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여성감독들이 바라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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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9회 '퍼블릭액세스 영상제' 대상 공동수상한 황예지·김은민 감독

올해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 대상을 수상한 두 작품은 모두 부산 출신 여성 감독이 연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휴대폰을 지켜라!>의 황예지(16) 감독은 부산 동수영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황 감독은 일요일(25일) 저녁 서울에서 열린 영상제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갔다. 덕분에 ‘매우 짧게’ 밝힐 수밖에 없었던 수상 소감을 다시 물었다.

▲ 대상을 공동수상한 <휴대폰을 지켜라!>의 황예지 감독(왼쪽)과 <내 청춘을 돌려다오>의 김은민 감독. ⓒPD저널
“‘퍼블릭액세스’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 손으로 만들어 전달한다는 의미잖아요. 중학생 입장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었을 뿐인데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야무지게 수상소감을 전한 황예지 감독은 영화제의 취지에 대해서도 쉽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의 영화 <휴대폰을 지켜라!>는 선생님들에 맞서 휴대폰을 사수하려는 학생들의 ‘분투’를 발랄하고 감각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학교 영화제작반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다. 여러 친구들이 낸 시놉시스 중에 그의 아이디어가 채택된 것. 황예지 감독은 “수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휴대폰을 압수하는데, 우리도 휴대폰을 사용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휴대폰을 지켜라!>를 기획했다.

단순하지만 당돌한 생각이다. 함께 대상을 수상한 <내 청춘을 돌려다오>의 김은민(27) 감독은 “중학생이 만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성숙한 느낌”이라며 “생각하는 게 영화적인 것 같다. 요즘 학생들이 (영화적) 접근을 잘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김 감독은 <88만원 세대>를 읽고 이번 다큐멘터리를 기획했다. <내 청춘을 돌려다오>는 자신의 희망과 다른 취업 현실 속에서 고민하는 20대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낸 다큐멘터리다.

그는 “책을 보고 나서 내 고민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2년여간 영화를 만들면서 가족, 친구 등 내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취업, 진로 등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영화학도인 김은민 감독은 지금 방송통신대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내년 쯤 새로운 다큐를 찍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김 감독은 “다큐멘터리는 알면 알수록 쉬운 작업이 아니”라며 “촬영하면서 개인적인 이기심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도 이 말을 지침서처럼 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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