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4대강 기공식’ 생중계 ‘정책 홍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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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4대강 기공식’ 생중계 ‘정책 홍보’ 논란
“국민 반대여론 묵살하고 여론 호도”…"4대강 띄우기 보도 연장선"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11.2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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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지난 22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4대강 사업 ‘영산강 기공식’을 생중계한 것을 두고 ‘일방적인 정부정책 홍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욱이 KBS는 이날 기공식 생중계 때문에 당초 예정돼있던 ‘2009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성남 대 인천’ 경기 중계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KBS 1TV는 당초 이날 오후 2시 35분부터 축구 중계를 내보낼 계획이었으나,  영산강 기공식이 오후 2시부터 42분 동안 방송되면서 경기 앞부분이 전파를 타지 못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당장 KBS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도국의 한 기자는 “요즘 KBS 보도를 보면 예산도 편성되지 않은 4대강 사업 띄우기에 혈안이 돼있다”며 “영산강 기공식 생중계도 이러한 분위기의 연장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4대강 사업으로 환경파괴 등 많은 문제점이 우려되는데 KBS 뉴스는 비판적인 기사를 전혀 내보내지 않고 있다”며 “최근 환경적 측면에서 준비한 습지 관련 리포트가 기사 승인이 나지 않아 끝내 누락된 경우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KBS기자협회는 지난 9월 ‘4대강 연속기획’ 시리즈가 갑자기 중단됐다며 협회보를 통해 문제 제기한 바 있다. <KBS기자협회보>는 “4대강 사업의 최대 쟁점의 하나로 거론되는 예산 문제를 다룬 기획리포트가 해당 팀장이 원고 승인을 거부하면서, 결국 방송 예정 당일 회의 자료에도 오르지 못했다”며 “납득할만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반발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4대강 사업 등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에게 ‘맞짱토론’을 제안하며 “지금 국회에서 예산심의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왜 기공식을 하고 (KBS에서) 생중계하느냐”며 “아마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 같은데 절대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같은날 논평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영산강 행사를 KBS가 직접 현장 생중계까지 나섰다”며 “기가 막힌 일이다. 공영방송까지 동원해 요란하게 기공식은 열렸지만,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착공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22일 유은혜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불법과 부실, 졸속과 꼼수 투성이인 주먹구구 4대강 공사에 찬양일변도의 황당무계 생중계가 아닐 수 없다”며 “공영방송이 4대강 공사에 대한 절대 다수 국민의 반대 의사는 깡그리 묵살한 채, 정권의 일방적 홍보 행사 생중계로 여론을 호도해서야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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