 세운 것도 음악이다. 어느 화창한 오후 답답증에 차를 몰고 거리를 나섰는데 갑자기 미치도록 음악이 듣고 싶었다. “차에서 CD 하나를 찾아냈어요. 틀어놓고 의자에 기대앉아 있는데 눈물이 쏟아지는 거예요. 정말 바보처럼 숨도 못 쉬고 울었죠.”

6집 앨범을 구상한 것도 이날 이후부터다. 앨범에 수록된 노래 ‘기프트(Gift)’의 가사엔 이런 그의 심경이 잘 담겨 있다. ‘누가 뭐래도 나는 약하지 않다고 눈물로 참던 날들 나를 모르고 나를 말하는 얘기도 듣고 싶지 않았어 (중략)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여기가 또 어디쯤인지 고개를 든 순간에 오늘의 하늘은 내게 누군가가 두고 간 선물 같아….’

오는 16~18일엔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도 연다. 무대에 서는 인원만 100여명. 연습부터 아예 중강당, 대공연장에서 시작하는 대규모 공연이다. 박효신은 “남들과 똑같은 노래를 반복하는 모습은 보여 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제야 조금 알겠어요. 음악도 인생도, 참고 기다린 만큼 더 많은 걸 가르쳐 준다는 걸. 이렇게 저도 어른이 되나봐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