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이시네요>는 인기 아이돌 그룹 A.N.JELL의 멤버로 뽑힌 오빠 고미남이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활동하지 못하게 되자 여동생 고미녀가 A.N.JELL 멤버로 대신 들어간다는 설정이다. 자연스럽게 박신혜는 고미녀에서 고미남이 돼 남장여자를 연기한다. 극중 고미녀는 A.N.JELL 그룹 멤버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 팬들 모두를 ‘속여야’ 한다. 자신이 여자라는 것이 탄로 나면 모든 게 끝이다.
그런데 현재 2회까지 방송된 <미남이시네요>에서 보여준 박신혜의 연기는 남자라기보다는 귀여운 ‘소녀’에 가깝다.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가슴에 압박붕대를 매는 등 겉모습은 남자로 꾸몄지만, 목소리, 말투, 행동은 자세히 보지 않아도 그냥 딱 여자다. 단순히 ‘예쁜 남자’라고 봐주기에도 부족한 면이 있다는 얘기다.
일단 박신혜는 고미녀와 고미남일 때 목소리 톤 자체에 차이가 없다. 윤은혜나 문근영은 남장여자를 연기하기 위해 일부러 다소 두껍고 굵은 목소리를 냈지만, 박신혜는 자신의 목소리를 그대로 갖고 남장여자를 연기한다.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말투도 남자라기보다는 어린 여자아이로 보이게 한다.
이 때문에 극중 다른 인물들이 박신혜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자체에서 설득력이 떨어지고 만다. 물론 극중 제르미(이홍기 분)가 “저 녀석 참 묘하다”며 여자 같은 고미녀의 모습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뿐이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어떻게 고미남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수 있지?” 하는 의문이 떠나지 않는 것이다. 박신혜의 연기는 뛰어나지만, 남자 같지 않은 모습으로 남자를 연기하는 모습은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
2회에서 벌써 고미녀는 A.N.JELL 멤버 두 명에게 여자라는 사실을 들켰다. 물론 여성스러운 고미녀의 모습 때문은 아니다.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매니저, 코디 등과 얘기하는 장면을 이들이 우연히 들었기 때문이다.
당초 수녀가 되고자 했던, 너무나도 여성스러운 고미녀가 하루아침에 완벽한 남자 모습을 갖추는 것 자체가 극 전개상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남자라고 속여야 하는 역할이라면, 단순히 겉모습에서뿐 아니라 목소리, 말투, 행동 등에서도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나왔다면 더 설득력 있지 않았을까.
<미남이시네요>는 아이돌 그룹이 극중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소녀팬들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실제 아이돌 그룹 출신인 FT아일랜드 이홍기, 애프터스쿨 유이 등이 출연하고, 만화 같은 설정과 대사 그리고 비교적 빠른 전개는 극의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다. <쾌도 홍길동>, <환상의 커플>, <마이걸>, <쾌걸춘향> 등을 집필했던 홍자매(홍정은, 홍미란)가 극본을 맡은 점도 기대감을 더한다. 그러나 박신혜의 남장여자 연기가 2% 아쉬움을 남긴다. 이제 막 첫 발을 뗐으니 앞으로 펼쳐질 내용에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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