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춘을 주목하는 ‘인생선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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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주의 책] ‘파리는 사랑한다, 행복할 자유를’ 외

‘청춘의 독서’ (유시민 / 웅진지식하우스)
‘청춘을 읽는다’ (강상중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최근 흥미롭게 읽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출판평론가 한기호 씨가 쓴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다산호당)라는 책입니다. 위기의 20대들, 흔히 말하는 ‘88만원 세대들’에게 책을 읽는 방법과 책을 쓰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 책은, 여러 가지 논쟁점과 시사점을 제공해 줍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컨셉력을 기르면 나만의 길이 보인다’는 건데요, 단순히 책에 한정시켜 해석할 문제는 아닌 듯 합니다. 저자도 그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청춘의 독서’ (유시민 / 웅진지식하우스)
이 책을 거론한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 출판계에 20대 청춘들을 향한 인생선배들의 조언을 담은 단행본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그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입니다. 사실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중산층이 붕괴되고 … 그 여파를 직격으로 맞은 게 바로 지금 20대 젊은 청춘들 아닌가요. 그런데 우리 사회 ‘인생선배들’은 그런 ‘후배들’을 향해 충고나 격려, 조언 하나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우석훈 씨나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무관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번 소개한 〈인생기출문제집〉(안철수 외 / 북하우스)과 위에서 언급한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다산호당)라는 책이 나온 걸 환영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흐름들이 우리 사회 지성으로 평가받는 사람들이 젊은 청춘들과 드디어(!) 소통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싶습니다.

이번 주에도 20대를 위한 단행본 두 권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청춘의 독서〉(유시민 / 웅진지식하우스)와 〈청춘을 읽는다〉(강상중 / 돌베개)가 그것입니다.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 씨가 젊은 날 읽었던 책 14권을 선정, 현재 시점에서 ‘다시 읽는’ 방식으로 구성된 단행본입니다. 형식으로 보면 유시민 개인의 ‘다시 읽기’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가 20대 청춘시절 품었던 여러 의문들을 책이라는 형식을 통해 마주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 씨가 과거 자신의 청춘을 돌아보면서 느낀 의문들을, 오늘날 고뇌하고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책이라고 하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젊었을 때 읽었던 책을 지금 다시 읽으면 그 의미와 느낌이 예전과 같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책에도 그런 부분이 강조됩니다. 우리의 지난날이 항상 ‘올바른 길’을 걸어온 건 아니니까요. 중요한 건 성찰과 반성을 통한 거듭남이 아닐까 싶습니다.

▲ ‘청춘을 읽는다’ (강상중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강상중 도쿄대 교수가 쓴 〈청춘을 읽는다〉는 유시민 씨의 책과는 좀 다릅니다. 이 책은 재일 한국인 2세의 청춘의 궤적이랄까 - 그런 게 책 전반에 그려져 있습니다. 저자 강상중 교수는 사실 〈고민하는 힘〉이라는 책을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에 나온 〈청춘을 읽는다〉는 저자 개인의 생각 - 특히 자신의 청춘시절과 그 시기 흠뻑 빠져있던 책들에 대한 의미 등을 엿볼 수 있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끈 것은 일본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깨닫기까지 방황했던 시절에 대한 저자의 고민과 생각이 무엇일까에 관한 부분입니다.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도쿄대 정교수가 된 저자가, 조금은 친근한 목소리로 자신의 지난날 ‘독서 일기’를 들려주는 걸 직접 한번 경험해 보시는 게 어떨지요.

‘파리는 사랑한다, 행복할 자유를!’ (이보경 / 창해)

〈파리는 사랑한다, 행복할 자유를!〉은 프랑스 파리에서 1년 6개월 동안 체류한 이보경 MBC 기자가 쓴 책입니다. 자유로운 에세이 형식의 책이지만, 이 책은 여러 가지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 ‘파리는 사랑한다, 행복할 자유를!’ (이보경 / 창해)
우선 진지한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음에도 결코 무거운 책이 아니라는 겁니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문제는 프랑스의 정치와 역사에서부터 교육, 언론, 인종문제, 여성문제, 철학까지 거의 전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딱딱하거나 재미없는 것도 아닙니다. 재미의 기준으로 따지면 재미있는 쪽에 훨씬 가깝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보경 기자는 프랑스 사회를 ‘저널리스트적인 시각’만으로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널리스트적인 날카로움에 한국의 보통 아줌마 시각이 보태졌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사회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거시적이면서 미시적이고, 진지하면서도 유쾌합니다. 아줌마(?) 특유의 넉살과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책 여기저기서 접할 수 있는 것도 흥미를 더해 줍니다.

이 책은 프랑스 사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프랑스 사회를 한국의 현실에 비추어 봤다’는 점에서 한국과 프랑스의 현실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언론분야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공영방송 대 사영방송’이라는 꼭지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미셸 오바마 담대한 꿈’ (리자 먼디, 안진이 옮김 / 청림)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단행본은 국내에서도 여러 권이 출간됐습니다.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죠. 이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미셸 오바마 담대한 꿈’ (리자 먼디, 안진이 옮김 / 청림)
그런데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에 관한 책이 소수에 불과하다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전 좀 이상하게 생각이 되더군요.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를 분리시켜서 생각하는 게 과연 가능한지 - 저는 그게 궁금했거든요. 그런 점에서 최근 발간된 〈미셸 오바마 담대한 꿈〉은 미셸 오바마가 대체 누구인지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살았고,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한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 리자 먼디는 〈워싱턴 포스트〉 현직 기자입니다. 그래서인지 기자 특유의 예민한 감각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특히 미셸 본인을 포함해 가족과 친척, 지인 등 100여 명이 넘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진행한 인터뷰를 토대로 미셸 오바마 평전을 완성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어렵고 복잡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쉽게 잘 풀어쓴 것 역시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미셸 오바마 담대한 꿈〉은 미셸의 성장과정과 사고방식에서부터 오바마 부부의 사적인 공간과 생활까지 엿볼 수 있지만 핵심은 이런 것이 아닙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미국 민권운동의 역사는 물론 아직 미국 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 사회의 개혁 또한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듯 합니다.

‘숲 그리고 희망’ (마크 런던, 브라이언 켈리, 조윤경 옮김 / 예지)

요즘 경제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경제적 효율성을 위해 자연 정도(?)는 파괴해도 된다는 식의 사고가 팽배해 있습니다.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기 위해 자연을 인간 위주로 편리하게 바꾸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은 별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사견입니다만,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 근저에 깔린 사고방식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숲 그리고 희망〉은 이명박 정부 관계자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특히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이 책을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네요.

▲ ‘숲 그리고 희망’ (마크 런던, 브라이언 켈리, 조윤경 옮김 / 예지)
〈숲 그리고 희망〉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려면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입니다. 사실 환경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연을 어떻게 이용하고 개발할 것인가라는 문제 속에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인간들의 욕망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책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 없다고 봐도 되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대책이 없다는 ‘사실’에서 출발하면 문제해결이 좀 쉬워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아마추어적인 생각이긴 합니다만, 복잡한 문제일수록 좀 단순하게 접근하면 해법 모색이 쉽지 않을까요. 사실 환경문제라는 게 자연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자신의 문제에 가깝거든요.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인간들이 복합적으로 만들어 내는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인간들 사이의 욕망이 빚어낸 처절한 현실이 환경문제를 통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미국의 두 저널리스트는 25년 동안 브라질 아마존 탐사를 통해 ‘환경문제’에 천착해 왔습니다.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 이 문제 해답에 대한 단서를 두 사람은 아마존에서 찾은 듯 보입니다.

저널리스트이기 때문일까요. 두 저자는 브라질의 대통령에서부터 환경부 장관, 아마존의 대농장주, 기업인, 생활의 터전에서 쫓겨난 아마존 원주민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25년에 걸친 아마존 르포에 대한 처절하고 냉정한 고발서이자 기록입니다. 마치 〈숲 그리고 희망〉이 우리 자신에게 묻고 있는 것 같네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어떤 대안을 준비하고 있는지. 우린 어떤 고민과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걸까요.

‘세계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사이토 다카시,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세계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사이토 다카시, 홍성민 옮김 / 뜨인돌)
〈세계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은 일단 재미있습니다. 세계사 같지 않은 세계사 책이라고나 할까요. 이 책은 서점 진열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각종 ‘세계사-한국사-일본사’ 등과 같은 역사책들과는 다릅니다. 지루하기 쉬운 역사라는 장르를 사소한 것들을 통해 기원까지 짚어보는 형식인데요, 색다르면서도 역사의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만듭니다. 이 책의 장점입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저자의 독특한 시각입니다. 사이토 다카시가 가장 중시한 건 인간의 욕망인데요, 1장 ‘욕망의 세계사 - 물질과 동경이 역사를 움직인다’에 저자의 생각이 잘 요약돼 있습니다.

저자는 커피와 홍차가 세계를 양분하는 근대의 원동력이 된 배경도 짚으면서 동시에 금과 철이 세계사를 달리게 한 양대 바퀴가 된 이유도 주목합니다. 특히 금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세계경제의 확고한 틀을 만들었는지, 실용성이 강한 철은 또 어떻게 세상을 뒤흔들고 지배해나갔는지 차분히 살피고 있습니다. 브랜드와 도시가 욕망을 바탕으로 한 세계사에서 왜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입문할 수 있는 훌륭한 교양서입니다. 시대순이 아닌, 무엇이 세상을 움직여 왔는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세계사를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흥미롭습니다. 책 말미에 있는 우석훈 씨의 해설도 관심을 모으는데요, 현재 지식의 흐름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반걸음만 앞서가라’ (강상중 지음, 오근영 옮김 / 사계절)

▲ ‘반걸음만 앞서가라’ (강상중 지음, 오근영 옮김 / 사계절)

〈반걸음만 앞서가라〉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책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지난 2001년 언론사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언론사들의 보복이 예상돼 주눅이 들었다고 말한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됐죠.

강상중 도쿄대 교수는 김 전 대통령 생전인 지난 4월 7일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대담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이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강상중 교수가 미디어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은 “올바른 언론은 목숨 걸고라도 지키고 존중하지만 옳지 않은 언론에 대해서는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대통령으로 있을 때 어떤 신문사의 탈세 문제를 다루는 어려운 국면에 맞닥뜨린 적이 있습니다. 나는 모든 사실을 밝혀내서 공평하게 재판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미디어의 힘은 강력하기 때문에 보복이 예상되었습니다. 이때만은 나도 좀 주눅이 들었지요. (웃음)”

대통령도 주눅 들게 만들 정도이니, 한국 언론의 파워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사실 독자들은 이 책을 강상중 교수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오마주’로 생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핵심이 아닙니다. 〈반걸음만 앞서가라〉는 리더십에 관한 책입니다. 저자는 지금 시대에 요구되는 리더는 과거의 영웅적인 리더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많은 언론이 주목했던 CEO형 리더 역시 저자는 수명을 다했다고 봅니다. 이제 다른 리더로 그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거지요.

저자는 현 시대에는 단순히 월급을 많이 주는 것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주거나 개인의 노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강상중 교수는 이런 시대를 헤쳐 나갈 리더십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서 배울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바로 ‘반걸음 리더십’인데요, 이 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가장 중요하게 얘기해 왔던 말이기도 합니다. “리더는 반걸음만 앞서 가라.” - 이 말에 담긴 의미가 뭘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저는 소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

‘이 땅 이 시간이 행복하다면 당신은 바보 아니면 도둑’ (노회찬 외 / 해피스토리)

▲ ‘이 땅 이 시간이 행복하다면 당신은 바보 아니면 도둑’ (노회찬 외 / 해피스토리)
여러분은 행복하신가요? 이 대답에 “예”라고 답할 분은 얼마 없겠지요. 아마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 그렇습니다. 행복은 흔히 미래에 대한 보장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가 밝다는 희망을 가지고 현재의 불행을 감수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에 의문을 던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신경림, 박중훈, 오한숙희, 이범, 홍세화, 하종강, 진중권. 이들 7명의 명사들은 이 책을 통해 행복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보다 이들은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이 시대, 어떻게 행복과 희망의 활로를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이들은 여러분이 지금 행복하다면, 바로 현실을 외면하는 거짓행복에 길들여진 바보거나, 아니면 남의 것을 빼앗아 배부른 도둑이라는 직설적인 화법도 쏟아 놓습니다. 이들이 내놓는 대안은 ‘행복동맹’입니다. 다소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듯한 단어죠? 하지만 저자들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따뜻한 변화’를 이뤄내며 사는 방법이 필요하며, 이는 ‘행복동맹을 맺는 방법’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그 방법이 구체적으로 뭘까요. 이를 테면 이런 겁니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 그리고 남의 처지를 헤아리는 삶을 사는 것. 물론 교육, 의료, 노동에서 시민의 권리가 지켜지도록 제도가 바뀌어야 하는 것도 필요하죠. 그런데 이런 방법을 혼자서 할 수 있을까요. 못합니다. 그래서 7명의 저자들은 우리 모두 행복을 향한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건 바로 ‘연대와 나눔’입니다.

▲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 (탁석산 / 창비)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 (탁석산 / 창비)
‘준비가 알차면 직업이 즐겁다’ (탁석산 / 창비)

철학자 탁석산 씨가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직업에 관한 고찰’ 두 권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보통 이런 책 - 재미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렇게 하는 게 좋다, 저렇게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식의 방식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나름 성공한 사람들이 늘어놓는 성공담일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죠.

하지만 이 책은 방식이 좀 다릅니다. 일단 직업을 찾기까지 좌충우돌했던 자신의 경험이 책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직업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건, 이 책이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점입니다. 특정 직업에 대한 장단점과 적성 등을 언급하기 전에, 일과 직업의 의미가 무엇인지, 왜 일을 해야 하는지를 주목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 ‘준비가 알차면 직업이 즐겁다’ (탁석산 / 창비)
물론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방법, 직업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와 같은 실용적인 부분도 이 책에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기본기’가 다져진 다음입니다. 직업이 철학자이기 때문일까요. 세상을 바라보는 현실 인식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치는 건 아닙니다. 청소년들과 대학생들을 배려하는 위로의 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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