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기금 압박, 최시중 위원장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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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국감] 청와대, 통신사에 수백억 기금 압박 논란

청와대 방송정보통신비서관실 소속 P모 행정관이 지난 8월 KT와 SKT, LGT 등 통신 3사 대외협력 담당 임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KoDiMa·이하 코디마)에 250억원의 기금 출연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P모 행정관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융합정책과장 출신으로 지난 5월 청와대에 파견된 인물이다. 이와 관련해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의 방통위 국감에서 “민간 임의기구에 대한 기금 출연을 위해 청와대가 앞장서고 방통위도 동의한 듯한 모양새를 보인 것과 관련해 최시중 위원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서울대동문회보
전 의원이 이날 국감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코디마는 지난 2008년 창립 직후 통신 3사로부터 20억원의 기부금을 협회 운영비 명목으로 징수했고 올해도 같은 액수의 기부금을 징수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P모 행정관이 지난 8월 초 통신 3사 대외협력 임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KT와 SKT에 100억원, LGT에 50억원의 기금 출연을 요구한 것이다.

전 의원은 “김인규 회장은 이 대통령 특보 출신으로 차기 KBS 사장, 차기 방통위원장설까지 나돌고 있는 실세이며, 코디마 사무총장 역시 이 대통령의 불교 및 장애인 상대 선거 유세 활동을 한 이력이 있다”며 “한 마디로 코디마는 ‘MB낙하산 집합소’, 위인설협(爲人設協: 특정인을 위해 마련한 협회)으로, 청와대가 나서 통신 3사를 압박해 수백억원을 뜯어내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특히 “P모 행정관은 (기금 관련 내용이) 지난해부터 나온 얘기로 이를 성사시키려 노력하다 지난 8월 청와대로 통신 3사의 임원들을 불렀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방통위원장이 모르는 얘기일 리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코디마 출범 이후 어떻게 운영을 할지, 재원 문제 등과 관련해선 관계자들이 협의를 했을 것이고 저는 내용을 분명히 모르기 때문에 답하기가 어렵다”면서도 “수백억원을 뜯어내려고 한다는 표현은 좀 그렇다. 모금을 하려 한 게 아니겠냐. 옳고 그름에 대해 (제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장세환 민주당 의원은 “(코디마 기금 출연 고민이) 청와대 행정관 개인의 고민이진 않았을 것 아닌가. 방통위원장으로부터 내려온 고민일 것이고 최소한 청와대 수석으로부터의 지시 혹은 교감 정도는 있었을 것”이라며 “진상을 조사한 후 파면조치 할 의사가 있냐. 또 대통령의 사과를 건의할 생각이 있냐”고 따져 물었다.

최 위원장은 “아직 진상 파악을 못한 상황으로,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그에 대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무엇보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김인규 회장이 사임하는 게 우선”이라며 “방통위원장이 코디마 회장으로 김인규씨를 영입할 때 알선 혹은 권고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사태가 벌어진 만큼) 사임을 권유하는 것도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최 위원장은 “여러 제안, 지적들과 관련해 종합적인 검토를 다시 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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