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사추위’ 강행, KBS이사회 파국 맞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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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여 사추위’ 강행, KBS이사회 파국 맞을 것”
내부 구성원 성토 … 교양제작·기획제작·보도국 조합원 등 성명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11.02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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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 ⓒKBS

KBS이사회(이사장 손병두)가 여당 추천 이사들 단독으로 ‘친여 인사’가 다수인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려는 것을 두고, KBS 내부 구성원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KBS노조 6구역(교양제작국·기획제작국) 조합원들은 2일 성명을 통해 “지난주 이사회를 통과한 사추위 안은 5명 가운데 4명(여당쪽 이사 2명, 방송학회장, 시청자위원장)이 여당 쪽인 4:1 구성”이라며 “이는 7대4 이사회 구조보다 더 후퇴한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 KBS 이사회 ⓒKBS
6구역 조합원들은 “더구나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받아들이기에는 5명의 사추위는 부적절하다”며 “여야 쪽 이사를 제외한 방송학회장과 시청자위원장 2명이 어떻게 KBS 사원들을 포함한 사회 각계각층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연임 노리는 이병순 사장이 임명한 KBS시청자위원장이 사추위 멤버?”

이들은 여당 추천 이사들에게 “내일(3일) 이사회에서 사장 선임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5000 조합원의 염원을 무시했을 겨우 어떤 역풍을 맞을지 숙고하라”고 경고했으며, KBS노조를 향해서는 “이번 사추위 투쟁을 KBS의 독립을 위한 의미 있는 한 걸음으로 만들어주기를 바란다”며 “향후 부적격 사장 후보자에 대한 명확하고도 가차 없는 투쟁”을 당부했다.

KBS노조 12구역(보도국) 조합원들도 같은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사 3명과 외부인사 2명 등이 참여하는 ‘사추위 세부 구성안’은 사실상 밀실에서 사장 후보들을 추천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특히 시청자위원장은 현 KBS 사장이 임명했다. 이병순 사장이 연임을 포기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 사장이 임명한 인물이 사추위 멤버로 들어가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12구역 조합원들은 또 “5000 조합원을 대표하여 사원대표 한 명 참여하지 못하는 이런 사추위를 우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만일 여당 추천 이사들이 이를 강행한다면 향후 이사회는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노조, 사추위 구성에만 매몰돼선 안돼” 한 목소리

이어 보도국 조합원들은 “KBS노조 집행부 역시 사추위 구성에 매몰되다가는 이병순 사장 연임에 멍석을 깔아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알아주길 바란다”며 “3:2 혹은 4:3의 사추위 구조가 불가피하다면 노조가 요구해온 ‘특별다수제’ 만큼이라도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일부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이 사추위만 통과하면 누구든지 괜찮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현 이병순 사장은 이미 77%의 반대로 조합원들의 냉엄한 심판을 받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하자”고 강조했다.

KBS노조 19개 지역협의회는 2일 발표한 성명에서 “사추위를 비롯한 이사회의 모든 결정은 KBS 독립에 부합돼야 한다”며 “모양새나 맞추는 제도 하나 통과 시켜 놓고 속으로 다른 계산기를 두드리는 두 가지 생각은 스스로 거수기를 자임하는 이사회(二思會)로 전락시키는 것임을 잊지 않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KBS노조는 여·야 이사 합의 강조 … “정파적 이익 벗어나 사추위 합의하라”

앞서 KBS노조(위원장 강동구)는 이날 오전 성명을 발표해 “여야 이사들은 여전히 정파적 이해를 벗어 던지지 못한 채 서로의 주장만을 펼치다, 결국 힘을 바탕으로 한 ‘표결’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통해 여당 측 이사들만의 ‘사추위’를 구성하는 구태를 반복했다”며 양쪽을 모두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만약 내일 예정된 임시이사회에서 또 다시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며 일방의 사추위를 구성한다거나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각기의 주장만을 되풀이 할 경우, 이사들은 5천여 조합원의 상상할 수 없는 저항에 직면할 것이며 분명한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성원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내일(3일) 이사회에서 야당 쪽 이사들도 납득할 수 있는 사추위 안을 도출해내길 바란다”면서 “여당 쪽 이사들이 단독으로 추진한 구성안은 ‘친여 성향’ 인사들로만 구성돼 있다. 만약 이 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7대4의 이사회 구조의 구태를 반복하는 것으로, 노조는 반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S이사회는 내일(3일) 오전 10시 임시이사회를 열고 사추위 세부 구성안을 최종 확정지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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