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구성원들 ‘방문진 반대’ 기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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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기자·기술인협회 줄줄이 성명…“방송장악 되풀이 안돼”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 이하 방문진)가 단체협약 개정과 시사프로그램 통폐합을 요구하고 MBC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해 경영권 및 편성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방문진에 대한 MBC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MBC 노조에 이어 PD협회와 기자회, 기술인협회 등 각 직능단체들은 잇따라 방문진을 성토하는 성명을 내고 현 8기 방문진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일부 부적격 인사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MBC 기술인협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MBC의 자율성과 독립성 확보에 최우선의 가치를 부여해야 할 방문진이 오히려 한 무리의 점령군처럼 MBC의 공정성과 자율성, 독립성을 짓밟으려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MBC
이들은 “방문진 이사들의 언론의 사회적 책무를 망각하고 정권의 홍위병처럼 정권의 입맛에 맞는 관제방송화 하려는 일련의 발언들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굴종과 야합으로 가득 찬 과거의 방송장악의 역사를 우리는 더 이상 되풀이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MBC PD협회도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방문진이 일부 이사들의 발언들을 통해 MBC의 편성과 제작에 개입하려고 시도하는데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영·프로그램 압력 행사 계속하면 퇴진 요구도 불사”

이들은 또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방송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며 경영진을 흔드는 방문진의 행태도 참을 수 없다”며 “말도 안 되는 검찰의 명예훼손 수사를 근거로 이념의 딱지를 붙이고, 왜곡방송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과연 MBC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키겠다고 다짐할 자격이 있는 자들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초래된 것에 현 경영진에게도 책임이 있다”면서 “경영진은 스스로의 책임을 미루지 말고 방문진의 무분별한 요구에 대해 분명한 입장표명을 할 것을 촉구한다. 그것은 방문진에 보이려 애쓰는 과잉 보고가 아니라, 구성원과 함께 MBC의 현재를 곧추세우고 미래를 열어나가는 지혜와 용기를 모으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기자회도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김광동 방문진 이사가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뉴스 후〉 등 MBC 시사프로그램이 대동소이하다며 통폐합을 주장한데 대해 “방문진 이사가 내뱉는 상식 이하의 발언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김 이사가 과거 언론 통폐합을 주도했던 전두환 군사정권의 안기부장 출신인 안무혁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했었고, 지금도 안무혁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 극우단체의 부원장으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크게 놀랄 것도 아니”라며 “그러나 일단 방문진 이사로 선임이 됐으면 그에 맞게 일을 해야지 여전히 극우단체 일원이나 정권의 홍위병 수준의 말을 내뱉어 방문진의 위상을 떨어뜨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MBC를 지키는 사명을 가진 방문진 이사가 계속 경영과 프로그램에 압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우리는 김 이사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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