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정연우·박석운·정연구)이 주최하고 한국PD연합회 등이 후원한 제9회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가 이틀간의 축제를 마치고 지난 25일 폐막했다.
‘기특한 카메라의 발칙한 상상’이란 슬로건 아래 서울 광화문 미디액트에서 열린 이번 영상제는 지난 24일 초청작인 <기타(其他/Guitar)이야기>(감독 김성균)를 시작으로 29편의 경쟁작과 3편의 초청작이 상영됐다.
지난 25일 오후 7시 30분부터 열린 폐막식에선 수상작이 발표됐는데 2편의 작품이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황예지 감독의 <휴대폰을 지켜라!>와 김은민 감독의 <내 청춘을 돌려다오>가 바로 영광의 주인공.
현재 중학교에 재학 중인 황 감독의 <휴대폰을 지켜라!>는 교사들에게 휴대폰을 압수당하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재치 있게 그려냈다는 평가다. 또 <내 청춘을 돌려다오>는 자신의 희망과는 다른 취업 현실 속에서 고민하는 ‘88만원 세대’의 모습을 담담히 그려내 관객과 심사위원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어린이·청소년 부문 작품상은 김지산 감독의 <저녁식사>가 수상했으며, 젊은이·일반 부문 작품상은 장봉환·임병식·황혜정 감독의 <화씨 2008>과 수민·무계 감독의 <오늘도 난, 외출한다> 등 2편에 돌아갔다.
이번 영상제의 특징은 심사위원 특별상이 처음으로 제정됐다는 점. 심사위원장인 김경실 <행복한 책읽기> 주간은 “본상에서 떨어뜨리기 아까운 작품이 있어 계획에 없던 특별상을 제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제정된 심사위원 특별상은 말들의 조화가 중요시되는 체스 게임을 학교라는 사회에 비유한 김수랑 감독의 <체스>에 돌아갔다.
아깝게 수상하진 못했지만 기존의 방송영상 매체가 담아내지 못한, 혹은 담아내지 않으려는 조금은 낯선 이야기들을 거칠지만 소박하면서도 때로는 틈새를 찌르는 영상 목소리로 표현한 시민 감독들의 만족감은 커 보였다. 화려한 스타도 열광하는 수만의 관객도 없었지만 같은 눈 높이에서 이뤄진 소통에 대한 기쁨인 듯했다.
이번 영상제에서 <비걸(B-girl)과 기타맨>이란 작품을 선보인 김충녕 감독은 “2주일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모든 것을 진행하다 보니 10점 만점에 5점 정도밖에 안 되는 결과물이 나왔다”며 쑥스러워 하면서도 “영화의 근본은 관객과의 소통인데 시민영상제는 이에 가장 부합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시민영상제에 작품을 출품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이면 열 돌을 맞는 시민영상제의 갈 길과 관련해 정동익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시민들이 제작한 영상이 KBS, MBC, SBS 등 제도권 언론에서 방영되는 게 퍼블릭액세스 영상제의 목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