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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이 사장으로 ‘부적격‘ 논란…황부군씨 감사 임명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가 14일 오전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곽덕훈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을 EBS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감사에는 방통위 방송정책국장 출신의 황부군씨를 임명키로 의결했다.

적임자를 찾겠다며 이례적인 재공모까지 거쳐 방통위가 한 달 가량 끌어온 사장 임명을 가까스로 마친 것이지만, 이번 결정은 여러 측면에서 논란의 불씨를 낳고 있다.

“출제자가 시험 치르고 1등한 격”

▲ EBS 곽덕훈 신임사장, 황부군 감사 <사진 왼쪽부터> ⓒ방송통신위원회

이날 임명된 곽덕훈 신임 사장은 한국방송통신대 교육매체개발연구소장, 인천지역대학장 등을 거쳤으며 현재 방통대 교수(컴퓨터과학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교육분과 위원, 도산아카데미 부원장 겸 유비쿼터스사회연구회장 등을 맡고 있다.

방통위는 “학교교육 보완, 국민의 평생교육, 민주적 교육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능력과 비전을 갖춘 전문가를 사장으로 선임한다는 원칙에 따라 인선이 이뤄졌다”며 곽덕훈 신임 사장 인선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곽 신임 사장은 EBS 사장 1차 공모 당시 심사위원을 맡았던 인물로 EBS 안팎에선 벌써부터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8월 EBS 사장 공모를 했으나 적임자가 없다는 판단 아래 지난달 14일 재공모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같은 달 15∼21일 지원서 접수, 24일 면접 등을 실시한 바 있다. 

EBS 안팎에선 “시험 채점을 했던 사람이 합격자가 없자 스스로 원서를 내고 응시해도 되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고, 전국언론노조 EBS지부(지부장 정영홍)은 지난 12일 방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곽덕훈씨가 사장으로 임명될 경우 전면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권에서도 방통위의 곽덕훈 사장 임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전원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방통위의 EBS 사장 선임을 규탄했다.

이들은 “곽덕훈씨는 EBS 사장 1차 공모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가 2차 공모에 본인이 직접 후보로 나서 사장으로 선임됐다”며 “이는 시험 출제관이 직접 시험을 치르고 1등을 한 꼴로, 어느 국민이 이를 납득하고 용서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또 “방통위는 1차 사장 후보자의 면접 과정에서 배점표도 작성하지 않는 등 비정상적 공모 절차를 거쳤으며, 1차 공모 당시 ‘투명성’ 확보 명목으로 공개했던 면접과정을 2차에서 비공개로 바꿨다”며 “이 모든 일들이 결국 곽덕훈씨를 내정하기 위한 사전 공모는 아니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은 투기 의혹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인사를 EBS 이사장으로 앉힌 데 이어, 온갖 의문투성이 재공모로 사장을 앉혀 국민의 방송 EBS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면서 “곽덕훈씨 스스로 EBS 사장으로서 자격 없음을 인정하고 이춘호 이사장과 함께 퇴진하는 것만이 마지막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신임 임원들은 오는 15일 방통위에서 임명장을 받고 3년의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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