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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영의 드라마 투덜대기] KBS 수목드라마 ‘아이리스’ 최승희 역 김태희

탤런트 김태희 만큼 유명세에 비해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는 배우도 드물다. 서울대 출신에 뛰어난 미모로 데뷔하자마자 단숨에 주목받았지만, 이후 그가 출연한 작품은 대부분 흥행 면에서 ‘실패’했다. 김태희가 출연해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2003년 방송된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거의 유일하다. 그마저 대중이 김태희란 존재에 대해 크게 의미부여하지 않을 때의 성공이다.

김태희는 2003년 SBS 주말드라마 <스크린>으로 데뷔한 이후 2007년까지 매년 영화·드라마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했지만, ‘김태희’란 이름 석 자가 주는 기대치는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대중과 드라마·영화 관계자들의 높은 기대 속에 출발한 작품도 번번이 흥행에 참패했다.

▲ 탤런트 김태희, 한예슬, 전진 등이 출연했던 KBS 드라마 <구미호외전> ⓒKBS

2004년 출연한 SBS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는 제작비만 50억원이 들어가고, <천국의 계단>의 이장수 PD, <올인>의 최완규 작가가 손을 잡았지만 평균 시청률은 17.2%에 그쳤다. 당시 ‘미사폐인’이란 말을 만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인기에 미치지 못했다. 2004년 신화의 전진, 탤런트 한예슬 등과 출연한 <구미호외전> 역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후 영화에 발을 담갔지만, 흥행작을 내기는 쉽지 않았다. 2006년 13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배우 정우성과 함께 출연해 높은 기대를 받았던 <중천>은 15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2007년 배우 설경구와 출연한 <싸움> 역시 흥행에 실패했고, 이후 김태희는 ‘흥행 부도수표’라는 불명예까지 안아야 했다.

대중의 기억 속에 김태희는 ‘배우’라기보다 그저 예쁜 연예인, CF퀸일 뿐이었다. 특히 비교적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음에도 연기자가 연기는 하지 않고 CF에만 출연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연기력 논란도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다. 김태희는 유명한 연예인일지는 모르지만, ‘배우’로서 인정받지는 못했다.

▲ KBS 수목드라마 <아이리스>의 주인공 탤런트 정준호, 김태희, 이병헌(왼쪽부터) ⓒKBS

그런 김태희가 오랜만에 웃었다. 4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택한 KBS 수목드라마 <아이리스> 덕분이다. 탤런트 이병헌,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최승현(빅뱅의 탑)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고 20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아이리스>는 방송 전 성공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첫 방송이 나가자마자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아이리스>는 첫 방송에서 24.5%(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로 출발해 지난 21일 3회 방송에서 27.9%까지 오르며 시청률 30%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마도 <아이리스>는 김태희가 데뷔 이후 ‘주연’을 맡아 처음으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자연스러운 연기로 탤런트 이병헌과의 호흡 역시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아이리스>를 통해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는 김태희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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