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막극 부활, 방송사에 꼭 건의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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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

〈궁〉, 〈꽃보다 남자〉, 〈탐나는 도다〉 등을 잇달아 히트시킨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에게 단막극은 소중한 존재다. 송 대표는 1987년 황인뢰 PD가 담당하고 있던 MBC 〈베스트셀러 극장〉(베스트극장 전신)의 시그널 음악 제작으로 방송에 입문했다. 이후 〈연인들〉, 〈이방인〉, 〈서울 특파원〉, 〈샴푸의 요정〉,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 〈베스트셀러 극장〉의 많은 테마와 삽입곡을 만들었다.

▲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 ⓒ그룹에이트
“연출자들에게 단막극은 실험적으로 할 수 있으니까, 그게 장점이죠. 〈베스트극장〉에서 실험과 훈련을 많이 하며 두각을 나타내던 감독과 작가들은 미니시리즈로 와서도 작품들을 참 잘 만들었어요.”

이런 이유로 송 대표는 단막극 부재를 안타까워했다. 그는 “드라마가 광고판매에서 자유롭지 못하니까 여유가 없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외주제작사에서 신인 연출자를 발굴해서 훈련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비천무〉, 〈태왕사신기〉, 〈탐나는 도다〉 등을 연출한 윤상호 PD를 “비방송사 드라마 PD로 방송가에 안착한, 거의 유일한 케이스”라고 언급했다.

〈궁〉의 윤은혜, 〈꽃보다 남자〉의 이민호, 〈탐나는 도다〉의 서우 등 신인 배우를 주연으로 발탁하는 파격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그룹에이트. 하지만 처음부터 신인 기용이 쉽지는 않았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제작당시 준A급 배우 소지섭, 임수정을 캐스팅 해 “제작비 남기려고 A급 배우를 쓰지 않는다”는 노골적인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드라마의 성공이후 그룹에이트는 신인 캐스팅에 있어 일정부분 신뢰를 받았다. 송 대표는 “원작과 연출자에 대한 믿음, 그리고 기획사에 대한 약간의 신뢰가 보태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오래된 제작사 같은 경우는 신뢰가 쌓여 ‘신인 좀 해볼게요’라고 하겠지만, 신생 제작사는 편성을 받기 위해 신뢰할 만한 작가와 배우를 쓰다 보니 개런티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외주사나 방송사, 누구 탓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광고시장에 위축에 따른 업계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송 대표는 “방송사가 단막극을 통해 수많은 연출가와 작가를 길러냈기 때문에 한국의 드라마 연출가와 작가 층이 두텁게 형성될 수 있었다”며 “단막극 부활은 방송3사에게 정말 건의 드리고 싶은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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