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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세계의 명화> '타인' / 17일 오후 2시 40분

원제: El Otro
감독: 아리엘 로터
출연: 훌리오 차베즈, 아이네스 몰리나, 알투로 고메츠
제작: 2007년/ 아르헨티나

▲ ⓒEBS
줄거리

후안 데소자(훌리오 차베즈 분)는 변호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고, 사랑하는 아내 클라우디아는 임신 중이다. 그는 이제 나이가 들어 돋보기안경을 써야 할 나이지만 부러울 것이 없는 중산층의 중년 사내다. 그러나 일 때문에 버스를 타고 출장을 가던 중, 옆 좌석에 앉았던 남자인 마누엘 살라자르의 갑작스런 죽음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호텔에 체크인 하는 순간 후안 데소자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이름이 마누엘 살라자르이며, 독신이고 의사라며 거짓말을 하고, 평소와 다르게 행동한다.

후안 데소자는 식당에서 처음 만난 여인과 사랑을 나누고, 마누엘 살라자르의 장례식에도 참석한다. 그러나 호텔에서 응급 상황에 처한 노부인을 살려낸 뒤 깨달음을 얻고, 예전과 똑같이 변호사로, 클라우디아의 남편으로, 곧 아빠가 될 가장으로, 그리고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목욕시키는 아들로 돌아와 평범한 일상을 다시 시작한다.

주제

‘타인’이라는 제목답게 부러울 것이 없는 중년 사내는 일상을 떠나 아무도 자신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철저하게 타인으로 며칠을 살아간다. 중년 사내는 다른 남자의 이름을 사용하며,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늘 끝없이 되풀이되는 일상생활에서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감상 포인트

박찬욱 감독이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탔던 2007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그랑프리(은곰상)을 차지하며 영화인들의 관심을 받은 영화다. 영화제 중반에 공개된 <타인>은 너무 평범한 스토리 전개와 주인공의 이유 없는 행동 때문에 기자들에게 온갖 혹평을 받았던 영화지만, 주인공인 훌리오 차베스는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고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영화의 템포가 느려서 중간에 따분해질 수도 있지만, 일상생활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영화다.

감독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생.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영화학교에서 영화연출과 미술, 드라마, 사진을 공부했다. 그 후 영화, 연극, 뮤직비디오, TV 광고 분야에서 촬영, 조명 등의 다양한 경력을 쌓았고 2001년 영화 <오늘만은>을 통해서 감독으로 데뷔했다. 2007년 영화 <타인>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한편 아리엘 로터 감독은 영화 <타인>을 제작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누구도 우리를 알아보지 못한다. 왜냐하면 아무도 우리를 모르고, 우리 역시 다른 사람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계속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제 ‘나’라는 특정 개인을 벗어 버리면, ‘나’는 또 다른 사람이 될 수 있고, 더 나은 길을 찾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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