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섭정’에 휘둘리는 허수아비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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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섭정’에 휘둘리는 허수아비 꼴”
MBC노조 7일 성명…“수렴청정 즉각 중단하라”
  • 김고은 기자
  • 승인 2009.10.08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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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 이하 방문진)가 단체협약 개정과 시사프로그램 통폐합을 요구하는 등 ‘MBC 흔들기’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상모 이사에 이어 MBC노조가 방문진의 과도한 경영 간섭을 비판하고 나섰다.

방문진 정상모 이사는 지난 7일 방문진 이사회 도중 회의장을 나와 기자회견을 열고 “MBC가 방송 민주화 이후 최대의 경영 및 편성권 침해 위기를 맞고 있다”며 “방문진은 MBC에 대한 섭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2주에 한 번씩 엄기영 사장이 ‘뉴 MBC 플랜’ 이행 상황을 방문진에 보고하도록 한 것 역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난 8월 19~20일 이사회를 열고 MBC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PD저널
이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도 이날 ‘방문진은 수렴청정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정 이사의 지적대로 김우룡 이사장 이하 현 방문진의 여당 측 이사들은 MBC를 제 손바닥 위에 놓고 흔들며, 이들이 언론 자유를 훼손시킬 것이란 우려를 현실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죽하면 ‘김우룡이 사장, 엄기영이 이사’란 말까지 나와”

현 8기 방문진은 MBC 경영진에 대해 단체협약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꿔야 할지를 지적하는가 하면, 노사 합의체인 미래위원회가 노사 동수로 구성된 것까지 문제 삼고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뉴스후〉 등 시사프로그램의 통폐합을 요구하며 압박을 가해 왔다. 또 최근 신사옥 이전 계획과 관련해 실무 담당자들을 불러 직접 보고를 듣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우룡 이사장은 신사옥과 관련해 직접 수시 점검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노조는 “이를 위해 방문진은 거액을 받는 신사옥 자문위원을 8명이나 위촉했다”며 “어려운 살림살이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MBC에 하나라도 보탬이 되겠다는 노력은커녕, 거마비라도 챙기려는 듯 매주 회의를 열어 경영진을 불러들이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인심 쓰듯 외부 인사들의 주머니까지 챙겨주니 탄식을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요즘 MBC는 김우룡이 사장이고, 엄기영이 이사’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라며 “이러한 굴욕적인 말까지 나오게 된 데는 엄사장 이하 경영진의 책임도 크다”고 꼬집었다. 이어 “방문진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항의 한마디 없이 저자세로 일관하니 ‘섭정’에 휘둘리는 허수아비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 같은 복지부동의 행보가 MBC 구성원들에게 얼마만큼 큰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는지 직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법이 방문진에게 부여한 임무는 방송의 공적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방송의 공적책임이란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켜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방송의 공적책임’에 편성권과 경영권에 대한 침해와 간섭은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하며 “당장 그 오만한 행태를 멈춰라. 그렇지 않으면 MBC 전 구성원들의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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