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사수 투쟁, 제2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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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사수 투쟁, 제2막이 올랐다”
'KBS 사원행동' 성명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11.23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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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규 차기 사장 제청에 대한 <사원행동> 입장 -

어제 KBS 이사회는 김인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을 차기 KBS 사장으로 제청했다. 야권 추천 이사들이 기권한 가운데, 7명이 표결에 참여한 어제 이사회는 일각에서 유력한 후보로 점치던 이병순 현 사장 대신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정치특보였던 김인규씨를 선택했다. 정치 특보라는 꼬리표를 단 채 그가 이제 막 KBS 사장으로 입성하려 하고 있다.

군사정권이 물러간 이래 정치권에 몸담으며 대통령 집권에 공을 세운 측근 인사가 사장으로 들어와 제대로 안착한 사례는 KBS 역사상 없었다. 이는 정치적 독립성을 열망하는 KBS 인들과 시청자들이 세운 확고한 원칙이다. 객관적 위치에서 권력을 감시, 견제하는 것이 언론사 KBS의 존재 이유임을 부인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수사로도 대통령 정치특보가 KBS 사장이 되는 일은 정당화할 수 없다. 대통령 측근 인사가 결코 방송 언론의 수장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지난한 투쟁 끝에 결국 낙하산 구본흥 사장을 권좌에서 몰아낸 YTN의 사례가 웅변하고 있다.

대통령 정치 특보 김인규씨가 KBS 사장으로 취임하는 순간 KBS는 더 이상 국민의 방송이 아닌 이명박 대통령 특보방송, 청와대 사내 방송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정권과 명운을 같이 하는 정치 특보 출신에게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기대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또한 사장을 꿈꾸는 제 2, 제 3의 김인규들은 대선만 가까워지면 정치권을 기웃거리며 눈도장을 찍는 데 혈안이 될 것이고 KBS는 영원히 정권의 하수인 멍에를 벗지 못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명박 정권은 임기가 보장된 KBS 사장을 불법적이고 노골적인 방식으로 쫒아냈고, 미디어악법을 강행 통과시킴으로써 여론 다양성을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등 집권 후 언론탄압 및 방송 장악을 줄기차게 시도해왔다. 따라서 그를 KBS 사장으로 제청한 것은 MB정권의 방송 장악 시나리오의 일환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그의 KBS 입성을 ‘차악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MB정권이 무모한 방송 장악을 그만두겠다는 어떠한 징후도 볼 수 없다. 또한 김인규씨 또한 자신의 잘못된 과거 행적과 발언들에 대해 공개적 입장 표명을 한 적이 없다. 따라서 우리는 그를 ‘대통령 특보출신의 낙하산 사장’으로 규정한다.

우리는 지난 1년여 간 MB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에 맞서, KBS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사내외 모든 양심세력과 함께, 힘겹게 싸워왔다. 우리는 공영방송 KBS를 지키는 이 싸움에서 기꺼이 희생과 고통을 감내할 것이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공영방송은 영원하다. 이제 공영방송 사수 투쟁, 제2막이 올랐다!

2009년 11월 20일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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