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녀’ 논란, ‘미수다’ 차별조장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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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녀’ 논란, ‘미수다’ 차별조장 책임 없나
[미디어클리핑] ‘개그스타’(K)와 ‘하땅사’(M)의 한계점
  • 원성윤 기자
  • 승인 2009.11.12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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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동아일보 23면
11월 12일 동아일보 A3
11월 12일 한겨레20면
11월 12일 한겨레 Z07면
11월 12일 한국일보 31면

“키 작은 남자는 싫어요. 요즘 키가 경쟁력인 시대에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패배자)’라고 생각합니다. 남자 키는 180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아일보〉는 “방송 토크쇼에 출연해 키 작은 남성을 비하해 누리꾼들의 비난을 산 이른바 ‘루저녀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누리꾼들은 신상정보, 학교생활, 과거사 등 해당 여대생의 사생활과 일거수일투족을 인터넷에 퍼뜨리고 있다. 하루아침에 온라인이 개인의 사생활 폭로 장소가 돼버린 것에 대해 도를 넘어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태의 시작은 9일 오후 11시경. KBS2 〈미녀들의 수다〉 여대생 특집편에 출연한 H대생 이모 씨의 발언에 대한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방송 직후 온라인에는 문제의 동영상과 화면 캡처 사진이 삽시간에 퍼졌고, 비난 글들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이 찾은 ‘응징’ 수단은 ‘신상 털기’였다. 신상 털기는 인터넷으로 검색한 개인의 신상 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하는 행위. 누리꾼들은 구글을 주로 이용한다. 구글에선 인터넷 ID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여과 없이 검색되기 때문이다.

▲ 11월 12일 동아일보 A3
이른바 ‘구글링(구글로 검색하는 행위)’을 통해 누리꾼들은 방송 종료 후 1시간도 안 돼 이 씨의 미니홈피 주소와 고등학교 졸업사진 등을 게시판에 올렸다. 특히 이 씨의 것으로 보이는 온라인 ID가 공개되자 과거에 온라인에서 썼던 글들이 모조리 검색됐다. 학교 게시판에 올린 장학금 문의부터 명품 브랜드 사이트에 남긴 질문, 성형외과 사이트에 남긴 글 등이 ‘루저녀의 과거’라며 낱낱이 공개됐다.

누리꾼들은 이어 이슈 만들기에 들어갔다. 이 씨의 이름과 학교 등을 ‘광클(격렬하게 클릭하는 행위)’해 인터넷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올렸다. 진지한 비난 여론보다 우스갯소리 하나가 더 파급력 있다고 믿는 누리꾼들은 각종 패러디물을 만들어 올렸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를 ‘톰 크루저’로, 나폴레옹을 ‘루저레옹’으로 바꾸는 등 키 작은 유명 인사들이 패러디 대상이 됐다. 심지어 10일 일어난 서해교전도 “키 작은 김정일이 ‘루저 발언’에 열 받아 일으켰다”라며 희화화했다. 이번 사태를 ‘루저의 난(亂)’이라고 지칭한 글도 올라왔다.

졸지에 국민적 ‘조롱’의 대상이 된 이 씨, 그러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궁금했다. ‘지도교수님 호출을 받았다’ ‘선배들로부터 왕따당했다’ 등 누가 썼는지 확인되지 않은 목격담이 10일 오후부터 올라왔다. 이 씨의 소식이라는 글들이 휴대전화,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같은 과 친구라는 학생의 심경고백도 올라왔다. 이 씨와 같은 대학의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글들이 퍼지기 시작했다. 한 누리꾼은 “마치 리얼리티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감한 이슈를 지상파에서 여대생이 자신의 얼굴과 신분을 드러내 놓고 거침없이 이야기했기 때문에 폭발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 〈트루먼쇼〉처럼 개인의 삶이 낱낱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이유에 대해 전 교수는 “‘안티’들이 팬보다 해당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더 잘 알듯 누리꾼들은 자신들의 장난에 대한 이 씨의 반응이 궁금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루저女 “대본대로 했다” 논란
미수다 “강요한 적 없어”

‘키 작은 남자는 다 루저(loser·패배자)’라고 말해 누리꾼들의 ‘신상 털기’ 대상이 된 H대 여대생 이모 씨가 “(방송사에서 준) 대본대로 했다”고 주장해 제작진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 씨는 방송에서 자신이 한 발언이 온라인에서 ‘루저 논란’을 일으키자 10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작가들이 대본에 따라주길 원했고 그 대본에 ‘루저’란 단어와 함께 방송에서 한 얘기가 그대로 들어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이 자신의 돌출 발언으로 불거진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 의도한 기획의 산물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에선 모욕적인 단어로 해석되는 ‘루저’란 표현에 외국인 출연자들은 당혹스러워했지만 제작진은 친절하게 자막까지 달아 내보냈다. 이 때문에 이 씨가 사려 깊지 못했다는 비난과 함께 공영방송이 시청률 경쟁에 몰두한 나머지 자극적인 내용으로 소모적인 논쟁을 부추겼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 프로그램은 사전 제작된 ‘녹화 방송’이었다. 한 누리꾼은 “남성 비하 발언으로 오해될 부적절한 내용을 공중파에서 여과 없이 내보낸 방송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예전에도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방송이 나간 후 “대본대로 읽어야 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등 이 씨가 제기한 종류의 ‘각본설’이 꾸준히 되풀이돼 왔다.

‘루저’ 발언이 나온 이날 방송에서도 한국 여대생들이 데이트 비용을 남자가 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자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고 설명하고 “사랑 없이 조건만으로 결혼이 가능하다”고 답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대해 외국인 출연자들은 “그렇게 자신들이 없나” “사랑은 결혼의 전제 조건”이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제작진은 각본설이 제기되자 10일 프로그램 게시판에 “출연진에게 대본을 강요한 적은 없다. 출연진의 의견을 그대로 실은 것이다”라고 해명했다가 게시한 지 1시간 만에 이 글을 삭제했다.

‘루저의 난’… 공영방송 차별조장이 더 문제

강명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 논란에 대해 “정말 문제인 것은 이런 발언을 그대로 내보낸 공영방송 제작진의 의식구조”라고 매섭게 질타했다. 그는 〈한국일보〉 기고에서 “키 작은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건 개인의 의사 표시다. 하지만 그들을 ‘루저’라고 하는 건 차별 행위”라고 지적했다. 〈미녀들의 수다〉 제작진은 이번 논란에 대해 ‘솔직하게 터놓고 말하기’의 한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솔직하게 말하는 것과 매스미디어가 차별을 부추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강 평론가는 “미국의 방송에서 인종차별 발언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건 모든 방송 진행자가 인종 차별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런 생각은 ‘솔직한 것’이 아닌 ‘부당한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발언을 한 여대생이 다만 경우 없이 경솔했을 뿐이라면, 〈미녀들의 수다〉 제작진은 공영방송의 제작 윤리를 잊었다고도 했다.

이어 그는 “9일 방송에서 〈미녀들의 수다〉는 외국인 여자와 한국인 여자로 편을 나눠 그들의 주장을 쏟아내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키 큰 남자, 조건 좋은 남자의 우월함을 주장하는 한국 여자들의 의견이 제작진의 별다른 적절한 중재나 가치판단 없이 그대로 방영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출연자들은 이견을 좁히기보다 생각을 쏟아내기에만 바빴고, 그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도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솔직함을 핑계로 차별행위가 방송에 등장하고, 멋진 외국여자/생각 없는 한국여자, 조건 따지는 여자/못난 남자 같은 도식적인 편가르기가 생긴다”며 “그 결과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였던 〈미녀들의 수다〉는 오랜만에 화제에 올랐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미녀들의 수다〉의 목적이 아니었을까. 하긴 제목부터 ‘외국여자’도 아닌 ‘미녀’들의 수다였다”고 꼬집었다.

“계약직 내모는 공영방송, 이건 아니죠”
KBS 사장에 출사표 던진 홍미라씨

 
“자본과 효율이 아닌 공익과 인간 중심의 공영방송을 만들겠다.”

10일 마감한 〈한국방송〉(KBS) 사장 공모에 응모한 15명 가운데 한 명인 홍미라씨의 출사표다. 하지만 방송계에서 홍씨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난 6월30일까지만 해도 그는 KBS 시청자센터의 계약직 직원이었을 뿐이었다. 7월1일 비정규직법 시행과 동시에 그는 10년 직장을 잃었다. 그리고 9월부터는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 계약직지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11일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장직에 도전한 이유로 “매달 해고되는 한국방송 계약직 노동자들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방송은 7월 이후 계약기간이 끝난 연봉계약직 노동자들을 해고하거나 자회사로 소속을 변경시켰다. 현재까지 그런 식으로 207명이 KBS를 떠나야 했다. 남은 연봉계약직들도 1년 계약이 끝나는 내년 6월이면 모두 떠나야 한다.

▲ 11월 12일 한겨레20면
“회사쪽과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쪽은 해고자 복직은 절대 안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요. 계약직 노동자를 오히려 보듬어야 할 공기업이 청춘을 바쳐 일한 사람들을 단지 계약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내보내서는 안 되죠. 국가는 가장 모범적인 사용자여야 합니다.”

그는 자신이 사장이 된다면 비정규직이라는 용어를 폐기하고 동일한 노동과 동일한 가치를 창출한 직원들을 동일하게 대우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지부장은 시청자가 주인이고 공익과 인간이 핵심 가치가 되는 공영방송으로서의 한국방송의 정체성 확립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자본과 효율만을 강조하면서 프로그램의 품질은 떨어지고 다양성은 훼손되었으며, 사회적 약자는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됐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보도·시사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정부 편향적 방송을 해온 점을 들었다. 그는 “KBS는 공정성, 공익성, 공영성, 인간다움을 복원함으로써 국민의 지지와 이해를 견인하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30대 여심을 잡으면 그 드라마는 뜬다

〈경향신문〉은 “대형 한류스타가 없어도, 막대한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도 조용히 출발해서 뒷심을 발휘하는 드라마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어떤 드라마들일까. 해답은 30대 ‘여심(女心)’에 있다. 30대 여성 시청자들이 움직이면서 드라마 시청률이 동반 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근 시청률이 급상승하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은 첫 방송 당시 10.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 수도권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동안 10% 시청률대에 머무르다가 지난달 27일 5회 방송분에서 12.8%로 뛰어오르더니 지난 10일에는 18.2%까지 수직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30대 여성시청자들이 이끌었다. 상승세가 뚜렷했던 지난 5회 방송 당시 다른 연령대의 시청률은 전회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하락했지만 30대 여성의 시청률은 8.2%를 기록하며 직전 방송분 시청률(3.5%)과 비교해 배 이상 늘어났다.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을 피해 오후 9시에 드라마를 방송키로 하는 파격편성을 단행하며 모험을 감행했던 SBS 제작진들이 “이젠 됐다”고 안심한 것도 이때부터다.

24%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드라마로 안착한 SBS주말드라마 〈천만번 사랑해〉도 30대 여성시청자의 공이 컸다. 시청률 상승세에 탄력이 붙기 시작한 7회 방송분(9월20일 17.5%)부터 30대 여성들이 움직였다. 그전까지 4~5% 시청률을 보이던 이 계층은 7회부터 7%대로 올라섰다. 이달들어 시청률 16%대에 정착하며 인기몰이에 나선 MBC주말드라마 〈보석비빔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까지 적게는 8%, 많게는 11%대에 머무르던 30대 여성 시청률이 이달 들어서는 12.5%, 12.7%로 증가추세다. 반면 여성 40~50대나 남성 30~50대의 시청률은 오히려 이달 들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올 상반기 대표적인 화제작으로 꼽히는 MBC 〈내조의 여왕〉도 30대 여성시청자의 지지가 바탕이 됐다. 당초 예정됐던 드라마가 무산되면서 급하게 편성된 작품이었던 만큼 방송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지도 못했다. 초기 시청률도 10%에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6회 방송에서 12.8%를 기록했던 이 드라마는 7회 방송에서 시청률이 18.4%로 껑충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30대 여성 시청자들의 시청률은 6.7%에서 12.3%를 기록하며 배로 뛰어올랐다. 20대, 40대 여성시청자들의 시청률 상승폭도 작지 않았지만 30대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는 이후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힘이 됐다.

SBS 심상대 편성기획팀장은 “30대 여성은 트렌디한 10~20대의 감성과 휴머니즘에 기반한 40~50대의 감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세대이면서 왕성한 소비력을 바탕으로 한 전달력도 높다”면서 “이 때문에 시청률의 바로미터가 30대 여성 시청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돈내기 위력 장난 아니네
KBS ‘개그스타’와 MBC ‘하땅사’

〈한겨레〉는 방송 칼럼니스트 정석희씨와 대중문화평론가 차우진씨가 신설된 MBC 개그 버라이어티 〈하땅사〉와 KBS 〈개그스타〉 두 편의 개그 프로그램을 들여다봤다.

정석희 씨는 “〈하땅사〉와 〈개그스타〉가 비슷한 때 신설돼서 묘하게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신설된 프로그램이지만 방송사 특유의 분위기가 강하다”며 “〈하땅사〉는 〈웃찾사〉와 예전 〈개콘〉 멤버들이 대거 출연하는데도 〈개그야〉스럽고, 〈개그스타〉는 〈폭소클럽〉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개그맨 선배들이 프로그램을 이끌면서 후배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개콘〉도 김미화, 전유성 등이 틀을 잡았던 것처럼 두 프로그램 역시 각각 이경실과 박미선 등이 주축이다.

차우진 씨는 “최근 박미선, 이봉원, 이성미 등 예전에 활동했던 개그맨들이 복귀하면서 뭔가 모여서 하겠다는 생각은 했다”면서 “그 결과가 〈개그스타〉인 듯하다. 〈개그스타〉는 예전 콩트식 상황극 코미디와 공개 코미디의 절충 형식”이라고 말했다.

▲ 11월 12일 한겨레 Z07면
하지만 〈개그스타〉의 형식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정석희 씨는 “‘진실의 식탁’은 ‘대화가 필요해’보다 감각이 떨어진다. ‘진실의 식탁’에서 부부인 이봉원과 박미선은 시아버지와 며느리를 연기한다. 그런데 매회 반복되기만 할 뿐 재미를 줄 만한 요소가 없다”는 것. 차우진 씨 역시 “이봉원은 박미선이 받아주지 않으면 눈에 띄게 웃음의 힘이 약해진다. 이봉원을 비롯한 ‘아저씨 코미디언’이 시청자를 웃기지 못하는 건 계속 자기의 과거를 드러내며 옛날의 영광을 강조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개그스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차우진 씨는 “대세인 〈개콘〉과 아예 다르게 가거나, 무척이나 빠른 〈개콘〉과 속도감을 다르게 하는 게 방법일 텐데, 그런 차별 지점을 찾기보다 옛날 코미디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땅사〉는 ‘전국개그자랑’과는 다른 형식의 서바이벌 개그를 보여준다. 박준형이 이끄는 엠(M)패밀리와 정찬우가 이끄는 시(C)패밀리가 코너 대결을 펼치고 방청객들이 버튼을 눌러서 탈락 여부를 결정한다. 정석희 씨는 “수긍이 가는 경우가 많다. 전혀 조작이 없다면 괜찮은 시스템인 것 같다”고 평했다. 반면 차우진씨는 “굉장히 ‘케이블스러운’ 부분이 많다. 소리나 화면은 너무나 MBC인데 마치 케이블 TV에서 만든 것 같은 내용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고 했다.

정석희 씨는 “UCC 개그 ‘나 이런 사람이야’는 가학의 정도가 재미를 넘는다. ‘마빡이’와 ‘패션7080’을 섞은 것 같은 프로그램인데 분수에서 머리를 감는다든지, 볼링 레인에 몸을 던진다든지 하는 노력은 가상하다”고 한 반면, 차 씨는 “유튜브에서 사고 나는 동영상을 보는 것 같다. 보기에 불편한데 왜 계속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혹평했다.

머독 대(對) 구글 미디어 전쟁

구글(Google)·야후(Yahoo) 등 인터넷 포털들은 검색엔진이란 명분을 내세워 신문사의 뉴스 콘텐츠를 제멋대로 훔쳐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네티즌들이 신문사의 뉴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신문사를 돕고 있는 걸까?

〈조선일보〉는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과 미디어그룹 뉴스코포레이션이 이런 명분 아래 전면전(全面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10일 영국 런던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구글 뉴스 검색결과에서 보이는 신문사의 기사들은 저작권법을 위반하지 않은 합법적인 콘텐츠”라고 주장했다. 구글은 “만약 신문사가 구글 검색결과에서 자사의 기사를 빼고 싶으면 ‘간단한 기술적 절차’만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이는 뉴스코포레이션의 루퍼트 머독(Murdoch) 회장을 겨냥한 것이다. 머독 회장은 최근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 및 포털업체들을 신문사의 뉴스를 도둑질해 돈을 버는 ‘도벽환자들(kleptomaniacs)’라고 강력 비난했다. 그는 “앞으로 구글에서 신문 기사가 검색되지 않도록 차단하겠다”며 구글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머독 회장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정보와 콘텐츠를 검색 도구로 가져가는 행위가 ‘저작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뉴스코포레이션은 내년 6월까지 자사(自社) 모든 신문의 온라인 서비스를 유료화할 방침이며, 이때부터 구글의 검색엔진이 더 이상 기사를 검색할 수 없도록 막을 계획이다.

반면 구글은 “신문사들이 웹에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검색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 콘텐츠를 올리는 행위 자체가 구글에게 검색을 허용했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구글에 노출을 원하지 않는 기업이나 개인은 스스로 알아서 검색 거부 명령어를 통해 홈페이지의 정보 유출을 막아야한다는 설명이다.

이같이 구글과 뉴스코포레이션이 날카로운 설전(舌戰)을 벌이는 데는 ‘신문의 온라인 서비스 유료화(有料化)’라는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 구글은 올 3분기 매출 59억4000만달러(약 6조8800억원)와 순이익 16억4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에 비해 각각 7.3%, 27% 늘었다.

반면 뉴스코포레이션의 신문 부문(다우존스 포함)은 매출이 18% 줄어든 14억달러(약 1조6200억원), 순이익은 81% 감소한 2500만달러(약 300억원)에 그쳤다. 구글의 ‘성공’만큼 신문사의 수익이 준 셈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해 새 수익원으로 만들겠다는 게 뉴스코포레이션의 생존전략이다.

미실,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실’로 많은 화제 뿌리고…
MBC '선덕여왕'서 죽음 맞아… 시청률 43.3%

“싸울 수 없으면 지키면 되고 지킬 수 없으면 후퇴하면 되고 후퇴할 수 없으면 항복하면 되고 항복할 수 없으면 그날 죽으면 그만이네. 오늘이 그날입니다.”

MBC TV 인기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고현정)이 10일 밤 9시 55분 방송을 끝으로 떠났다. 위의 대사를 마친 그는 스스로 극약을 마시고 삶을 매듭지었다. 권모술수의 화신으로, 악역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던 그 동안의 역할에 걸 맞는 깔끔한 퇴장이었다. 시청자들은 43.3%(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의 시청률로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에게 마지막 갈채를 보냈다.

미실은 우리 드라마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든 ‘안티 히어로’의 한 전형을 제시했다. 강인한 남성들의 무대였던 사극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왕위를 그토록 탐했지만 결국 신라를 위해 자결을 택한 미실의 모습이 현실 정치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는 의미 부여도 뒤따른다. 권력을 탐한 미실도 결국 개인보다는 국가를 우선시하며 대의를 좇았다는 것이다.

▲ 11월 12일 한국일보 31면
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과 교수는 “모든 것을 장악하고 지배하는 여성의 모습은 우리 드라마에서 찾기 힘들었다”며 “변화하는 시대상을 담은 미실의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실 인기의 상당부분은 고현정의 연기에 기댔다. 잔혹한 승부사의 면모를 부드러운 웃음으로 담아낸 고현정의 연기는 탁월했다. 훗날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이요원)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정적인 천명공주(박예진)에게 “이것이 나의 마지막 연민이니 도망을 쳐라”고 말하며 미소를 던지거나, 비담(김남길)에게 “사람을 죽이고 웃음이 나더라도 입꼬리만 살짝 올려야 더 강인해 보인다”는 잔인한 조언을 전하는 장면 등은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린 명대사도 인기의 한 견인차였다.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하고 희망을 버거워하며 소통을 귀찮아하고 자유를 주면 망설인다” “사람을 얻으려면 먼저 강함을 보인 후 다가가서 손을 잡아야 한다” 등 시대를 관통하는 대사는 '미실 어록'으로 묶여 많은 네티즌들에게 회자됐다.

李대통령 “KBS 사장 선임 오해 없도록 하라”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KBS 신임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 KBS의 위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비전과 철학을 갖추고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미래 방송 산업의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KBS 사장 선임 공모 마감과 관련해 이같이 밝히고 “그런 만큼 KBS 이사회는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최적임자를 뽑아주기 바란다”며 “불필요한 오해나 부적절한 논란이 없도록 추후 선임 절차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KBS 사장 선임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청와대 홍보라인 관계자는 “특정인을 염두에 둔 시그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날 마감된 KBS 사장 공모에는 이병순 현 사장과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등 모두 15명이 지원했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13, 14일 지원자 서류 심사를 통해 5명의 후보를 추려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는 1명을 선정해 20일 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아이리스’ 첫회 3명중 1명 “지상파로 안봤죠”
다시보는 ‘다매체 시청’ 시대

〈동아일보〉는 “TV 프로그램을 지상파로만 보던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 하나의 프로그램은 지상파를 비롯해 케이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인터넷TV(IPTV), 방송사 홈페이지, P2P 사이트 등 최소 5, 6개 통로로 유통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활동성이 크고 뉴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세대일수록 지상파 이외의 경로로 프로그램을 보는 ‘다매체 시청족(族)’이 많다.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KBS2에서 방송한 아이리스 첫 회의 개인 시청률은 10.706%다. 이를 전국 시청자 수로 환산하면 약 484만400명이 지상파를 통해 첫 회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방식으로 집계한 17일 재방송 시청자 수는 약 100만1000명. 모두 584만1400여 명이 지상파로 첫 회를 본 셈이다.

지상파 이외의 매체로 이 프로그램을 접한 시청자는 몇 명일까. 케이블채널 OCN은 17∼22일 첫 회를 8번 방송했다. 이 기간 시청자 수는 약 97만6100명으로 추산된다. 케이블 채널 KBS드라마는 24, 25일 첫 회를 3번 방송했고 예상 시청자 수는 49만4200여 명. 지상파 DMB로 본 사람은 약 3만8500명이다.

▲ 11월 12일 동아일보 23면
아이리스는 지상파 방송이 나가면 30분이나 1시간 뒤 웹하드 및 P2P 사이트에 해당 방송분이 올라와 유료로 볼 수 있다. 이 드라마의 온라인 유통사인 씨네21i와 계약을 한 사이트는 94곳. 씨네21i에 따르면 첫 회의 합법 다운로드 건수는 약 25만 건에 이른다. IPTV 3사를 통해 집계한 주문형비디오(VOD)의 첫 회 다시보기 수는 약 57만5600건이다.

KBS 홈페이지에서도 방송 다음 날부터 화질에 따라 무료 및 유료로 드라마를 다시 볼 수 있다. KBS는 아이리스 첫 회의 유료 다시보기 수는 매출과 연결되는 ‘대외비’이고, 무료 다시보기는 아직 집계되지 않아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KBS 측은 “회당 평균 무료 다시보기 시청 수가 62만8200여 건이었던 ‘아가씨를 부탁해’보다 〈아이리스〉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아이리스〉의 무료 다시보기 이용 수를 ‘아가씨를 부탁해’와 비슷한 선으로 가정하더라도 지상파를 제외한 5개 통로를 통한 시청자 수는 296만2600여 명에 이른다. 이 수치에는 KBS 홈페이지 유료 다시보기 및 다운로드, 집계가 어려운 P2P 불법 다운로드, 위성 DMB는 제외됐다.

통상 P2P 불법 다운로드가 합법 다운로드(25만 건)보다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상파 이외의 매체로 아이리스 첫 회를 본 시청자는 350만여 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지상파(584만1400명)의 절반을 크게 웃돈다. 아이리스 시청자 3명 중 적어도 1명은 지상파 이외의 매체로 방송을 본 셈이다.

올해 초 방영해 10, 20대 사이에 큰 인기를 누린 KBS2 〈꽃보다 남자〉는 이색 마케팅을 시도했다. 제작사인 그룹에이트는 젊은층이 자주 찾는 웹사이트인 다음과 싸이월드에 10분 단위로 편집된 무료 동영상을 올렸고, 동영상에 붙은 광고로 수익을 올렸다. 전규아 그룹에이트 차장은 “이 드라마는 주 타깃층이 뉴미디어에 익숙한 10대였다. 그만큼 P2P 다운로드, 모바일 다시보기와 같은 방식으로 올린 수익이 다른 프로그램 평균치의 7∼10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VOD시장 잡는 자가 디지털시대 방송 강자
 
디지털 TV의 보급 등으로 TV 환경이 디지털화되면서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VOD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인터넷TV(IPTV)와 케이블 업체들은 VOD 시장이 향후 성장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잡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티브로드, 씨앤앰 등 복합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6곳이 공동 출자해 2007년 3월 설립한 디지털 케이블 TV 서비스 ‘홈 초이스’는 2008년 7월 가입자가 140만 명을 기록한 뒤 올해 7월에는 237만 명으로 늘었다. VOD를 통해 올린 매출은 같은 기간 7억6000만 원에서 15억 원으로 두 배가량으로 증가했다. 비디오와 DVD 시장을 대체할 시장으로 VOD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TV를 보는 IPTV 가입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실시간 IPTV 서비스를 시작한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IPTV 3사의 실시간 IPTV 가입자 수는 지난달 말 122만1885명을 기록했다. VOD만을 보는 가입자(87만6171명)까지 합하면 총 IPTV 가입자 수는 209만8056명이다. 이인원 KT 홍보실 차장은 “VOD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새로 IPTV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KT 가입자의 경우 지난달 가구당 월 106.4회 VOD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루에 3번 이상 VOD를 통해 콘텐츠를 시청한 셈이다. VOD 누적 이용 횟수는 올해 1∼10월 6억6300만 회를 기록해 2008년의 6억4800만 회를 이미 넘어섰다.

컴퓨터를 통해 방송 콘텐츠를 보는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지상파 3사는 7월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공동 다운로드 서비스 ‘콘팅’을 시작했고, 다른 개인 간(P2P) 파일공유 사이트에 유료로 콘텐츠를 제공해 신규 시청자 확보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내년부터 ‘윈도 7’이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VOD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상파와 유료 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탈락, 탈락, 그리고 … ‘카라’ 니콜의 대학 도전기
 
스타들의 대학 생활을 담은 화제의 리얼리티쇼 Mnet 〈카이스트〉가 시즌 3로 돌아온다. 〈중앙일보〉는 서인영·MC몽에 이은 세 번째 주인공은 최근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귀엽고 엉뚱한 매력을 보여준 소녀그룹 ‘카라’의 니콜이 주인공이라고 보도했다.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주한 니콜은 미국 중학교에서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수재로 알려졌다. 중학교 졸업 후 연예 활동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고, 현재 홈스쿨링으로 고교 수업 과정을 이수 중이다.

첫 방송이 12일 밤 11시로 확정됐지만, 아직 니콜의 대학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 앞서 건국대·한양대 등 4개 대학에 청강생 신청을 했으나 모두 1차 탈락했다. 바쁜 스케줄 탓에 학업계획서를 부실하게 써낸 게 원인이었다. 탈락 통지를 받은 니콜은 무척 낙담했으나 다시 마음을 추슬러 4개 대학에 재도전장을 냈다. ‘카라’의 멤버들도 엉덩이춤으로 응원하는 등 ‘대학생 니콜’의 선전을 기원했다. 1회분은 니콜의 면접 도전과 탈락기로 이뤄지며, 총 방송은 12회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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