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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여야 대표 격주로 … “대통령 연설 반론권 아닌 편법”

이명박 대통령의 주례 연설을 방송하고 있는 KBS 1라디오(97.3MHz)가 교섭단체 정당 대표 연설을 격주로 정규 편성했다.

교섭단체 정당 대표 연설은 대통령 라디오 연설(월요일)이 방송된 다음주 화·수요일에 편성됐다. 지난 10일 오전 7시 45분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연설이 방송됐고, 11일 같은 시간에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연설이 전파를 탄다.

▲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주례연설을 녹음하고 있다. ⓒ청와대
야당은 지난해 10월 이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 시작부터 반론권 보장을 요구해왔지만, KBS가 당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똑같이 연설 기회를 주자 민주당은 “대통령 발언에 대한 보충발언에 불과하다”며 형평성 문제를 들어 반론권을 거부했다.

KBS 관계자는 “지난 1월 민주당의 반발로 교섭단체 연설이 중단된 후 정당 대표 연설이 중단된 후 KBS는 꾸준히 정당 쪽에 연설 참여를 요청해왔다”면서 “최근 민주당이 동의해 10일부터 연설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9일 “그동안 KBS가 대통령 연설에 대한 야당의 반론권을 인정하지 않아 정당 대표의 라디오 연설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의 일방적인 정부 홍보연설만 계속되는 것은 국민의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라디오 연설에 참여키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 주례연설 포맷변경과 반론권 보장을 요구해 온 KBS라디오 PD들은 “이번 조치는 엄밀한 의미의 반론권이 아니”라며 “노사 공방위 약속을 이행한 것도 아니고, 또 다른 편법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민일홍 노조 중앙위원(라디오PD)은 “대통령이 먼저 얘기하고, 그 다음 주에 교섭단체 정당 대표들의 연설을 편성한 것은 한 단계 격을 낮춘 것”이라며 “반론권을 보장하려면 (여당을 빼고) 대통령과 의견을 달리하는 야당이나 시민단체 대표에게 똑같이 연설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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