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구성원 “이병순·김인규·강동순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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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공모 15명 지원 … 유력후보 반대여론 높아

KBS가 본격적인 후임 사장 선임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10일 끝난 사장 공모에 총 15명이 등록을 마친 가운데 이병순 사장,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협회 회장, 강동순 전 KBS 감사 등이 유력후보로 꼽히지만 모두 구성원들의 반대 여론이 높다.

이병순 사장은 일찌감치 “공모에 응하지 말라”는 구성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대표 양승동)은 지난 9일 성명을 내 “이 사장이 76.9%라는 사원들의 연임 반대 여론을 받아들여 응모하지 말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이병순 KBS 사장,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협회 회장, 강동순 전 KBS 감사

KBS 사원행동은 “이병순 사장은 지난 1년 간 KBS 조직을 파행으로 몰아 왔다”며 “최측근 몇 사람과 일부 해바라기성 간부들을 제외한 사원들은 이 사장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KBS노조(위원장 강동구)는 11일 이 사장의 출근길에 피켓시위를 벌인다. 최성원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그동안 노조는 이 사장의 결단을 촉구하며 스스로 공모에 응하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항의 차원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후보검증 태스크 포스팀’을 꾸려 공모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부적격자’를 가려낼 계획이다. KBS노조는 이 내용을 이사회에 전달해 후보 5배수 압축과 최종 후보 선정에 반영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KBS노조가 보다 명확하게 ‘이병순 연임 반대’를 천명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노조는 설문조사를 통해 ‘이병순 반대 여론’을 확인했지만, 이후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아 내부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성원 실장은 “부적격 후보를 공개 천명할지 여부는 내부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과 함께 가장 유력한 사장 후보로 꼽히는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협회 회장은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특보를 지낸 이력이 걸림돌이다. 그는 지난해 8월 KBS 사장공모에서도 유력후보였지만, 특보 출신이라는 이유로 논란이 일자 지원을 포기했다. 함께 거론되는 강동순 전 KBS 감사는 지난 200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 집권을 위해 언론을 어떻게 장악할지 논의한 이른바 ‘녹취록 파문’의 주인공이다.

때문에 KBS 내부에서는 이들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김덕재 PD협회장은 “대선 특보 출신인 김인규 회장은 당연히 공영방송 사장이 될 수 없고, ‘녹취록 파문’으로 내부 분란을 일으킨 강동순 전 감사도 사장후보로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KBS기자협회(회장 김진우)도 “정치권을 기웃거렸거나 과거 각종 구설수에 오른 인물은 물론 안 된다”며 우회적으로 이들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다.

KBS의 한 관계자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이병순 사장과 김인규 회장이 동시에 지원한 것을 보면, 청와대가 아직 특정 인사를 낙점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 선정 과정에서 의외의 인물이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KBS 차기 사장 공모에는 세 후보 외에도 곽명세 전 KBS 시청자센터장, 권혁부 전 KBS 이사, 심의표 전 KBS 비즈니스 감사, 여원동 실크로드CEO포럼 수석부회장, 유자효 전 SBS 논설위원실장, 이길영 전 대구방송 사장, 이봉희 전 KBS LA 사장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조 KBS계약직지부 홍미라 지부장도 10일 “이병순 사장 취임 후 KBS는 자본과 효율로 움직이고 있지만, 프로그램의 질은 떨어지고 사회적 약자는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사장 후보에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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