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눈엣가시’ MBC에 대기업도 광고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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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의원 “평균시청률 MBC 높지만 광고는 KBS 역전당하기도”

대기업들이 정권의 눈치를 보며 MBC 광고를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15일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국정감사를 앞두고 발표한 자료를 통해 “KBS 2TV와 SBS는 올해 들어 전년 동기 93.6%와 89.8%로 가파르게 전년치 광고 매출액을 회복한 반면, MBC는 72.6%에 불과해 회복이 크게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코바코로부터 제출받은 2008~2009년도(9월 현재) 10대 광고주의 월별·방송사별 방송광고 집행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 ⓒ전병헌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경기침체에 따라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던 10대 광고주의 지상파 방송에 대한 광고 집행은 지난 1월부터 상승 국면에 들어섰는데, 이 과정에서 KBS 2TV와 SBS는 3개월여 만에 급속히 전년 동기 매출액을 회복했지만, MBC는 상대적으로 느린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10대 광고주에 의한 MBC-SBS, MBC-KBS 간 광고판매액 격차 규모도 큰 폭으로 줄어들거나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008년 MBC-KBS와 MBC-SBS의 전체 차액 규모는 각각 364억 8000만원, 490억 3400만원이었으나 2009년(1~9월)에는 각각 27억원, 152억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 3~6월 광고수주액은 KBS가 MBC를 역전했다.

그러나 2009년 지상파 3사의 평균 시청률은 KBS 2TV 6.27%, MBC 6.42%, SBS 6.72%로 KBS 2TV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방송 광고 판매에 있어 주요 기준으로 꼽히는 시청률에서 KBS 2TV가 MBC와 비교할 때 뒤지는 상황임에도 더 많은 광고 수주를 하는 일까지 발생한 것이다. 정부의 MBC 광고 배제 분위기에 맞춰 대기업도 ‘눈치 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 ⓒ전병헌 의원실
롯데·KT·현대기아차, MBC 광고 줄이고 KBS·SBS 늘리고

전 의원에 따르면 방송광고 상위 30개 대기업 중 MBC에 대한 광고를 줄인 대기업은 롯데계열 -45%, LG계열 -41.4%, 삼성전자 -37.5, KT -23.9%, 현대·기아자동차계열 -23%, SKT -22.9% 순이었다. 특히 롯데계열과 KT, 현대·기아차계열은 MBC 광고는 줄인 반면 KBS, SBS에 대한 광고 집행은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은 “MBC의 경영자립 기반을 흔들 목적으로 ‘보이지 않는 손’을 이용하여 방송의 독립성 기반인 광고재원을 사실상 축소시키고 있다는 징후들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특히 대기업계열 광고주들은 ‘반(反)MBC’ 정책에 걸맞은 광고매체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방송광고판매의 공적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코바코의 공적 분배기능 사실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바코의 현 경영진이 이명박 대통령 특보와 인수위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 공사 본연의 ‘정치적 중립성’, ‘공공성’을 상실케 하는 것이냐”면서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한다면 해당 영업팀에 대한 자체 감사 등을 통해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나 의혹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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