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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주말마다 자식들 속 썩이는 부모?

‘KBS 이병순號’ 다시 한번? 이제 그만? 
 
이병순 KBS 사장의 임기가 다음 달 23일 끝남에 따라 차기 사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S이사회는 23일 회의를 열어 사장 공모 절차를 정하고 26일부터 2주간 공모를 받은 뒤 다음 달 20일경 사장 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차기 사장의 향배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이 사장의 연임 여부로 꼽힌다”면서 “이 사장이 연임을 하기 위해선 사표를 내고 공모에 참가해야 한다. 이 사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뛰는 인사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14일 올 3분기까지 261억 원의 사업이익 흑자를 냈으며 사업경비 411억 원과 인건비 106억 등 모두 657억 원을 절감한 결과라고 밝혔다. 여기에 부동산 매각 대금 등을 포함하면 흑자는 572억 원으로 늘어난다. 차입금도 지난해 말 1644억 원에서 874억 원으로 줄였다.

이 사장은 지난해 765억 원의 적자를 올해 대규모 흑자로 반전시킨 것이 지속적 경영합리화의 산물임을 강조하며 연임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다. 이 사장 측은 현재 추진하는 수신료 인상도 흑자를 내지 않았다면 얘기조차 꺼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 10월 20일 동아일보 23면
대안부재론도 연임설의 또다른 배경이다. 이 사장 재임 중 큰 잘못이 없고 KBS 출신 인사 가운데서 사장감으로 눈에 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사장을 바꾸는 과정에서 혼란을 빚는 것보다 현 체제를 유지해 KBS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KBS 노조는 5∼9일 이 사장의 신임 여부와 이유 등을 묻는 사내 여론조사를 벌였다. 이 조사에는 직원 82%가 참여해 역대 최고 참여율을 기록했으며 그중 76% 이상이 불신임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 결과를 이사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노조 내에서 그동안 이 사장 연임에 대해 찬반론이 엇갈렸으나 조사 결과처럼 연임 불가 쪽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22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방침을 세운다.

사내에서 이 사장의 입지가 최근 좁아졌다는 얘기들도 흘러나온다. 이 사장은 9월 초 부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본부장 전원의 사표를 받은 뒤 기술직 출신 신임 부사장에 대한 임명동의를 이사회에 제출했으나 이사회가 “임기가 두 달 남은 사장이 대규모 인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결시켜 타격을 입었다.

최근 〈스타골든벨〉의 MC였던 김제동 씨의 교체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일 수도 있지만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이 부담스럽다. 내부에서도 굳이 안 해도 될 일을 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회사 흑자와 관련해서도 무리한 긴축의 결과이며 디지털 전환 비용 투자를 유보한 것일 뿐이라는 주장도 끊이지 않는다. KBS 전직 간부는 “제작비 절감도 좋지만 공영방송이 해야 할 프로그램 예산도 삭감하면 〈도자기〉, 〈차마고도〉 같은 프로그램 등이 나오기 힘들다”며 “경영합리화도 공영방송으로서 적절성을 따져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낙마할 경우를 대비해 KBS 안팎에서 여러 명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강동순 전 방송위원회 위원, 권혁부 전 KBS 이사, 홍승규 전 KBS 보도국장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대안 부재론의 연장선상에서 경영전문가 같은 외부 인사 영입안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내부 출신 사장을 원하는 KBS 구성원들의 정서를 누그러뜨릴 만한 참신한 인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엄기영 “방문진 부당한 간섭엔 당당히 맞설 것”

최근 방송문화진흥회로부터 ‘방송 섭정’을 받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MBC 엄기영 사장(사진)이 “방문진의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에는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엄 사장이 섭정 논란과 관련,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엄 사장은 19일 열린 본부장 회의에서 “방문진 이사들이 교체된 뒤 일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초기현상으로 본다”면서 “이제는 방문진의 존립 이유를 찾아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 10월 20일 경향신문 2면
그는 “MBC의 수장으로서 MBC의 독립성, 자율성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자본과 권력 같은 외부의 압력뿐 아니라 내부의 부당한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방문진이 보도, 제작, 편성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이사회의 편성권 개입 움직임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방문진 김우룡 이사장은 지난 12일 문방위 국정감사에서 “방문진은 방송의 공적 책임을 실현할 의무가 있고, 편성권은 포괄적으로 볼 때 방송경영의 일부”라며 편성권 개입을 시사한 바 있다.

MBC는 최근 엄 사장이 2주마다 MBC 개혁프로그램인 ‘뉴 MBC플랜’ 이행 상황을 방문진에 보고하고, 보수성향의 이사들로부터 시사·보도프로그램에 대한 통·폐합 요구를 받는 등 ‘섭정’ 논란에 휩싸이며 노조와 구성원들이 반발해 왔다.

보수단체 회원 행패로 ‘희망과 대안’ 창립식 무산
 
시민운동의 정치 참여를 선언한 ‘희망과 대안’ 창립식이 보수성향 단체 회원들의 방해로 무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희망과 대안’은 19일 오후 3시 서울 견지동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 시민운동 주요 인사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열었다.

〈한겨레〉에 따르면 백낙청 교수가 개회를 선언하고 인사말을 끝낸 오후 3시5분께 ‘대한민국 어버이연합회’ 등 보수단체 회원 50여명이 단상으로 몰려들어 마이크를 잡고 “애국가 제창 등 국민의례를 한 다음에 행사를 진행하라”고 소리치며 항의하는 등 소란을 부려 행사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행사가 불가능해지자 참가자들은 오후 3시30분께 행사장을 떠났고, 경찰이 뒤늦게 출동해 보수단체 회원들을 행사장 밖으로 내몰았다. 주최 쪽은 오후 4시께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이날 ‘희망과 대안’ 창립식은 무산됐지만, 오후 2시에 비공개로 연 창립총회는 2시40분에 마쳐 단체의 창립은 완료했다. ‘희망과 대안’은 창립총회에서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박순성 동국대 교수, 박원순 상임이사, 백승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등 4명을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정치적 대안을 모색하고 제시해 시민과 정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10월 20일 한겨레 3면
창립식이 무산된 뒤 박원순 공동운영위원장은 “민주주의란 대화·타협, 토론과 소통의 과정을 통해 진실을 찾아가는 것을 본질적 내용으로 하는데, 오늘 이 자리는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사회가 아님을 역설적으로 반증한다”며 “‘희망과 대안’에서 이런 좌절과 분열의 사회를 극복하고 소통의 사회를 만들어야 함을 더 절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행사를 방해한 홍아무개(81)씨 등 1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MBC ‘밥줘’에 불가능한 설정은 없다?

▲ 10월 20일 동아일보 27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18일 불륜과 패륜, 비정상적 가족관계를 다룬 드라마를 중점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MBC 일일드라마 〈밥줘〉(월∼금 오후 8시 15분)는 이런 ‘막 나가는’ 드라마의 하나로 손꼽힌다.

〈동아일보〉는 “5월 25일 시작한 이 드라마는 외도하면서도 뻔뻔한 남편, 부부간 성폭행 설정 등으로 방영 초부터 손가락질 받았지만 23일 종영을 앞두고 후반부로 갈수록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구성으로 이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편의 불륜과 본처의 친정식구들이 내연녀에게 휘두르는 폭력은 시작에 불과했다. 장모의 내연녀 납치와 감금, 아내와 내연녀의 한집살이, 내연녀에게 닥친 의문의 교통사고와 갑작스러운 죽음, 난데없는 귀신이 등장해 “엽기 가족드라마” “이해되지 않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닌, 이상한 드라마”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주인공 영란(하희라)은 남편 선우(김성민)와 내연녀 화진(최수린)의 관계를 인정하고 한집에 살았다. 영란은 이들이 나란히 누운 침실에 들어가 침묵시위를 하고, 그런 영란을 선우와 화진은 투명인간 대하듯 했다. 영란의 언니 영심(김혜선)은 극 초반에 화진의 머리채를 잡고 두들겨 패더니 어느덧 그 내연녀와 다정한 사업 파트너가 돼 동생에게 “배신자” 소리를 들었다.

8일 방송에선 화진 앞에 선우의 어머니 귀신이 나타났다. 9일엔 화진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15일 화진의 장례식에서는 선우가 상주로 나서고 영란의 친정 식구들이 참석해 마치 소중한 가족이 떠나는 것처럼 애도해 시청자를 실소케 했다. 영란의 내연남 준희(조연우)까지 찾아와 조문했다. 게시판에는 “불륜을 미화했다” “죽음으로 갈등을 단번에 해결하는 손쉬운 전개”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16일에는 화진이 남긴 유서가 공개됐는데, 재산의 대부분을 영심에게 남긴다는 뜬금없는 내용이었다.

이야기 전개에 짜임새가 없다 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벌여놓고 주변 인물들이 대사로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란의 엄마(이효춘)가 화진을 납치해 감금했을 때, 영심과 그 남편 도식(김병세)은 “우리 엄마는 어딘지 다르니까” “어머님이 자식을 끔찍이 여기는 마음이 지나치잖아”라며 상황을 무마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상식을 벗어난 전개로 더는 갈 곳이 없는 드라마는 결국 시청자들이 외면한다. 몇 년 전 유행한 ‘조폭 코미디’처럼 소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마다 자식들 속 썩이는 부모?
 
매주 토·일요일 밤 9시 45분에 방송되는 MBC 주말 드라마 〈보석비빔밥〉은 전형적인 홈 드라마의 외피를 갖고 있다.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5남매가 모여 산다. 비록 살림을 함께 하진 않지만 할머니와 외할머니도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한국일보〉는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통상적인 홈 드라마와는 딴판”이라며 “철 든 아이들이 철 없는 부모의 행실에 속상해 하고, 심지어 부모를 집에서 쫓아내기까지 한다. 여느 홈 드라마처럼 가족의 소소한 갈등과 연애담을 다루며 극적 재미를 구축하지만, 갈등의 발생과 해결방식이 전혀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족의 개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반영한 변칙적인 홈 드라마가 주말 밤 안방극장을 점령하고 있다. SBS의 주말 드라마 〈그대, 웃어요〉(토·일 밤 10시)도 〈보석비빔밥〉과 비슷한 진용을 갖추고 시청자들을 유혹한다. 사업에 실패해, 옛날에 운전사로 부렸던 강만복(최불암)의 집에 얹혀 사는 대기업 사장 출신 서정길(강석우)의 철부지 행동도 자식들의 분노와 반발을 자아낸다.

홈 드라마의 등장은 불황의 여파에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 가족의 따스한 정서를 얻고자 하는 시청자들의 욕구와,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하고자 하는 방송사의 의도가 맞아떨어졌다. 홈 드라마는 큰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 중견 배우들의 오밀조밀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끌어낼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모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실망감이 버무려지면서 변칙 홈 드라마가 등장했다는 게 방송가의 분석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강명석씨는 “최근 등장한 홈 드라마는 젊은 시청자를 겨냥한 측면이 강해 가족에 대한 판타지를 깨는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주장했다.

변칙 홈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편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주말 〈그대, 웃어요〉는 14.7%, 〈보석비빔밥〉은 14.4%의 평균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40~50대는 불편할 내용이지만 젊은 세대는 공감을 나타낸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관계자는 “전통 홈 드라마인 〈찬란한 유산〉, 〈솔약국집 아들들〉에 비하면 좀 더 낮은 연령대가 선호하는 경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올 대한민국 가요계 브아걸 주문에 걸리다

올해 대한민국 가요계를 접수한 걸그룹 중 ‘브라운 아이드 걸스’(이하 브아걸)의 존재감은 좀 특별하고 독특하다. 초기엔 보컬그룹으로 출발한 만큼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보컬과 래퍼로 구성된 이들은 작사·작곡 능력까지 갖춘 싱어송라이터다.

실력파 그룹으로 자리매김해 오던 이들은 올 여름 강력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아브라카다브라’로 가요계를 휘어잡았다. 음악적 완성도와 폭넓은 대중성. 음악 프로듀서, 평론가 등 전문가 상당수가 가장 존재감 있는 걸그룹으로 브아걸을 꼽는 이유다.

〈경향신문〉은 “2006년 데뷔한 브아걸은 벼락스타가 아니”라며 “대형 연예기획사에 소속돼 일정 기간 훈련받은 뒤 탄생되는 것이 일반적인 ‘스타’의 길이라면 이들은 뮤지션 양성에 주력해 온 중소형 기획사에서 오랜 기간 내공을 쌓았다”고 말했다.

▲ 10월 20일 경향신문 28면
데뷔 전 수년간 홍대 앞에서 공연하고 연습하는 세월을 보내온 이들이 어느 무대에서건 라이브로 공연하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대 소녀들이 주축인 다른 걸그룹들과 달리 이들은 4명의 멤버 중 3명이 스물아홉이고 1명이 스물 셋. 엄밀히 말해 ‘걸’그룹과 차별화된다. 그전까지 R&B와 힙합이 접목된 하이브리드 소울 등 발라드곡을 선보였던 그들이었기에 도도하고 표정 없는 얼굴로 골반을 좌우로 흔드는 ‘시건방춤’을 추는 것은 충격적인 변신이었다.

일각에서는 트렌드를 추종하느라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비난도 있었다. “팬들 중에서는 우리들의 변신에 서운해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저희는 다양한 음악 장르를 넘나들며 좋은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처음부터 걸그룹을 표방해서 나온 적도 없고 우리 식의 음악을 계속 해왔습니다. 올해 사랑을 받았던 아브라카다브라 덕분에 팬층이 훨씬 넓어진 셈이지요.” (제아)

이 곡이 대중적으로 인기몰이를 한데 빠질 수 없는 것은 시건방춤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섹시함으로 대중을 압도했고 수없이 많은 패러디 동영상을 낳았다. “이거 너무 건방져 보이는거 아냐? 시건방이 장난 아닌데…. 그냥 시건방춤이라고 할까?” 춤 이름도 멤버들끼리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다 결정해 버렸다.

최근 들어서는 멤버 개별적으로 예능, 연기 등 독립된 활동도 보여준다. 막내 가인은 영화 〈내사랑 내곁에〉에서 전신마비 환자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미료의 본명은 조미혜. 어릴 때부터의 별명인 조미료에서 지금의 이름을 따왔고, 제아는 제일 아름다운 목소리의 줄인말, 나르샤는 용비어천가 1장 ‘해동 육룡이 나르샤’에서 따왔다. 가인만 본명이다.

이달 말에는 댄스곡 ‘사인’과 발라드곡 ‘잠에 취해’를 담은 리패키지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늦게 활동을 시작한 만큼 많은 음악을 보여드리며 오래 활동하고 싶어요. 지금껏 국내에 신화적인 여성그룹이 없었는데 저희들이 그런 모델이 된다면 더 큰 기쁨이 없겠죠. 근데 이제 곧 서른인데 연애는 언제하죠? 그게 젤 걱정이네요.”(나르샤)

우리 개그 흉내내다간 여친한테 차여요”
개그콘서트 ‘남보원’ 코너 인기 상한가

〈동아일보〉는 “KBS2 〈개그콘서트〉의 코너 ‘남성인권보장위원회(남보원)’이 데이트할 때 남성의 불만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공감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현희 박성호 최효종 등 이 코너의 출연진은 ‘네 생일엔 명품 가방, 내 생일엔 십자수냐’ ‘커피 값은 내가 내고, 쿠폰 도장은 네가 찍냐’ ‘커피 값도 내가 냈다. 진동 오면 네가 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녹화 스튜디오에 있는 남성 관객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남성 관객들은 쭈뼛쭈뼛 일어나 구호를 외치지만 옆에 앉은 여자친구의 눈치를 보느라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는 게 웃음 포인트다.

입으로 남성 인권을 외치는 ‘남보원’ 멤버들의 실제 생활은 어떨까. 16일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에서 만난 그들은 “개그는 개그일 뿐”이라며 웃었다. 황현희는 “실제 여자친구에게 ‘너도 좀 돈을 내라’며 불만을 얘기하면 당장 속 좁은 남자로 찍힐 것”이라며 “남성이 여자친구에게 절대로 할 수 없는 말을 개그로 소화했기 때문에 웃음이 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코너의 아이디어는 연출 김석현 PD가 냈다. 정부 부처에 여성부가 있는데 남성부는 없으니 개그에서나마 출범시켜 보자는 것. “외국은 데이트 비용도 남녀가 각자 부담하잖아요. 우리나라는 남자가 대부분 내야 하고 또 그런 불만을 얘기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어 개그 소재로 딱이다 싶었죠.”(황현희)

‘남보원’ 멤버들은 자칫 코너가 ‘찌질남’(소심하고 쩨쩨한 남성)들의 넋두리가 될까 봐 걱정했지만 방송 한 달 만에 ‘개콘’의 간판이 됐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도 비난보다 공감을 하며 박수를 쳐준다. 최효종은 “두 살 연상의 여자친구가 ‘재밌다’며 적극 응원해 준다. 아이디어를 종종 주기도 한다”며 웃었다.

황현희는 지난달 27일 방송에선 “뽕 넣는 거 인정한다! 키 높이도 인정해라. A컵도 인정한다! 160cm도 인정해라”며 신고 있던 키 높이 구두를 벗어 실제 키를 공개하기도 했다. 황현희는 “방송 이후 ‘키가 정말 160cm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실은 171cm”라며 웃었다.

‘남보원’의 웃음보는 박성호 부분에서 터진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처럼 한복에 턱수염을 붙이고, 오른쪽 눈 아래 점까지 찍은 그는 같은 당 권영길 의원의 어투로 이렇게 말한다. “여성 여러분, (남성이 사준) 마키아토 한잔 쭉 빨고 계십니까. 그래서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

박성호는 이로 인해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깜박하고 녹화할 때 점을 붙이지 않았는데 방송 뒤 ‘민노당에서 외압이 있었나’고 주변에서 물어 황당했어요. 사실 강기갑 의원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재미있게 보고 있다. 나중에 기회 되면 한번 출연하고 싶다’고 얘기를 해왔습니다.”(박성호)

‘남보원’은 앞으로 여성들의 인권을 다룬 ‘여성인권보장위원회’도 ‘코너 속 코너’로 선보이고 싶단다. 박성호는 “아이디어를 짜면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코너가 웃음뿐 아니라 남녀가 서로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송3사 드라마 ‘독과점’ 심하다

〈경향신문〉은 “방송3사 드라마의 독과점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MBC TV 월화극 〈선덕여왕〉은 지난주 38%(AGB 닐슨미디어리서치)로 주간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10% 안팎의 타 방송사의 월화극들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스코어다.

수목드라마에서는 엄청난 제작비와 이병헌, 김태희 등 화려한 스타를 내세운 블록버스터 드라마인 KBS 〈아이리스〉가 단 2회만에 25%(TNS미디어코리아)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솔약국집 아들들〉이 끝난 주말극은 후속작인 KBS 2TV의 〈수상한 삼형제〉가 28.2%(TNS미디어 코리아)를 기록하면서 MBC TV 〈인연 만들기〉(6.8%)와 〈보석비빔밥〉(14.3%), SBS TV 주말드라마 〈천만번 사랑해〉(20.1%), KBS 〈열혈 장사꾼〉(11.3%) 등 그만그만한 드라마를 단숨에 제압했다. 〈수상한 삼형제〉는 〈장밋빛 인생〉 〈소문난 칠공주〉 〈조강지처클럽〉 등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문영남씨가 극본을 쓰는 드라마.

신문은 “특히 〈아이리스〉와 〈수상한 삼형제〉는 방영 첫회부터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 앞으로의 독주가 점쳐지고 있다”면서 “이로써 방송3사의 드라마가 상당 기간 빈익빈 부익부의 독과점에 시달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걸그룹 열풍의 그늘 ‘쏠림과 소외’
 
걸그룹이 넘쳐난다. 방송가를 누비는 걸그룹 멤버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를 필두로 애프터스쿨, 투애니원, 포미닛, 카라, 티아라, f(x)등 이름조차 나열하기 힘들다. 걸그룹의 원조인 일본에는 48인조 걸그룹도 등장했으니 우리도 머지않아 대형버스를 타고 다니는 걸그룹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경향신문〉은 “심각한 ‘쏠림’에 대해 가요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최근 가요 순위 프로그램과 예능프로그램은 걸그룹이 점령했다. 노래보다는 춤과 몸매를 무기로 하는 걸그룹의 치열한 홍보전의 결과다. 춤과 노출을 무기로 순위 프로그램을 누비는 10대 소녀들을 둘러싸고 ‘꿀벅지’라는 민망한 신조어도 생겨났다. 걸그룹을 제작한 한 제작사 대표는 “걸그룹 경쟁은 계(契) 타먹는 격”이라고 했다. 만만치 않은 투자비를 들여서 잘돼야 본전에 이자를 붙여 챙기는 형상. 그나마 곗돈만 붓고 원금을 떼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걸그룹 열풍은 다른 장르의 노래들이 설자리를 잃게 만든다. 신인 록가수를 제작한 모 제작자는 “요즘 시대에 록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넘쳐나는 걸그룹들도 명암이 엇갈린다. 소위 유닛 활동을 하다보니 멤버 사이에서도 인기도가 다르다. 또 특성상 생명력이 짧은 걸그룹의 노래들만 넘쳐나서 대중가요가 추잉검이 돼가고 있다.

가을시장에 또 4~5팀의 걸그룹들이 출격 대기 중이다. JQT, 햄, 시크릿, W, 레인보우 …. 총성 없는 걸그룹 전쟁의 피해자는 결코 제작자들만은 아닐 것이다.

전쟁과 이념·경제 등 갈등 다룬 세계 33개국 다큐멘터리 61편 상영
제1회 DMZ 다큐멘터리영화제 이달 22~26일 파주에서 열려

전쟁과 이념갈등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들을 모아 상영하는 제1회 DMZ 다큐멘터리영화제(집행위원장 조재현)가 22일부터 26일까지 경기 파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특히 영화제 전야제는 비무장지대인 파주시 대성동에서 열리며, 임진각에서 민통선까지의 자전거행진, 강원 고성군에서 파주까지 행군하는 평화장정도 열린다.

〈조선일보〉는 “세계 33개국 61편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이번 영화제는 세계 곳곳의 이념과 종교 갈등뿐 아니라 정치·사회·경제적 차이와 차별 때문에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다룬 갖가지 다큐멘터리를 한데 모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제는 다른 시선과 가치관에 대한 존중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선별했다는 것.

▲ 10월 20일 조선일보 25면
21일 오후 3시부터 열리는 전야제는 파주 대성동 마을영화관 개관식을 겸한다. 대성동 영화관은 마을회관 내 60석 규모로 만들어진 DMZ 최초의 극장이다. 49가구 198명이 사는 대성동에서는 이날 퓨전타악 공연과 그림자 공연 등 다양한 축제 행사가 벌어질 예정이다. 개막식은 파주 출판도시 내 특설무대에서 열리며, 특설무대 주변에서는 영화제 내내 전시와 체험행사, 거리공연 등이 열린다.

영화제는 국제경쟁, DMZ 초이스, 글로벌 비전, 한국 스펙트럼, 스페셜 포커스 등 8개 섹션으로 나뉘어 열린다. 개막작은 레온 겔러, 마르쿠스 베터 감독의 독일 다큐멘터리 〈예닌의 심장〉. 이스라엘군 총에 맞아 사망한 팔레스타인 소년의 아버지가 아들의 장기를 이스라엘 어린이 6명에게 기증하게 된 사연을 영상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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