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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국감서 여당 집중포화…사무총장제 신설 요구 본색?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7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방통위가 지난 9월 야당 추천 상임위원인 이경자 위원을 부위원장으로 선임한 것과 관련해 잇달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방통위가 방송·통신 정책에 대한 규제와 진흥 기능을 동시에 담당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통신 정책 진흥 등에 있어 야당 추천 부위원장 인선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이 해법으로 차관급 사무총장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 민주당 의원들은 “사실상 여야 4대 2 구조의 방통위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여당 “방통위 정책 집행에 있어 여야 입장 다르냐”더니…

▲ 이경자 방통위 부위원장
야당 추천 부위원장 선임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한 이는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이다. 그는 “방통위에 여야가 따로 있나. 정책을 집행하는데 있어 여당 추천 상임위원의 입장이 다르고 야당 추천 상임위원의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같은 당의 강승규 의원은 “야당 추천 부위원장이 차관회의에 참여해 진흥 정책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야당 추천 부위원장이 정부와의 입장 조율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방통위에 여야가 따로 있냐고 따지던 정 의원과는 온도차를 보이는 발언이다.

강 의원은 이어 “안형환 의원이 방통위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차관급 사무총장을 신설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낸 바 있다”며 해당 논의를 방통위법 개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방통위가 지난 9월 야당 측 이경자 상임위원을 부위원장으로 선임했을 당시 방통위 안팎에선 방통위원장이 임명하는 차관급 사무총장제 신설을 위한 일종의 타협이란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사무총장 신설은 방통위의 설립 취지와 기본을 뒤흔들 수 있는 문제”라며 “정파성의 요소가 있기 때문에 여야와 대통령 추천 2대 2대 1의 비율로 방통위 상임위원을 구성, 여야의 견해가 팽팽히 맞서게 함으로써 균형을 이뤄 방통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려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야당 추천 상임위원이 부위원장을 맡도록 하는 것은 이미 방통위법을 제정할 당시 법에만 기록하지 않았을 뿐 여야가 합의한 내용”이라며 “최시중 위원장이 늦게라도 약속을 지킨 일인 만큼 더 이상 논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규제 기구라는 측면에서 방통위가 2대 2대 1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이런 면에서 야당 추천 부위원장 선임도 가능하지만, 정책을 진흥 측면에선 다른 정부 부처와 협의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야당 추천 부위원장이 아닌 차관급 사무총장을 신설할 수밖에 없다. 차관급 사무총장을 신설한다 하여 여야 균형이 깨지는 게 아니다. 사무총장은 위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여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야당 추천 부위원장이라고 해서 야당을 대변하는 것처럼 말하는 건 사리에 맞지 않다”며 “방통위 회의나 업무 등을 수행하는데 편파적으로 여야를 나누면 되레 지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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